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시경에 법문 서적에 갔습니다. 정경호 실전중심 행정학을 샀습니다. 날이 더운데다
이미 다른 책을 사느라 이곳 저곳 돌아다녀서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한권 남아있어서
대충 보고 샀습니다.
독서실 와서 살펴보니 뒷부분 사분의 일 정도가 윗부분만 물에 젖었다 마른 자국이
있었습니다. 약간 노래지고 구깃구깃한 느낌이 드는 상태 말이지요. 심하지는 않아서
그냥 볼까 생각하다가 처음 보는 책이니 깔끔한걸로 보는게 좋겠다 싶어 바꾸기로 결심
약 한시간 뒤에 법문으로 갔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약 15분전.
젖은 부분을 보이며 교환을 요구하자 키가 작고 통통하며 색있는 안경쓴 파마 아주머니가
그 책도 그러냐며 옆에 쌓여있던 실전중심 행정학을 여러권 보여줬습니다. 모두 제가 산
것보다 심각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출판사에서 올 때부터 이랬다 전화해봤더니 품절이라더라'
면서 제가 산책보다 더 상태가 안좋은 책을 보여주시며
'이건 그나마 낳다 어떻느냐'
고 하셨습니다. 저는 순간 짜증이 났습니다. 무뚝뚝하게
'이것도 마찮가지군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 흰수염의 아저씨에게 이 책 책꽂이에
또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가 한권 가지고 왔습니다. 제가 산책과
똑같은 수준, 즉 그나마 무난해서 자칫 멀쩡한줄 알고 사갈정도의 책이 책꽂이에
꽂혀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이것도 역시 상태가 비슷하다고 말하고 감정을 배재한 목소리로
'오늘은 환불 받고 다음에 책 살 때 또 들를게요'
라고 하였습니다. 약간 미소까지 머금은채로 말입니다.
아주머니는 내 반대쪽을 응시하며 그럼 교환증을 끊어주겠다고 했고 저는 현금을
요구했습니다. 아주머니는 다시 먼곳을 응시하며 혼잣말처럼
' 카드로 샀는지 현금으로 샀는지 알게 뭐야 ' 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저는 살짝 이성을 잃을 뻔 했습니다만 그와 동시에 아주머니가 다시
아저씨에게 그 쪽에 또 책 없냐고 물었고 아저씨가 한권 가지고 왔습니다.
저는 역시 젖은 자국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아주 깨끗하더군요.
아저씨가 책 빼온곳으로 갔습니다. 책꽂이 옆에 눕혀서 쌓아놓은 책들 사이에
실전 중심행정학 몇권이 있었습니다. 모두 멀쩡한 것들..
저는 그중 하나를 들고가서 내밀었고 제가 전에 산책의 포장이 벗겨지고 새책에
씌워졌습니다. 그대로 들고 나왔습니다. 터벅터벅 독서실로 올라가는 길에
뭔가 목구멍 밑으로 치밀어오르고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만 다시 달려가 아주머니
단정한 곱슬머리를 거칠게 잡아당겨드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만 그러고나면
오늘 하루 공부 망칠것 같아서 그냥 올라왔습니다. 그저 컨디션 망가질까봐.
대신 이렇게 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달래고 분을 삮이고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책을 가지고 찾아갔을 때 이미 아주머니는 책들에 이상이 있음을 알고 있었고
멀쩡한 책과 망가진 책을 구분해 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처음부터 멀쩡한 책을 보여주지 않고 환불 얘기가 나온 이후에야 보여줬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책들이 다 젖어있다고 해서 환불을 요구했는데 왜 교환증을 써주겠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젖은 책을 사간게 어떤 과오라도 되는건가요. 생때같은 내돈 이만 사천원을
왜 그집에 맞겨놔야 합니까? 그집에서 잘못된 책을 팔았는데 그에 대한 부담을 손님에게
지우는 것은 무슨 심보입니까?
카드로 샀는지 현금으로 샀는지 알게 뭐냐는 식의 말씀은 .. 저를 잘 알지 못하고
제가 책 살 때 안계셨음으로 알지 못하는게 사실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겠습니다.
사실을 얘기할 때도 때와 장소 상황을 살펴가며 해야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아주머니께서도 오늘 날이 더워 유난히 예민해져 계셨거나 망가진 책을 많이 받아서
처분에 고민이 많으셨을 수 있습니다.
