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과 순진
인간에게 하늘이 내려준 성품을 천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천성은 바뀌지 않습니다. 천성 교육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인성은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체득하는 것입니다. 각박한 세상에서 가장 강조하는 교육의 하나가 인성교육이기도 하니까요.
사람은 태어날 때 순수하게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 견해입니다. 그것을 천진(天眞)이라고 하지요. 하늘이 내려준 순진함이란 이야기입니다. 천진은 난만(爛漫)하다고 표현합니다. 즉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것이지요.
성장하면서 순수를 지키는 것은 순진(純眞)이라고 표현합니다. 세상의 온갖 때에 물들지 아니한 상태를 의미하여 순진은 무구(無垢)라고 표현합니다. 즉 때가 묻지 않았다는 의미이지요.
인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도 저녁놀 속에 사라지는 굴뚝 위의 흰 연기와도 같지요. 쉽게 소멸해 가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슬픈 숙명입니다.
하루에 아침이 두 번 오지 않듯이 하루에 노을도 두 번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노을도 애틋함에 붉게 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정해진 기간만 존재하는 것이기에 인생은 더욱 소중한 것인지 모릅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소를 길렀습니다. 많을 때는 다섯 마리까지 길렀는데 소먹이를 담당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물을 끓이다가 마주친 커다란 소의 눈을 생각합니다. 그 눈빛이 얼마나 순수하고 선하게 다가왔는지 참 예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아이 대부분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습니다. 즉 순수성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살아가면서 마음속 품은 뜻과 겉으로 드러내는 형상의 부조화가 삶을 살아가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위선과 가식이 편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지요.
천의무봉(天衣無縫)이란 성어가 있습니다. 하늘나라 사람의 옷은 꿰맨 흔적이 없다는 뜻이지요. 꾸밈없이 자연스럽고 완전무결함을 뜻합니다. 우린 스스로 완전할 수는 없더라도 순수를 지향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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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썼던 "천진난만", "순진무구"를 일목정연하게 정리해줬네요. 배우고, 또 배우고.... "學"은 되는데 "習"은 언제?????? |
첫댓글 막연하게 이런 뜻일게다 생각하고 쓰면서 들으면서 살았던 천진난만과 순진무구를 다시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