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로 커다란 변혁을 맞았던 90년대 대한민국의 가요계.. 그 속에서도 그래도 최고는 역시 신해철과 듀스(DEUX) 라고 마음속으로만 소리치던 소심한 초딩이 한명 있었습니다. 열심히 '내 마음 깊은곳의 너' 와 '나를 돌아봐' 를 불러댔던 1995년의 그 초딩은 어느날 자신의 친형이 구해온 앨범 속 어느 곡에 빠져들어 새로운 문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1994년 발매된 본 조비(Bon Jovi) 의 베스트앨범 'Cross Road' 에 수록된 신곡 'Always' 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보컬 존 본 조비(Jon Bon Jovi) 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그 초딩을 매료시켰고, 그 초딩은 그대로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본 조비(Bon Jovi) 를 접하면서 본격적인 락음악에 빠져들어 산지 20년이 지난 2015년 가을. 마침내 그 주인공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 저에게 왔습니다. 입장 오후 6시 칼퇴근 후 공연이 열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향했고, 종합운동장역에서 지인분을 만나 같이 티켓팔찌 교환 하러 티켓부스에 들어선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별도의 그 어떤 안내 표지판도 없이 무수히 길게 늘어선 줄... 보통은 입구쪽에서 부터 확실하게 구분해서 줄을 설 수 있도록 표지판을 세우는게 기본인데 여긴 그런거 없음. 자세히 보니 티켓교환부스 앞에 A4 용지에다가 각 구역별로 써붙여놓은게 다더군요. 밤이라 잘 보이지도 않고 스탭으로 보이는 분들이 돌아다니면서 큰소리로 안내는 하는데 워낙에 사람이 많으니 웅성웅성데는 소리에 묻혀 뭐라하는지 들리지는 않고. 그러다보니 줄이 다 섞여 난리도 아닙니다. 지난 7월 티켓예매때부터 문제를 일으켰던 이번 공연은 티켓 교환에서 다시 한번 문제를 일으키며 '정말 이렇게밖에 운영 못하나?' 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힘들게 팔찌 교환해서 마침내 공연장으로 입장!! 걱정과는 달리 꽤나 들어찬 공연장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Bon Jovi Live in Seoul 약간의 기다림 후 저녁 8시 7분. 조명이 꺼지고 마침내, 드디어, finally!! 그가 무대에 나왔습니다. 본 조비(Bon Jovi)... 저의 20년의 기다림이 마침내 이루어진 이 순간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나요. That's What the Water Made Me 와 함께 시작된 이번 공연은 사실 첫곡에서부터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과연 저 양반 공연끝까지 마칠 수 있을라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것이 냉정하게 보자면 그의 목소리는 이렇게 투어를 돌면서 공연을 하기에는 많이 힘들어보였습니다. 저음부분에서는 본 조비(Bon Jovi) 특유의 느끼하면서도 달콤한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지만 고음으로 넘어가면 이건...아..갑자기 눈물이..ㅠ.ㅠ 이게 공연을 보고있으면 자연스레 이런말이 나와요. '아~ 거 노래 좀 못하면 어때~~ 이렇게 멋진데~' 부족한 고음은 관중들의 함성으로 채워나가며 진정 밴드와 관객이 하나되는 공연이 있다면 그게 바로 이날의 공연이었던 것 같네요. 그런 우리들의 모습에 본 조비(Bon Jovi) 도 감동을 받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앵콜을 6곡이나 해가며 공연이 끝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주었습니다. 사실 본 공연의 마지막이었던 Keep the Faith 와 Bad Medicine 이 워낙에 신나고 화려했던 무대였던지라 앵콜 자체는 다소 루즈하게 진행된 감이 없지않아 있었는데 그마저도 마지막곡 Livin' on a Prayer 에서 모든것을 불태울 수 있었네요. 그렇게 모든 공연이 끝나고 저 역시 집에 돌아가고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아쉬움에 떠나지 못하는 관객들은 연신 Always 를 외쳐댔고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무대위로 다시 나온 멤버들과 이어서 실제로 울려퍼진 Always 의 멜로디... 다시 원래있던 자리로 뛰어가 그 무대를 보고있자니 괜시리 울컥해지더군요. 결국 우리의 힘으로 이곡을 받아냈어요. outro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공연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공연을 보고나니 저 역시 감회가 참 새롭더군요. 젊은시절 향수를 떠올리셨을 중년의 부부, 어린 아들, 딸들과 함께 찾은 아버지, 어머니들, 넥타이의 와이셔츠 차림으로 함께 모여 공연을 즐긴 죽마고우들까지 이 모두가 함께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하는것 자체가 바로 레전드라는 칭호를 받는 뮤지션들이 가진 힘인것 같습니다. Always 도 Always 지만 가장 좋아하는 In These Arms 까지 들을 수 있었기에 셋리스트에서도 전혀 불만이 없었고, 이래저래 평생 잊지못할 2015년의 가을밤이었습니다. |
출처: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라이오라~™
첫댓글 저도 기대안했던 in these arms 나와서 너무좋아서 미친듯이 따라불렀네요~ㅎㅎ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공연이었어요~^^
아..눈덮인바다님도 왔다가셨군요.
사실 in these arms 는 이전 공연에서도 항상 셋리스트에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에 서울공연에서도 당연히 해줄것이라 믿긴했지만
그래도 조마조마 했네요..ㅋㅋ
그가 고음에서 목소리를 못내더라도 마지막의 always 한 곡으로도 이번 공연의 가치는 충분했을거라 짐작.....
멋진 공연에 멋진 리뷰네요. 실제로 가볼순없었지만, 뭐가 눈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네요. 허허. 잘다녀오셨습니다. 부럽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