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원 665명의 KBS1FM 청취자(네티즌)가 뽑은 베스트 클래식 곡들이 선정되어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유니버설 뮤직에서 발매한 '네티즌이 뽑은 클래식 베스트 WE GET CLASSICS REQUESTS VOL.1.2'가 그것으로 우리 취향과 정서에 꼭 들어맞는 36곡이 1집과 2집에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KBS1FM 전문프로듀서 신광철은 이번 프로젝트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노래 속에는 그리고 음악 속에는
매듭이 살짝 풀린 실밥이 들어있습니다.
살짝만 잡아 당겨도 스르르 풀려 나오는 실밥.
그 실밥을 잡아당기면 올리 풀려 나오듯이
어떤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의 기억들은 한 오라기의 실이 되어
슬슬슬 풀려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던 추억의 장소와
그 음악을 함께 좋아했던 지나간 인연.
그리고 추억의 장소와 지나간 인연과 함께 했던
옛 시절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실밥의 끝을 이번엔 네티즌들이 잡아 당겼습니다.
네티즌이 선정한 클래식 36곡.
KBS1FM 개국 20주년이란 의미에
아주 특별한 의미를 더하면서 탄생된
이 서른 여섯 곡의 음악들은 우리들을
그 때의 행복과 아픔과 그 때의 고민으로
끌고 가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은밀한 까닭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한 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진행된 이번 조사는 그동안 우리들에게 사랑받아왔던 많은 클래식 레퍼토리를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클래식의 아름다운 향기를 'WE QET CLASSIC REQUESTS VOL.1.2'로 느껴 보도록 하자.
KBS1FM 개국 20주년 기념 네티즌이 뽑은 클래식 베스트 조사 결과
순위 작곡가.작품.연주
1 바흐:무반주 첼로 모음곡/피에르 푸르니에
2 라흐마니노프:피아노 협주곡 2번/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3 비발디:사계/기돈 크레머 & 클라우디오 아바도
4 차이코프스키: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정경화
5 베토벤:교향곡 9번 '합창'/빈 필하모닉, 칼 뵘
6 베토벤: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빌헬름 켐프 & 페르디난트 라이트너
7 쇼팽:녹턴/클라우디오 아라우
8 모차르트: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잭 브리머 & 네빌 마리너
9 쇼팽:피아노 협주곡 1번/클라우디오 아라우 & 엘리아후 인발
10 비탈리:샤콘느/에두아르드 멜쿠스
11 바흐:골드베르크 변주곡/트레버 피노크
12 모차르트:레퀴엠/BBC 심포니, 콜린 데이비스
13 차이코프스키:피아노 협주곡 1번/정명훈 & 샤를르 뒤트와
14 베토벤:교향곡 5번 '운명'/빈 필하모닉, 카를로스 클라이버
15 바흐: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아르투르 그뤼미오
16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빌헬름 박하우스
17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프리드리히 굴다 & 클라우디오 아바도
18 멘델스존: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헨릭 셰링 &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19 슈베르트:아르페지오네 소나타/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벤자민 브리튼
20 엘가:사랑의 인사/다니엘 리, 고든 백
순위 작곡가.작품.연주
21 그리그:페르귄트 모음곡/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 레이먼드 레퍼드
22 헨델:리날도중 '울게 하소서'/호세 카레라스
23 차이코프스키:교향곡 6번 '비창'/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24 쇼팽:즉흥환상곡/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25 슈베르트:피아노 오중주 '송어'/클리포드 커즌, 빈 필하모닉 현악사중주단
26 드보르작: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비톨드 로비츠키
27 모차르트:피가로의 결혼/베를린 도이치 오케스트라, 칼 뵘
28 헨델:메시아/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를 리히터
29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에밀 길렐스
30 슈베르트:현악사중주 '즉음과 소녀'/하겐 현악사중주단
31 슈베르트:연가곡집 '겨울 나그네'/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제랄드 무어
32 드보르작:첼로 협주곡 B단조/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33 마스카니: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아난드레아 가바체니
34 라흐마니노프:피아노 협주곡 3번
35 베토벤:교향곡 6번 '전원'
36 바흐:브란덴부르크 협주곡/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37 바흐:G선상의 아리아-관현악 모음곡 3번중 에어/무지카 안티쿠아 쾰른, 라인하르트 괴벨
38 리스트:사랑의 꿈
39 엘가:위풍당당 행진곡 1번/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쥬세페 시노폴리
40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 네티즌 투표결과에 의한 순위임.
※ 연주자가 표시된 36곡만 1집과 2집에 나뉘어 수록되어 있음.
