시(詩)야 노올자 캠페인 “그 사람이 그립다”

[보나]

시(詩)야 노올자 캠페인 “그 사람이 그립다”

bing AI로 생성한 이미지. ©방귀희

군대 휴가 중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뇌병변장애를 갖게 된 김영관은 장애인문화예술 단체 보리수아래에서 제작한 음반 ‘시, 그대 노래로 피어나다’, ‘꽃과 별과 시’에 작사가로 참가했으며, 아시아장애인공동시집(한국-베트남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2020년 김영관 첫시집 <시에는 답이 없어 좋다>를 출간했다.

김영관 시인은 17살에 TV에서 요리하는 셰프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요리사의 꿈을 갖고 대학을 호텔조리과로 입학할 정도로 자신의 꿈이 확고했지만 장애로 인해 그 꿈은 접어야 했다. 그러다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익숙한 풍경과 소소한 일들이 자기에게 어떻게 닥아오는지 순간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글로 적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그 사람

김영관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잡고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웃는 모습

화난 모습

슬퍼하는 모습

모든 모습 하나하나

한없이 사랑스럽던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이

더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그 사람이

지금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솟대평론 14호(2024년 5월)

이 시는 특별히 해석할 필요가 없다. 시인은 아주 솔찍 담백하게 자신의 속내를 기술했기 때문이다. 1연에서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그립고, 곁에 두고 싶고, 손을 잡고 걷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2연에서도 그녀가 웃고 화내고 슬퍼하는 모든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그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그런데 마지막 3연에서 지금은 그 사람이 마음 속에만 있고, 마음으로만 그리워한다고 털어놓는다. 마지막 싯귀에 ‘마음으로만’을 한번 더 강조하여 그 사람과의 사랑이 얼마나 애달픈지를 잘 말해준다.

이미 첫싯귀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에서 시인의 사랑은 그리움 속에 갇혀있다는 것을 암시해주어 시 전체의 서정성을 끌어올려놓고 마음으로만 그리워하는 현실의 아픔으로 툭 내려놓았다. 그래서 시인의 사랑은 여전히 출렁거린다.

김영관

음반「시, 그대 노래로 피어나다」,「꽃과 별과 시」에 작사가로 참가(2017,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