아~ 아~ 아~ 아~.............................. 근데 저는 정말 짱났거든요. ㅠㅠ
생각해보니 역시나 아주머니 눈매가 싸나워보였고 원래 그런 사람같았다거나
돈벌더니 손님한테 막한다거나, 추잡한 상술에 앞으로도 여러 사람이 당할 것 같으니
법문서적 불매하자거나, 속으로 속으로 쌍욕을 마구 해댄다거나 ... 하고 싶은마음
굴뚝 같습니다만, 또 어떤건 벌써 했습니다만..
저의 경험을 일반화 시켜서 법문서점을 깍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아주 특수한 경험일 수 있지만. 그래서 이런일은 보통 당한 사람이 그자리에서
직접 따지고 풀어야할 문제지요. 그러다보면 오해가 있었던 걸 수도 있구요.
다만 서점의 그 체계적인 대응에는 약간 탄식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제학에서 배웠던 가격차별화 처럼, 교환과 환불의 의사를 표명할 여력이 있는
사람만이 멀쩡한 책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서점의 잘못에 기인한 환불의
경우에도 원금대신 교환증을 제시하는 시스템. 이건 특수한 경험이라기보단
법문서점의 시스템 특성이겠죠.
날이 덥지요. 다들 힘드신데 이렇게 푸념을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허..
근데 참 짱나네요 ㅠㅠ
거기 저두 전에 주인이랑 옛날에 대판 싸운 적 있어요. 가격은 조금 더 깍아 주는 것 같지만 다 상술이예요, 전에 거기서 딴데는 없고 거기만 그책이 있어 샀는데 바로 그다음날 신판이 나온거예요. 딴 서점에서는 신판나온다고 다 알려주고 구판 사지 말라고 했다느데 버젓이 팔고 바꿔주지도 않고 해서 정말 화났습니다.
책값이 35000 이나 했는데 지금도 그 생각하니 화나는 군요 .거기 테이프 독점 공급할때 테이프 갯수 늘릴려고 뒤에 2-30분씩 남기고 해서 돈 많이 벌었습니다. 신림동 오래있던 수험생들에겐 소문났습니다. 한때는 불매운동까지 했는데 워낙 유입인구가 그런지 전혀 영향이 없더군여. 거기서 책 살때는 꼭 신판인지 확인
첫댓글 아마도 출판사에서 책 사올 때 원가 이하로 받았겠지요..어수룩한 학생 좀 속이고 더 벌려는 야비한 상술, 정당치 못한 사람을 보면 항상 짜증납니다. 그런 곳은 빨리 망해야 선의의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을 텐데...
저도 신림동에 몇달 살아봐서 알지요. 법문서점이 위치가 좋아서 그렇지 거기 진짜 짜증납니다.
거기 저두 전에 주인이랑 옛날에 대판 싸운 적 있어요. 가격은 조금 더 깍아 주는 것 같지만 다 상술이예요, 전에 거기서 딴데는 없고 거기만 그책이 있어 샀는데 바로 그다음날 신판이 나온거예요. 딴 서점에서는 신판나온다고 다 알려주고 구판 사지 말라고 했다느데 버젓이 팔고 바꿔주지도 않고 해서 정말 화났습니다.
책값이 35000 이나 했는데 지금도 그 생각하니 화나는 군요 .거기 테이프 독점 공급할때 테이프 갯수 늘릴려고 뒤에 2-30분씩 남기고 해서 돈 많이 벌었습니다. 신림동 오래있던 수험생들에겐 소문났습니다. 한때는 불매운동까지 했는데 워낙 유입인구가 그런지 전혀 영향이 없더군여. 거기서 책 살때는 꼭 신판인지 확인
하고 사세여. 아님 다른 살람들처럼 책은 거기서 보고 딴데 가서 사세여.
아주머니 단정한 곱슬머리를 거칠게 잡아당겨드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만 >>어쩜 말을 이리 이쁘게할까..-_-; 난 법문서적 어딧는지 몰라서 상원서적만 가는데...넘 심하네
법문서적은 학원강사하고 짜고 책을 많이 팔기로 유명했죠..강사들이 법문서적에 돈주면..서점아줌마,아저씨는 요즘 유명한 강사는.. 바로 돈받았던 강사가 최고라고 하면서 책을 팔아대죠..
처음 가는 사람들은 그런 정보가 고마워 서점을 들르지만.. 글쎄.. 반면에 서점도 수험생들에게 불만은 많죠.. 도둑맞는 책들하며.. 살짝 보고 교환해가는 학생들만 욕하지요.. 하여간에 어여튼 이 생활들을 접어야겠죠..
법문서적 아직도 그러나요? 거기서 책 안 사본지 2년이고 최근에도 무고한 사람 도둑취급했다던데 여전히 잘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