VOL.1 CD 1
1 바흐: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G장조 BWV1007-전주곡(프렐루드)
오늘날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릴 만큼 무한히 넓고 심오한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는 바흐의 6편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리스트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만 할 첼로 음악의 모든 것이 집대성된 명작이다.
이 모음곡은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가 작곡된 1720년경 궁정악단 주자였던 페르디난트 아베르라는 사람을 위해 쓰여졌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는 대단히 뛰어난 재능을 지닌 첼리스트였던 것 같다.
그러나 이 걸작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13살의 어린 소년이었던 1889년 무렵 우연히 들른 고서점상에서 먼지에 쌓인 이 모음곡의 악보를 발견함으로써 이는 바흐 사후 200여년만에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후 카잘스는 이곡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과 연구를 거듭, 오늘날과 같이 연주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6편은 모두 당대의 모음곡에 등장하던 무곡 양식을 결합한 꼴인데, 모두 전주곡에서 시작하여 지그로 끝나는 6악장 구성으로 특히 3, 4, 5번이 유명하다. 1번 G장조의 악장 구성은 전주곡, 알망드, 쿠랑트, 사랑바드, 미뉴에트, 지그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전주곡은 16분 음표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자유로운 토카타 풍으로 한 옥타브 반에 걸쳐 꾸준히 반음계씩 상승하여 절정에 도달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박자표시가 없고 특정 리듬에 구속받지 않기 때문에 악장 가운데 가장 해석의 폭이 넓다.
2 베토벤: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 2악장
1809년 베토벤이 38세 때의 작품으로 그의 원숙기를 대표하는 최대의 걸작이다. 당시 베토벤은 빈의 성벽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는데 나폴레옹군의 공격을 받아 큰 혼란이 일어났었다. 베토벤은 지하실에 피신한 신세였지만 작곡에 태연히 열중했었다고 한다. 이 곡은 루돌프공에게 헌정되었다.
'황제'란 이름은 곡상이 장대하고 숭고하며 그 구성이 호탕함에 비추어 마치 왕의 품격이 있다고 하여 그와 같은 명칭이 생겼다. 말하자면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최고라는 뜻에서 그같이 불리어진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취급이 때로는 그 구성이 웅장하여 마치 교향곡을 연상케 하는 부분도 있다. 독주에 있어서도 마지막까지 관현악을 상대로 자기의 표현 수단을 피력했다.
2악장은 아다지오 운 포코 못소 B장조 4/4박자의 자유로운 변주곡 형식인데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운 느린 악장이다. 비애를 그의 자랑으로 삼을 만한 불굴의 정신과 그 침통한 감동 등은 듣는 이의 영혼을 깊게 자극한다.
3 비탈리:샤콘느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작곡가 토마조 비탈리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유일한 명곡이다. 단순히 비탈리의 '샤콘느'로 통하는 이 곡은 동시대 작곡가인 바흐의 '샤콘느'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시대에 알려진 모든 바이올린 기교를 실험하고 있으며, 정열적이면서도 어두운 주제와 풍부한 대비를 가진 변주의 교묘함이 이 곡의 인기의 요인이다. 그러나 곡중에 나타나는 화성의 대담함 때문에 낭만파 시대의 위작이 아닌가를 의심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샤콘느는 원래 라틴 아메리카에서 흘러들어온 춤곡을 바탕으로 17세기 스페인에서 유행한 4분의 3박자의 춤곡이었는데, 그것이 변주곡 형태로 발전하여 바로크 시대의 중요한 음악 형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비탈리의 '샤콘느'는 비탈리가 당시 시대 스타일을 따라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곡으로 작곡한 것으로 곡의 네 마디 기본 베이스 음형은 'g-F-E flat-D'이다. 이 음형은 곡 전체를 지배하고, 바이올린의 상성부는 그 위에 주제의 변주를 쌓아 올린다. 주제가 바뀔 때마다 느껴지는 고양감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4 베토벤:교향곡 5번 '운명' - 1악장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 중에서, 아니 모든 교향곡 중에서 이 작품만큼 만인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른바 운명의 동기라고 하는 제1악장 제1테마의 4음은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라는 데서부터 이상한 감을 전달한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정신이며 새로운 음악의 세계이기도 하다. 본래 이 곡은 교향곡 제3번의 완성 직후에 착수했지만 일시 중단하고 교향곡 제4번을 먼저 완성했던 것으로, 1803년부터 1808년 초까지 작곡한 것이므로 완성하기까지 5년이 걸린 셈이다. 그의 불굴의 투지는 모든 고난과 공포와 비극을 극복하고서 마침내 승리의 개가를 구가하는 자신의 이념을 여기서 잘 표현해 내었다. 1808년 12월 22일 안 데아 빈 극장에서 초연하였으며 그의 후원자였던 로브코비쯔 공작과 라주모프스키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제1악장은 알레그로 콘 브리오 c단조 2/4박자 소나타 형식인데 첫머리에 현악기와 클라리넷이 힘차게 제1테마를 연주한다. 이 테마가 제1악장 전부를 지배하며, 모든 것이 여기서부터 생긴다는 감을 갖게 한다. 심각하고 강렬한 느낌이 나는 의미심장한 악장이다.
