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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 은호&하늘이의 이야기
上(하늘이 시점)
"아유, 어쩜 이렇게 예쁠까."
어느 누그든 나를 보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예쁘다.
여자였으면 기뻐해야할 말이었지만 남자인 나는 그닥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얼굴 덕분에 슈퍼 아줌마는 내가 심부름 올때마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하나 더 주시곤했다.
"감사합니다, 아줌마."
"그래, 또 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슈퍼를 나와 슈퍼 유리문에 내 모습을 비춰봤다.
위로 누나가 둘이나 있지만 누나들보다 내가 더 예쁜건 사실이다.
큰 누나는 눈이 나빠 안경을 쓰고 있었고 작은 누나는 나와 달리 큰키에 남자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예뻐보일 수밖에.
아직 12살. 이 예쁜 얼굴은 나중에 20살이 지나면 남자답고 멋진 얼굴로 변해있을거라 믿는다.
"이하늘!"
집 앞에서 은호를 만났다.
은호는 작년에 같은 반이 된 후로 친해진 녀석이었다.
'김한나보다 더 예쁜애가 있네'
은호가 나를 처음봤을 때 했던 말이었다.
김한나는 우리 학교에서 제일 예쁜 여자애로 남자애들이 공주로 모시고 있는 애였다.
나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예쁜얼굴로 항상 놀림을 받았다.
'난 김한나보다 이하늘이 더 예쁜데.'
그후로 나는 더이상 놀림을 받지 않았고 은호와는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다.
"넌 흰티에 반바지만 입어도 예쁘냐."
은호는 나에게 예쁘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영어를 30점 맞아도 예쁜애가 공부까지 잘하면 불공평하다 그랬고
체육시간에는 썬크림을 발라주며 살이 타지 않게 해주었다.
이상하게도 은호가 예쁘다고 말해주는 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말해주길 바랬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나 자신에게 예쁘다고 최면을 걸었다.
더 예뻐지기 위해서 노력했고 나를 바꿔갔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호와 남중으로 입학을 했다.
나는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예뻐졌고 나를 쫓아다니는 남자애들도 더 많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은호는 내게 예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은호야 나 예쁘지."
"....."
"안 예뻐?"
나는 너에게 예쁘다는 말 듣고 싶어서 이렇게나 노력했는데 왜 이제는 예쁘다고 안해주는거야?
"다른 남자애들은 내가 예뻐 죽겠대.
나 때문에 여자친구랑 헤어진 애도 한둘이 아냐."
"....."
"니눈에 예뻐보이려면 아직도 멀었나보다."
"너 예뻐, 다른 여자애들보다 훨씬."
은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나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서은호가 나를 향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저 잘난 얼굴로 많은 여자애들을 울리고 다닌 은호는 여태 여자친구를 한명도 둔적이 없다.
왜냐하면, 서은호는 나를 좋아하고 있으니까.
그런 서은호 옆에서 나는 점점 더 여우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남자애들을 꼬시고 다녔다.
멀어지면 내가 더 다가갔고 가까워지면 열발자국 더 뒤로갔다.
그리고 동시에 서은호를 더욱 더 애타게 만들었다.
"은호야아-"
"왜, 또."
"업어줘."
"뭐?"
"업어줘- 응? 은호야-"
이렇게 은호의 팔에 매달려 귀엽게 떼를 쓰면 은호는 거절하지 못했다.
많은 눈들이 모인 학교에서 은호는 나를 가볍게 업고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야, 이하늘. 나랑 사귀자."
몇일전부터 옆 남학교에 다니는 허민철이 우리 학교로 찾아와 나를 귀찮게 했다.
"이하늘, 사귀자니까?"
"싫어."
허민철은 끈질기게 나를 쫓아오더니 내가 무시하자 내 팔을 세게 잡아 끌었다.
"아파! 놔!"
"너도 나랑 잘해보려고 꼬신거 아니었어?"
"아니야!"
꼬신건 사실이야. 근데 너랑 잘해볼 마음은 아예 없었어.
그냥- 넌 몇일만에 나한테 넘어오나 시험한거 뿐이야.
"그럼 한번 대주기나해."
"미쳤어?! 이거 놔!"
어디론가 날 끌고가는 허민철에게서 나는 미친듯이 몸부림을 쳤다.
허민철 니가 오늘 아주 작정하고 왔구나.
