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틀렉(Bootleg)은 미국 밀주법 시대, 술을 부츠에 숨겨 밀수하던 행위를 가리킨다. 서양에서는 부틀렉을 해적판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다룬다. 한국에서는 해적판을 정식 음반의 복제품으로 한정해 쓰기 때문에, 부틀렉은 원본 음반과 다른 트랙을 가졌거나 실황 녹음 불법 음반에 한정지어 사용한다.
1980년대 한국에서 조악하게 단색으로 인쇄된 불법 복사판, 소위 '빽판'이 부틀렉에 해당한다. 그 시대를 호흡한 이들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데 심의와 검열이 강한 당시로선 발매되지 못할 음반, 검열로 일부 트랙이 삭제돼 완전하게 라이센스로 발매되지 못할 음반들을 국내 팬들이 제대로 듣게 해준 공로가 있다.
대중음악계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마니아들의 세상에서는 계속 부틀렉이 만들어지고 있다. 팬들이 꾸민 완전히 새로운 앨범이 팬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것이다. 정식 라이브 앨범으로 발매되지 않은 라이브 공연을 팬들이 몰래 녹음해 음원을 발매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부틀렉이다.
정식 발매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아웃테이크나 데모 버전, 공개되지 않은 믹스 등이 들어가 있는 음반 역시 부틀렉이라고 한다. 마스터 테이프를 보관하는 창고의 보안 담당자 등과 친분을 맺어 녹음된 음원을 몰래 빼돌리는 식으로 제작해 유통된다.
한 예로 비틀스나 폴 매카트니, 그레이트풀 데드 등이 다양한 부틀렉 앨범들을 거느린다.
이번 세기 부틀렉 음원 중 가장 유명한 팻보이 슬림(본명 노먼 쿡)의 '새티스팩션 스캉크'(Satisfaction Skank)가 마침내 정식 음반으로 발매된다고 영국 BBC가 11일 전했다. 롤링 스톤스가 이 곡의 중요한 샘플링을 25년 만에 승인한 덕분이다.
쿡은 플래티넘 판매 싱글 '록펠러 스캉크'(The Rockafeller Skank)를 연주하는 데 지루함을 느껴 롤링 스톤스의 '새티스팩션'(Satisfaction) 리프를 접붙여 이 곡을 만들었다. 그는 B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나의 비밀 무기였다"면서 "아무도 갖지 못한 곡이 있었고, 정말 좋은 앙코르 곡이었다"
고 털어놓았다. 2000년대에 이 곡은 넵스터(Napster)와 카자(Kazaa) 같은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급속히 퍼졌지만, 롤링 스톤스는 지금까지 상업적 발매를 허가하지 않았다.
쿡 본인조차 이 곡의 부트렉 버전을 구입했는데, 일부는 BBC 라디오 1에서의 라이브 세트에서 녹음돼 바이닐로 제작된 것이었다.
몇 년 동안 샘플 승인을 위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쿡은 "믹 재거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그가 들어봤고 믹스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의 매니지먼트는 '아니, 협상 불가'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뒤 스톤스는 쿡에게 1968년 싱글 'Sympathy For The Devil'의 리믹스를 요청했다. '새티스팩션 스캉크'는 원래 B면에 실릴 예정이었지만, 결국 계약이 무산됐다. 쿡은 "20년 동안 '아니오'란 단호한 답변을 들어 왔다"면서 "우리가 네 차례나 물어봤던 것 같은데, 다시는 감히 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톤스 쪽이 주도권을 쥐었다. 밴드는 심지어 쿡에게 마스터 테이프를 건네 원본 믹스의 고품질 버전을 만들 수 있게 했다. 밴드가 최근 몇 년 노래의 재사용과 재맥락화에 대해 더 적극적이게 된 모습을 보여준다.
2019년에는 'The Verve'의 'Bittersweet Symphony' 발매 지분도 이전했다. 이전에 작곡가 리처드 애쉬크로프트는 롤링 스톤스의 'The Last Time' 오케스트라 커버 샘플 때문에 이 곡의 모든 로열티를 포기해야 했다. 그는 이 뒤집음을 "인생을 긍정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새티스팩션 스캉크'는 25년 넘게 팻보이 슬림의 라이브 세트 단골 레퍼토리였지만, 처음 연주한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그것은 역사적 중요성보다는 그 시절 내 정신 상태와 파티 생활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998년 초 브라이튼의 빅 비트 부티크에서 '더 록펠러 스캉크' 자체를 처음 소개한 기억이 있다. 쿡은 "막 끝냈기 때문에 너무 신났다"면서 "내가 연주했을 때 모두가 완전히 열광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정말, 정말로 신이 나 '그게 나야, 그게 나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게 내 새 싱글이야!'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모두가 그냥 '맞아, 맞췄어'라고 했지."
이 곡은 그 뒤 Top 10 히트곡이 됐으며, 프로모션 앨범에서는 이를 "댄스 음악계의 보헤미안 랩소디"라고 묘사했다.
'절대 은퇴하지 않을 거야'
'새티스팩션 스캉크'의 발매는 쿡의 경력에서 가장 분주했던 해가 끝날 무렵에 이뤄졌다. 그는 수십 개 나라를 돌며 115회의 공연('개인 최고 기록')을 했으며, 첫 책 'It Ain't Over...till Fatboy sing'를 출간했다.
사진과 기념품으로 가득 찬 이 커피 테이블 북은 "낮 직장을 그만두고 서커스에 뛰어든 지 40년이 지났다"는 것을 되돌아봅니다.
그는 인디 밴드 하우스마틴스(The Housemartins)에서 처음 명성을 얻었으며, 댄스 음악 집단 비츠 인터내셔널(Beats International)과 펑크 소울 밴드 프릭 파워(Freak Power)의 창립 멤버이기도 했다. 쿡은 피자맨, 마이티 덥 카츠, 그리고 최근에는 팻보이 슬림 등 다양한 이름으로 DJ와 리믹스를 해 왔다.
현재 62세인 그는 전혀 속도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0월에는 서식스에서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DJ 워크숍 시리즈의 지속 및 확대를 발표했으며, 이 프로그램은 그가 자금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쿡은 BBC 서식스 인터뷰를 통해 "음악은 내 정신건강 여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 치유의 힘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어 특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6년을 인도네시아와 발리 공연으로 시작하고, 이어 광범위한 영국 투어와 브라이튼 해변에서 빅 비치 부티크 페스티벌을 부활시킬 예정이다.
쿡의 말이다. "이제 내 커리어가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어느 정도 깨달은 것 같다. 락다운 기간 은퇴가 어떨지 슬쩍 봤다. 점심과 골프에 진이 빠지게 되는데 나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제 쓰러질 때까지 계속 일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