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시대를 읽었다. 근현대 세계의 패권국은 대향해시대를 시작한 폴투갈에서 스페인, 주식시장을 시작한 네델란드, 나폴레옹의 프랑스, 그리고 영국을 거쳐 2차대전으로 부상한 미국에 이르고 있다. 청, 러, 일의 강국틈에 있던 조선은 국제정세를 파악하지 못한채 주권을 빼았겼는데 이러한 사례는 양대전이 발생하기전 폴란드와 비슷하다. 폴란드도 프로이센, 러시아, 오스트리아의 사이에서 판을 잃지못하고 조금씩 분할 점령되었는데 동학운동과 같이 국민봉기를 구실삼아 완전히 나라를 잃게 된 바가 있다.
명청교체기의 광해군은 현명하게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세력이 커가던 후금과 대치하기위해 신하들이 반대하던 왜와 국교를 맺었다. 양쪽에 대응하기는 조선의 국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금이 명나라를 공격하자 임진왜란의 은혜에 보답하라는 명나라의 요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1만명의 병력을 보내면서 소극적으로 지연전을 펼치다가 항복하여 목숨을 보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지만, 인조반정으로 외교정책이 바뀌는 바람에 청나라의 공격을 받아 국민들은 물론 인조도 남한산성에서 항복하여 삼전도에서 절을 하기도 했다.
인생이라는 것도 이와 같아서 이상적인 경우는 길지 않다. 현실에서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므로 어떤 정책이 최선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45 중국은 도광양회에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계기로 목소리를 높히는 정책으로 변경했다. 이는 양대전이 발생하기전 패권국 영국에 통일을 이루고 상승하던 독일이 도전했던 역사와 유사하다. 독일은 오스트리아, 이태리와 동맹하고 영국은 프랑스, 러시아와 연합하면서 결국 오스트리아 황태자의 암살을 계기로 1차대전이 발생했던 것이다. 179
동구권의 몰락과 소련의 해체로 북한은 위기를 맞았다. 전통적으로 25%의 가격으로 물물교환방식으로 제공되던 석유가 시장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면서 러시아 석유수입이 90%가 감소했고 이는 공장가동율의 저하는 물론 군용유나 비료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쳤기에 비교적 작은 투자로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개발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한국이 소련에 이어 중국과도 수교했지만 북한은 미국이나 일본과 수교하지 못해서 외교적으로도 고립되었다. 그리고 핵개발에 따라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가뭄과 주체농법의 실패와 겹쳐 300만명이 아사하기도 했다.
배급경제를 시장경제로 바꾸고 국유원칙을 사유화로 전환해야 하나 이는 독재정권이 유지되기 어렵게 하는 효과가 크기에 3대째 세습되는 북한에서는 채택하기 어려웠다. 즉 권력은 인민의 행복에 우선한다. 일부 시장경제로 진행하면서 비공식수입이 80%수준에 이르렀지만 사유화는 아직이어서 고르비의 개혁정책의 실패로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공격을 당하다가 군사쿠테타로 실각했던 전례를 따라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김일성의 주체에서 김정일은 선군으로 변경했지만 군대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김정은은 재변경하고 있다. 315
구한말 조선이 고민하던 환경은 지금도 유효하다. 중국, 러시아, 일본의 세 강국에 둘러쌓여있고 비록 당시보다 관심과 관계가 훨씬 커진 미국이 있지만. 중국과의 교역은 2014년기준 21%로 미국 11%와 일본 8%를 합친 것보다 많다.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세계최대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태평양 패권유지에도 필요하다. 미국은 중국보다 훨씬 민주적이고 인권을 중시하기에 중국이 패권을 도전할 수있는 최소 30년후에도 중국보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는 물론 세계에도 유익하다.
모든 나라는 이상적인 상태를 추구하지만 이상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국익을 우선한다. 중국은 말할 필요도 없고 미국도 중요한 국익이 걸린 경우 원칙을 위반하곤 했다. 결국 한국은 핵무장을 한 북한에 대해 모든 주변 강대국이 반대하는 자체 핵무장보다는 핵우산을 제공하는 지역안보협의체나 최소한 미국과의 동맹유지가 필요하다. 통일도 모든 강대국이 선호하지않는다. 그나마 덜 반대하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추진할 수있는데 만약 핵을 보유한 통일한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훨씬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미국보다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빠르지만 도광양회에서 적어도 지역에서는 목소리를 높히기 시작한후 태평양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미국의 수출금지 등의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발전이 유지될지 미국이 그 격차를 늘려갈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다만, 패권을 중국이 가지는 것보다는 더 합리적인 미국이 가지는 것이 한국은 물론 세계에 유리하고 한세대후에서나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미리 조치하는 것은 좋지않다. 새집을 짓고 헌집을 허물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해리스와 트럼프의 대선경쟁도 비슷하다. 보다 합리적인 해리스가 당선되는 것이 세계나 한국에 좋지만, 이상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트럼프가 지난 힐러리와의 경쟁과 같이 역전에 성공하여 당선될 가능성도 있고 그런 경우는 세계에서 고립화정책을 수행하여 보호주의로 미국 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다. 반대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회사는 그만큼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에 주식투자자라면 한국비중을 줄이고 미국비중을 늘여야 한다. 해리스가 당선되는 경우는 기존의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므로 포트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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