하필이면 서은호가 없을때를 골라서.
그렇게 끌려가다가 정말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허민철에게 말했다.
"알았어! 사귀면 될거아냐!"
"진짜?"
"그래! 대신 비밀이야, 우리 사귀는거 아무한테도 말하지마."
나는 허민철에게 잡혀있는 팔을 빼냈다.
팔뚝에는 시뻘겋게 허민철의 손자국이 나 있었다.
힘만 더럽게 쎈 새끼. 내가 너같이 무식한애랑 사귈 줄 알아?
가까스로 허민철을 떼어내고 집으로 오자마자 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은호야..."
-너 무슨일 있어? 어디야!
"흐윽... 허민철이..."
하하- 내일은 허민철이 은호의 발 밑에서 기는 꼴을 볼수 있겠구나.
허민철 사건이후로 다른 남자애들은 좀처럼 날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 사건이 좀 사그러들 때까지 난 그동안 소홀했던 은호를 챙겨주기로 했다.
"은호야- 내가 너 생각하면서 작곡한거야."
어려서부터 음악쪽으로 타고난 재능을 가진탓에 작곡쯤이야 내겐 일기쓰는것과 별반 다르지않았다.
내가 작곡한 공책을 펴 피아노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은호를 한번 쳐다봐주고는 천천히 건반을 눌렀다.
5분가량의 연주가 끝난 후에도 은호는 가만히 서서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어때?"
"좋아."
누가 들어도 내가 연주한 이 곡은 사랑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그런 곡이었다.
지금쯤이면 넌 착각에 빠져있겠지.
이하늘이 서은호를 좋아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은호야 피아노 쳐볼래?"
의자에서 일어나 은호에게 다가갔다.
"손이 참 예뻐서 잘 어울릴것 같아."
"나 칠줄 모르는데."
"내가 가르쳐줄게. 앉아봐."
은호를 데려다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은호의 뒤에 서서 끌어 안다시피 은호의 등에 붙었다.
은호의 커다한 손위에 내 손을 겹친후 건반을 눌렀다.
"이게 '도'야. 그리고 이건 '레', 이건 '미', '파'..."
한껏 긴장하고 있는 은호를 보며 더 놀려주고 싶었다.
오른손으로는 은호와 같이 피아노를 치고 왼손으로는 은호의 몸을 조금씩 간지럽혔다.
어깨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배로, 배에서 허벅지까지 손을 놀렸을때 은호가 내손을 저지했다.
"그만해."
"내가 너 만지는거 싫어?"
"그런게 아냐."
"그럼?"
은호는 곤란하단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좀 솔직해져봐. 넌 언제까지 참기만 할거야?"
내말을 끝으로 은호는 나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14살 답지 않은 짜릿한 키스였다.
앞으로 서은호를 좀 더 예뻐해줘야지.
그 후에 나와 은호는 함께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초등학교때부터 함께여서 그런지 스킨십도 자연스러웠다.
우리는 마치 연인처럼 행동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우리는 아무래도 좋았다.
이 더운 날에도 손을 꼭 잡고 걸었고 아무도 없는 음악실에서는 거의 안다시피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건 우리가 사귀지 않는다는 거지.
친구끼리 손잡고 끌어안고 키스하고... 참 묘한 관계야.
아니면 키스한 날 이후로 자연스럽게 사귀는 관계가 된건가?
은호는 한참동안 피아노 맹 연습중이다.
나에게 들려줄 곡이 있다나 뭐라나.
날 위해 열심히 연습중인 은호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나 심심해. 그만하고 이리와."
"그럼 나 치는것 좀 봐줘."
"싫어, 피아노는 지겹단말야. 은호야- 나가자, 응?"
"10분만."
"씨이! 넌 나보다 피아노가 더 좋지?"
"당연히 니가 더 좋지."
"말로만?"
"그럼 어떻게 해줄까."
은호는 날 업고 2층 복도를 걸으며 크게 소리쳤다.
"이하늘 사랑해! 이하늘 사랑해! 이하늘 사랑해!"
복도 끝에서 끝까지 가면서 계속 외쳤다.
수업 도중에 반 애들이 모두 나와 우리를 구경했다.
그 중에는 환호하는 애들도 있었고 욕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 애들도 역시 나와 어떻게든 엮이려고 하는 놈들이었다.
나는 은호의 볼에 뽀뽀를 했다.
환호성은 더 커졌다.
