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일.
봄 소식을 온 몸으로 맞이하기 위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가방을 쌌다.
장소는 지리산 둘레길.
2박 3일의 시간으로 둘레길의 모든 코스를 돌기는 어려워 인월에서부터 수철까지의 세 코스를 가기로 결정.
4월 3일 아침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여 인월로 가는 10시 30분 버스를 탔다.
(지리산 백무동행 버스를 타면 된다.)
인월까지는 약 3시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도착하여 '지리산 숲길 안내센터'를 들리니
지도를 보면서 자세한 길 안내와 숙박정보를 알려주었다.
지리산 숲길 안내센터 : www.trail.or.kr 063-635-0850
(평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안내센터를 들려 정보를 얻고 2박 3일간의 일정 중 첫 코스인 '인월-금계'로 발을 내디뎠다.
< 출 발 >
인적이 드문 둘레길은 화창한 날씨와 여유로운 풍경으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한 새싹과 다채로운 색을 뽐내는 꽃들이 반겨주었다.
< 둘레길에서 만난 봄 소식 >
둘레길은 하천 옆의 논두렁 길에서 시작하여 산 속 오솔길을 거닐고 돌다리를 건너고 마을의 골목을 지나갔다.
그리고 때로는 아스팔트 길을 걷기도 하였다.
길을 걸으면서 종종 밭 앞에 세워져 있는 푯말을 볼 수 있었는데 여행자들이 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을
허락 없이 따가는 경우가 많아 그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둘레길의 기존 코스 중 한 곳(벽송사 코스)은 마을 주민들의 항의로 길이 폐쇄되었다.
< 길을 걷다 >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걸어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이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임에도 여행이라는 특정한 상황은 서로에게 미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웃으면서 인사하게 만든다.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
그들 모두가 여행의 동반자다.
< 여행자>
첫째날은 오후에 출발하여 많은 시간을 걷지 못하였다.
인월-금계 구간의 중간 정도에 다다르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고 산 속에서는 금방 어두워지므로
출발하기전 안내센터에서 정보를 얻은 '길섶 갤러리'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길섶 갤러리'는 개인(강병규)이 운영하는 곳인데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한다.
(대신 원하는 만큼 후원금을 넣고 가면 된다.)
주인장님은 도시에서 귀농하여 직접 황토집을 짓고 지리산의 사진을 찍어 갤러리를 만들었고
길을 걷다 지치면 누구라도 와서 쉬고 갈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이곳에 머무는 손님은 황토 찜질방에서 보약같은 단잠을 잘 수 있다.
이 날은 나와 다른 한 분의 남성이 이곳을 찾게 되었고 저녁으로 주인장님의 스파게티와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함께 하였다.
그리고 식사 후에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귀한 녹차도 마실 수 있었다.
이곳을 지나가는 분들은 꼭 길섶에 들러 주인장님과 차 한 잔 마시기를 권한다.
'길섶 갤러리' : www.gillsub.com 전북 남원신 산내면 대정리 18-14번지
< 길섶 갤러리 >
인월에서 출발하여 금계까지 도착하지 못하고 중간 지점인 '길섶갤러리'에서 하루를 묵었다.
길섶 갤러리는 매동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 해 지는 저녁 >
여행의 첫 날.
가벼운 흥분과 즐거움으로 걷는 내내 발걸음이 가벼웠다.
내일은 또 어떤 길을 가게될까..
기대감으로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 둘레길 지도 : 인월-금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