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미경, 장제원과 통화 뒤 최고위원 사퇴..의구심"
"8월 초엔 다른 방향 가능성, 지금 하는 걸 보면 낭만 끝"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 전 최고위원이 장제원 의원과 통화 뒤 사퇴결단을 내린 건 아닌지 의심했다.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과 가깝다는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이달 초 이 전 대표가 '가처분 인용시 사퇴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고 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의도와 다른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최고와 만날 때만 해도 낭만이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낭만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라며 비대위를 또 추구하면 추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끝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정미경 전 최고는 31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달 초 제주도에서 이 전 대표와 만나 6시간 동안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전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를 간곡히 권하니 '난 안 믿는다. 내가 기회를 잡았을 때 계속 갖고 가야 한다. 지금 기회를 내려놓으면 나한테 뭐가 오겠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가처분 신청하지 말고 대표직 사퇴를 권했더니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신청한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그때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최고는 "사퇴를 촉발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동시에 사퇴하고 새롭게 가는 것이 맞다"며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해결 실마리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대구 달성군의회를 방문해 최재훈 달성군수와 면담하고 있다. (달성군 제공) ⓒ News1 공정식 기자
그러자 현재 경북 칠곡에 머물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8월 초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잘못된 것을 교정하고 사퇴해도 사퇴하는 것이다, 이건 용납이 안된다'고 이야기 했다"며 인용시 사퇴라는 건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에게 '가처분 참여'를 설득하자 장제원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한 정미경 최고위원은 본인이 사퇴하겠다며 단독으로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며 정 전 최고위원 사퇴 배경에 장제원 의원이 있는건 아닌지 의심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그 이후 저는 정미경 최고위원과 어떤 대화도 한 바가 없다"며 "가처분 이후 저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의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미경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 낭만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가처분 인용 뒤 당헌당규 개정으로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권 원내대표 사퇴 등이 이뤄졌다면 '사퇴'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이제 다 지난 이야기가 됐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