5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 op.125 K.466 - 2악장
1785년 2월 10일에 작곡한 곡으로 모차르트의 많은 협주곡 중에서도 낭만적인 색채를 띤 걸작으로, 풍부한 정서로 인해 첫손에 꼽히는 곡이다. 음악 내용의 골자는 주로 관현악으로 되어 있으며, 그것이 피아노의 눈부신 기교로 장식되며, 또 양끝의 악장이 주관적으로 근친 관계에 있어서 유기적인 조화를 유지하고 있다. 베토벤은 특히 이 곡을 가장 즐겨 연주했다고 하며 카덴짜까지 적어 넣은 것이 남아 있다.
제2악장은 로만쩨 Bb장조 2/2박자의 서정적인 가요 악장으로 화려한 분산화음을 연주하는 중간부와 더불어 세도막 형식을 구성한다.
6 차이코프스키:교향곡 6번 '비창' 4악장
차이코프스키 최대의 걸작인 이 제6번 교향곡 '비창'은 1893년 10월 28일,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그의 말대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일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그의 작품 중 가히 최고의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이 표제를 처음에는 동생인 모데스트가 '비극적'이란 말로 생각해냈으나 차이코프스키는 이에 응하지 않았서 다시 동생이 '비창'이 어떠냐고 하자 차이코프스키는 좋은 표제라고 동의하면서 악보에 그 같이 써 넣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그 당시 인생에 대한 절망감이 더욱 심해졌기에 이 작품에는 구제될 수 없는 번민이 잠재되어 있다. 여기에는 끝없는 비탄과 격정, 그리고 인간에 대한 동정을 담았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세상에 잠재되어 있는 모든 고민과 비애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제4악장 피날레는 아다지오 라멘토소 b단조 3/4박자 세도막 형식인데, 슬픈 탄식과 절망을 나타낸, 그러나 아담한 악장이다. 흔히 교향곡의 4악장은 쾌활하게 끝나지만 여기서는 아주 무거운 기분으로 비창한 감을 느끼게 한다. 첫머리에 나타나는 단념할래야 단념할 수 없는 한없는 탄식의 제1주제가 현악기로 연주된다. 이것이 고조된 후 느린 중간부로 옮겨지며 얼마 후 제2주제가 나타난다. 코다가 지나면 제2주제가 무한한 적막감이 감도는 마치 '비창'의 제목과 잘 부합될 만한 여운을 남기며 조용히 끝난다.
7 바흐:G선상의 아리아/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 2악장 에어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은 바흐가 작고한지 약 100년 후에 멘델스존의 수중에 들어오게 되어 라이프찌히 게반트 하우스에서 연주되면서 유명해진 곡이다. 지금 사용되는 것은 다비트의 편곡인데 편성은 2개의 오보, 3개의 트럼펫과 팀파니, 거기에 2개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쳄발로를 사용했다.
'G선상의 아리아'는 관현악 모음곡 3번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곡으로서, 정식 명칭은 단순히 아리아(Air)로 되어 있다. 현악기만이 연주를 하는데, 제1바이올린이 멜로디를, 제2바이올린이 이에 응답하며 비올라가 내성을 연주한다. 에어란 가요라는 뜻이 아니라 옛날에는 노래하며 춤을 추었다고 하니 이 역시 무곡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두도막 형식의 아름다운 선율인데, 후에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트 빌헬미의 편곡으로 G선만을 연주하도록 해 'G선상의 아리아'로 불리어진다.
8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 2악장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베토벤의 이 소나타는 그 자신에 의해 제목이 붙여졌다. 이 곡은 1798에 쓴 초기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걸작에 속한다. 여기서 비창은 슬프다기 보다는 오히려 정열내지는 감격을 의미한다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비애에 찬 기분도 없지는 않지만 감동적이고 정열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이 작품의 출판은 1799년에 되었으며 카를 리히노프스키 공작에게 헌정되었다.