"서은호, 이하늘! 너네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런, 하필 교장쌤이...
소란스러움에 2층에 있는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둘다 따라와!"
반성문을 쓰면서 우리는 마주보며 웃었다.
은호는 오늘에서야 내가 정말로 자기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서은호 정도는 내 펫으로 두는것도 나쁘진 않지.
은호는 내 머리카락을 만졌다.
아주 내가 사랑스러워 죽겠나 보다.
어쩜 저렇게 표정으로 다 드러나는지.
그래, 그렇게 나에게만 웃어. 다른 애들은 안돼. 말만 잘들으면 주인이 강아지를 버릴일은 없어.
中
우리가 공식 커플로 알려지고 난 한참 후였다.
점심시간에 은호는 축구를 하고 있었고 나는 스탠드(stand)에 앉아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다른 학교 교복을 입은 남자 한명이 우리 학교로 들어와 은호에게 갔다.
그 남자애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은호에게 뭐라 말을 하고 있었다.
안봐도 뻔했다.
짜증나. 뭐하는거야, 서은호.
"서은호!"
나는 소리쳐 은호를 불렀다.
그리고 은호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다.
은호는 그 남자애를 잘 타일러 보낸후 나에게 왔다.
"이젠 남자도 꼬이는구나?"
"그런거 아냐."
"그런게 아니면 왜 다른학교 애가 널 찾아와? 그것도 이현진이?"
"난 너밖에 모르는거 니가 더 잘 알잖아."
이현진 역시 옆학교에서 예쁜 얼굴로 유명한 애였다.
내가 작고 귀여운 편이라면 이현진은 성숙하고 섹시했다.
"다른여자애들은 잘도 내치면서 왜 이현진한테는 그렇게 못하는데?"
너도 어쩔수 없는 게이새끼라 예쁜 남자애들이 너한테 달라붙으면 좋지?
사실 서은호를 때려주고 싶었지면 참고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억지로 끄집어냈다.
"왜 또 울어..."
"속상해서 그래! 넌 내가 아니어도 그저 예쁜 애들이면 되는거잖아!"
"이하늘."
은호는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나를 억지로 잡아 시선을 맞추게 했다.
나는 피했지면 은호의 힘에 못이겨 시선을 맞출수 밖에 없었다.
"싫어, 놔!"
"이하늘."
"싫어... 너 싫어..."
은호는 내 눈물을 닦아 주었고 여전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사랑해, 어떻게 해야 내 마음 알아줄래?"
은호는 나를 끌어안았다.
은호의 가슴에 안겨 기분좋게 두근거리는 은호의 심장에 귀를 댔다.
"이거 영원히 내 앞에서만 뛰는거지?"
"응."
"평생 나만보고, 나한테만 웃고, 나만 안아줄거지?"
"응."
은호는 나를 더 꽉 껴안았다.
언제까지나 나만 사랑해야해. 다른사람 보는 너따위 난 필요없으니까.
**
1년이 지났다.
은호는 변함없이 날 사랑하고 있었고 난 여전히 은호를 예뻐해주고 있었다.
단지 1년사이에 변한게 있다면 한가지.
은호가 아버지에게 나를 소개시켰다가 집에서 쫓겨났다는 것뿐.
집은 은호의 큰형이 구해다 주었고 학교도 잘 다니고 있었다.
나는 외박을 자주 했고 은호의 집이 내 집인 것처럼 생활했다.
동거 아닌 동거를 하면서 은호와 더 가깝게 지냈다.
그렇다고 잠자리를 같이 하지는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같이 잠만 잤을뿐.
나이가 어린걸 떠나 나는 아직 은호에게 나를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은호 역시 그 일에 대해선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나는 이것을 서은호를 잡을 최후의 방법으로 쓸 생각이다.
아, 변한것이 한가지 더 있다.
서은호의 행동.
나는 여전히 내게 오는 남자를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더 빠져 헤어날 수 없게 만들었고 그 뒤처리는 언제나 은호의 몫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군말없이 내게 충성스러웠을 은호였다.
"이하늘, 난... 이제 힘들다."
"그래서... 지금 나랑 헤어지겠단거니?"
"지금은 그냥 힘들뿐이야."
"내가 옆에 있는데도?"
이런 서은호는 싫었다.
"어떻게 1년만에 변할수가 있어? 고작 이거밖에 안돼?
