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바람에게
김홍래
하늘은 한층 올라가고
더위는 한풀 꺾이니 가을인가 싶다.
소슬한 가을바람을 따라가 보자.
술렁이는 바람에 나를 무등 태워 보자.
호젓함이 더하여
약간은 고적한 분위기가 나는
간이역 주변 허름한 선술집에서
빛바랜 양은 주전자에 막걸리를 가득 채우고
19공탄 연탄 화덕엔
간고등어 두어 마리 구우면 좋겠다.
넉넉한 막걸리 사발 위엔
지난 청동의 시절들 둥실 뜨고
한가로운 달빛도 동무 삼아
두런두런 이야기 풀어내고 싶다.
여기는 중앙선을 타고 가다
소백산을 막 지나 내리는 풍기역 쯤이 되려나……
아직은 은행나무가 물들지는 않았겠지만
부석사 가는 길에 노을빛 치장한 은행나무들이
설레게 보고 싶다.
바람아
이번 가을만큼은 그냥 두고 가렴아
혼자 가렴아
<<글의세계, 2016,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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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바람에게
산마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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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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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에 머물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