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는 완성이 없다
사람의 삶에는 자연세계와 영적 세계와 윤리의 세계와 감성의 세계가 있다.
자연세계와 윤리의 세계는 형이하학에 근본을 둔 삶의 현실적 실체라면 영적인 세계와 감성의 세계는 형이상학적으로 추구
하는 이상과 같은 것이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하는 여러 가지 일중에 문학은 영적 세계를 구축해내는 고행이다. 그러므로 문학에는 완성이 없다.
그러나 문학은 완성이 없지만 영원성의 생명을 본질적으로 선험하고 있는 위대한 영역이기도 하다.
그 영원의 위대성 때문에 완성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문인들은 평생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노력을 투자하여 창작활동에 몰두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끝없는 수행에 들어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수도승의 삶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
완성이 없는 완성에 이르기 위해 문인은 한순간도 멈춤없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내고 사색함으로서 새로운 사상과 철학을 발견해내고 그것들을 작품에 농축시켜 인간을 교시敎示한다.
그것이 문인이 글을 쓰는 소명의식이다. 인간의 삶의 역사에 내재된 오묘한 본질을 탐구해내는 노력없이 그저 평이한 감성으로
작품을 창작한다면 문학이 가지는 영원의 생명력은 부여받지 못한다.
문학작품은 읽는 사람의 감성에 공감을 형성하고 깨달음을 일깨워 주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그 작품의 위대성을 평가받게 된다.
모든 문학작품의 위대성을 더해 주는 요소는 사상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사유思惟를 통해 얼마만큼 질 좋은 사상을 창조해내느냐 하는 것은 작가의 자질과도 연관된다.
문인이 훌륭한 작품을 창작해내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언어적 궤적을 이루려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늘 가공되지 않은 원목이나 원석인 상태로 존재하는 글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은유나 시적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가장 멋지게 형상화해 내려는 도전적 시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언어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연금술사여야 하는 것이다.
즉 자신만이 가지는 고도의 기교가 있어야 좋은 글을 창작해낼 수가 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감명을 주는 작품을 쓰고 싶으면 글을 쓰는 사람은 독자들보다 한단계 더 높은 영적 세계에 존재하고 있어야 그것이 가능하다.
즉 문인이 어떤 류類의 글 쓰든지 간에 그 작품은 단아하고 맛깔스러워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문학작품은 탐미적이고 심미적인 요소를 가져야 독자들에게 경이로운 경험을 주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인의 인격이 고매해야 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온갖 하등욕구에 혼탁해진 영혼으로는 단아한 글이 창작될 수 없다.
문인의 영혼은 유영하는 송사리떼의 실핏줄까지도 투명하게 보이는 산계곡의 명경지수와 같아야 한다.
그리고 문인은 모든 사물을 사랑으로 포용해내는 넉넉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자연과 교감하고, 우주 만물의 섭리에 통달하는 지적인 혜안을 가져야 한다.
문인에게 사물을 예리하게 직관하고 관조하고 그 진리를 논증해내는 능력이 없다면 글을 쓸 자격이 부족하다고 단언할 수 밖에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만의 영적 세계를 구축하는 창조자인 것이다, 끝없이 지식을 축적하는 것만이 완성으로 이르는 길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인 자신이 그 깊은 우매에서 깨어나야 하는 것이다.
문인은 세상의 이치와 가치를 다 알고 있어야 하지만 매사에 민감하고 예민한 정서반응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
문인은 자신의 삶에 수시로 도출되어 오는 희노애락의 감정에 초연한 여유를 가져야할 것이다.
거칠고 조악한 성정으로 글을 쓰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문인은 문인만이 가지는 고매한 품격이 분명히 있다.
진리를 발견해내는 아픔없이 쉽게 쓴 글로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그
리고 문학은 완성이 없다는 것을 망각하지 말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위대한 철학이나 사상도 없이 쉽게 쓴 글로 오만에 차 있지도 말라.
자신만의 언어적 궤적을 이루어 세련된 문장을 구사해내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글은 찬미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대, 문인이여, 단어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어 생선비늘처럼 신선한 감을 주는 그런 글을 쓰려는 아픔을 누려라.
단아한 문장력을 구사할 수 있다면 그대는 분명 좋은 문인이라 불리워 질 것이다.
작가 김창동
<영원한 외출>등의 작품이 MBC베스트셀러극장과 KBS TV문학관에 방영됨,
장편소설 <타인의 둥지>가 영화화.
장편소설<영원한 외출>과 장편소설<마지막 축제>가 KBS라디오 소설극장으로 방송됨.
장편소설<욕망의 칼>헤럴드 경제신문에 연재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문인이 있어 우리가 책읽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