니가 이러면 어떡해... 나는... 너밖에 없는 나는 어떡해..."
나는 바닥에 주저 앉아 울었다.
은호는 나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은호는 나를 아직 사랑하고 있다.
마음이 식은게 아니라는걸 알고있다.
단지 강아지가 주인이 다른 강아지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아 외로워서 슬퍼하고 있는것이다.
자신을 더 사랑해달라고. 남들과 자신을 차별해 사랑해 달라고 앙탈을 부리는것이다.
그럼 나는 그런 강아지가 지치지 않게 더 예뻐해주면 된다.
"나 이제 안예뻐?"
"....."
"이제... 사랑하지 않니?"
"....."
이번에는 정말로 화가 났나 보다.
"신정우."
"....!"
"누구야."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은호가 신정우를 알고 있는거지?
"누구냐고!"
"너 무서워... 흐윽. 왜그래..."
"신정우가 누구냐고 물었어."
"천진중 2학년..."
"언제부터 알았어."
"일주일 전에..."
"여태까지 내 전화 안받은 것도, 학교 안나온것도, 집에 없었던 것도... 다 그자식 때문이야?"
"은호야 사랑해... 난 너밖에 없어... 흐윽...
애들하고 내기한거야, 신정우는 몇일만에 넘어오나 하고..."
"그래서 안넘어 오니까 몸이라도 줬어?"
"아니야... 아니야, 안줬어!"
"대체 니가 어떻게 했길래 내 귀에 이딴 소리가 들려오는거야!"
난 은호의 다리에 매달렸다.
대체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듣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은호에게 화가 나 있었다.
그런 헛소문 하나에 서은호가 내게 이러는게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면 서은호는 내게서 떠나갈 것이다.
"잘못했어... 은호야, 미안해... 용서해줘, 응?"
나는 은호에게 매달리며 키스를 했다.
"사랑해. 은호야... 너도 나 사랑하지? 그치?"
"그래... 신정우 만나지마."
은호는 아까 나에게 화를 낸것에 사과라도 하는 듯 나를 껴안아 다독여 주었다.
신정우를 만나기 위해 천진중으로 갔다. 물론 은호 몰래...
"야, 너 요즘 만나고 다니는애 민하중 이하늘 맞지?"
"가까이서 보니까 졸라 예쁘더만, 우리도 소개 좀 시켜줘."
신정우 무리가 내 얘기를 하고 있나보다.
친구들이 떠들던지 말던지 신정우는 관심없다는 듯이 걷기만 했다.
"이새끼, 우리 앞에선 관심없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이하늘하고 별짓거리 다하는거 아냐?"
"어디까지 갔냐? 죽이든?"
역시나 신정우는 나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은호는 내가 미끼없는 낚시대를 던져도 덥썩 물었지만 신정우는 아니었다.
이 놈은 내가 아무리 비싸고 질 좋은 지렁이를 던져도 이것저것 하나하나 다 재본 후에야 물 녀석이었다.
여태 봐온 남자랑은 달라. 그래서 더 매력있어. 내가 너 꼭 가질거야.
나중에 내가 좋다고 내 뒷꽁무니만 쫓아다니는 꼴 보고 말거야.
"천하의 이하늘한테 안 넘어간 새끼가 신정우라니. 큭큭."
"야, 신정우 니가 한번 꼬셔봐. 그 유명한 민하중 이하늘, 신정우한테 몇일만에 넘어오려나?
난 10일에 만원건다. 너네는?"
"야야, 서은호한테 맞아 뒤질일있냐. 그 새끼 이하늘 일이라면 눈깔 뒤집히는 새끼잖아."
소란스럽게 교문까지 오던 그 무리들은 교문에 서있는 나를 발견했다.
신정우 역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싱긋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미안한데, 자리 좀 비켜줄래?"
그들은 나를 보고는 침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멍청한 새끼들.
신정우 무리가 사라지고 나는 신정우 팔에 팔짱을 꼈다.
"나 배고파. 밥 사줘."
나는 도통 신정우의 마음을 모르겠다.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내가 해달라는 건 다 해준다.
대체 왜 넘어오지 않는걸까. 어떻게 해야 신정우를 가질수 있는거지?
"뭘 그렇게 쳐다봐?"
"너 잘생겨서."
"그런 식상한 말로 남자 후리고 다니나 보지?"
"나 너 말고는 누구한테도 잘생겼다고 말한 적 없어."
"배고프다며, 밥이나 먹어."
"정말이야, 서은호한테도 잘생겼다고 말한 적 없어."
"서은호?"
"응, 내 애인."
"아아- 니가 그 유명한 서은호의 애인?"
나는 신정우를 빤히 쳐다보며 응- 이라고 대답했다.
내 대답에 신정우는 처음으로 내 앞에서 웃었다.
"일이 재밌어지는데?"
"무슨 일?"
"생각이 바꼈어. 이제부터 널 꼬시기로."
신정우가 날 꼬시겠다 말한 후로부터 신정우는 나를 연인처럼 대해줬다.
마치 신정우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그리고 나도 점점 서은호에게 소홀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또 화나면 어쩌지-
"무슨 생각 하는거야."
"응? 아무것도.."
신정우는 따뜻한 눈빛으로 날 보고 있었다.
서은호가 나를 보는 것처럼, 신정우도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신정우는 내게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나를 이토록 자기에게 빠지게 만들었을까.
나는 신정우를 좋아하는 티 하나 내지 않았다.
내 마음을 눈치채는 순간 나는 이 게임에서 지는 것이다.
"우리집 갈래?"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신정우는 내 손을 잡아 끌었다.
깔끔한 원룸이었다.
신정우 역시 혼자사는 듯 했다.
신정우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가지고 왔고 그렇게 한참동안 티비를보며 웃고 떠들다가 저녁까지 먹었다.
"자고 가."
"응?"
"여기서 자고 가라고."
내가... 잘못 듣고 있는 건가?
"너만 보면 미치겠어. 봐도 봐도 보고싶고 키스하고 안고싶어."
정말로... 신정우는 내가 좋아지기라도 한건가?
신정우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나를 끌어안았다.
한참을 끌어안다가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시선을 맞추었다.
"자고 갈거지?"
나는 그의 눈빛에 최면이라도 걸린듯 멍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신정우는 내게 키스를 했다.
넌 정말... 서은호랑은 달라.
너와 은호에 대한 내 마음이 달라서 그런가.
신정우의 키스는 달콤하고 황홀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진득한 키스를 나누며 나를 침대쪽으로 밀었다.
그리고 급하게 내 옷을 벗겨내었다.
나 때문에 안달이 나있는 신정우의 얼굴에 나는 들떠있었다.
내 옷을 다 벗긴 신정우는 내 몸을 관찰하듯 훑어보고 있었다.
나는 창피한 마음에 두 손으로 빨개져 있을 얼굴을 가렸다.
곧 신정우도 옷을 벗고 내 위로 올라왔다.
맨살이 닿는 느낌이 생소했다.
"나 봐."
"싫어..."
신정우는 얼굴을 가린 내 손을 치우고 다시 내게 키스를 했다.
나는 신정우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입술은 점점 내 가슴 쪽으로 내려갔다.
"읏... 정우야..."
온몸이 불타는듯 했다.
처음 느끼는 이상한 감정에 내가 미쳐있는것 같았다.
신정우의 손길에 나는 내 모든걸 맡겼다.
그날 내가 신정우에게 안기면서 얼마나 교성을 질러댔는지 모른다.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네요ㅜ.ㅜ
사실 중단할까 고민도 많이했는데....
이렇게!!! 2편의 번외편을 들고 왔습니다 하하...
그냥 공책에 끄적끄적 쓰면서 은호가 하늘이를 엄청 좋아했다는 내용을 꼭 담으려고
쭉쭉 쓰고 있었는데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걍 짤라버렸습니다........
마지막 下는 내일쯤 올릴듯 싶구요, 앞으로 성실연재하겠습니다^^;
제 소설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ㅜㅜ...
첫댓글 하늘이 저런.. 구미호보다 더 하네요.. 불상한 은호ㅠㅠ..
지우가 옆에서 잘 챙겨주겠죠.....ㅎㅎ
아아...하늘이 된통 당하겠네...ㅉㅉ
누구한테 당하는거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역시 먼저 좋아하게되면 손해죠...
이하늘인가 뭐시깽인가 너 꺼져버려 더러워!!!!!!!!!!
헉................무서운분....ㅋㅋㅋㅋ;;;;;;;; 아직 하늘이를 빼면 안되는데.....하핳..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진도는 빨리 나가야겠는데 혁이땜에 지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2.16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