제2악장은 아다지오 칸타빌레 Ab장조 2/4박자로 서정적인 기분이 넘치는 느린 악장이다.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도 이 이상 깊이 있고 엄숙하며 아름다운 곡은 없다고 평하는 이도 있다. 제1부는 3성으로 썼는데 극히 아름다운 주제로 시작된다. 이것은 변주 반복되어 4성으로 된다. f단조에서 새로운 선율이 나타나며 다시 으뜸조로 테마가 복귀한다. 중간부는 ab단조의 주제로 시작된다. 제3부는 으뜸조인데 중간부에서 넘어온 3잇단 음표는 그대로 계속되며 그 위에 주제가 연주된다. 코다는 짧지만 만족할 만한 표정으로 끝난다.
9 슈베르트:겨울나그네 - 5.보리수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는 1828년에 출판된 2번째의 가곡집으로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전부 24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연으로 고독해진 젊은 사나이가 일체의 희망을 잃고 절망한 나머지 눈보라치는 겨울에 방황하는 모습을 극히 영탄적으로 묘사한 로맨틱한 작품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빙상과 삭풍을 무대로 하여 주인공의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곡집은 그가 빈곤과 신병으로 인하여 대단히 침울한 상태에서 씌어진 것으로 시의 내용에 공감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친구는 "그에게 정녕 겨울은 시작되었다"라고 말했었다.
<겨울나그네>중 다섯 번째 곡인 '보리수'는 E장조 3/4박자로 전곡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성문 앞 보리수 아래에서 단꿈에 잠기던 지난 날을 회상하는 나그네의 쓸쓸한 추억을 노래하고 있다.
10 헨델:메시아 - 42.할렐루야
헨델의 대표작이자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연주되고 즐겨 감상되는 오라토리오의 대명사인 이 '메시아'는 1742년 4월 23일 더블린에서 초연되었다. 메시아란 말은 구세주라는 뜻이나 본래는 기름을 부은 자란 뜻인데, 그것이 다시 신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자 혹은 괴로운 자를 해방하는 자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 작품이 런던에서 초연되었을 때는 영국왕 조지2세도 참석했는데, 할렐루야가 나올 무렵에는 감격한 나머지 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왕을 따라했는데, 그 뒤로 이 곡이 연주될 때마다 청중들이 기립하는 전통이 생겼다.
'메시아'는 전54곡의 레치타티브, 아리아, 합창을 통해 예수 탄생에 대한 예언, 탄생, 죽음과 부활을 노래했으며, 가사는 성서에서 발췌하였다. '할렐루야'는 '메시아' 2부 마지막에 나오는 곡으로 가장 극적이고 규모가 큰 합창곡이다. 장중한 현악기의 도입에 이어 합창단이 힘껏 그리스도의 영광을 찬양하고 분위기는 고조된다. 각 성부가 복잡한 대위를 이루다가 후반부에 합쳐지는 구조는 헨델이 합창 음악에서 즐겨 사용한 작곡법이다.
CD 2
1 비발디:사계 중 가을 1악장 알레그로
비발디의 <사계>는 가장 널리 알려진 클래식 음악일 것이다. <사계>는 바이올린 협주곡 op.8의 No.1-4곡을 함께 묶어 일컫는 곡으로 4부작의 치클로스로 되어 있으며 각 곡에는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어서 사계의 변화하는 풍물을 노래한 소네트(14행시)에 의해서 표제음악적으로 묘사된 것이다. 사계절의 각 첫 부분에 프로그램이 되는 소네트가 걸려 있는데, 악식으로서는 모두 3악장의 협주곡이며, 편성은 솔로 바이올린과 현악 합주와 콘티누오뿐이다.
제3곡 '가을'은 가을의 결실을 표제음악적으로 다룬 것으로 제1악장 알레그로 F장조는 '마을 사람의 춤과 노래'로서 무뚝뚝한 농민의 춤을 연상케 하는 합주 주제로 개시, 이것이 여러 가지로 형을 바꾸어 전개하여서 바커스(Bacchus)처럼 술을 마신 주정뱅이가 나타났다간 이내 잠들어 버린다(라르겟토의 바이올린 솔로). 그리고 다시 힘찬 춤은 계속된다.
2 바흐:골드베르크 변주곡-1.아리아
하나의 주제, 이어지는 서른 세 개의 변주, 주제의 재등장으로 구성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라이프찌히에서의 바흐의 만년을 장식하는 클라비어 곡의 걸작이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것은 통칭이고 바흐가 이 곡에 붙인 본래의 명칭은 '여러 가지 변주를 가진 아리아'였다. 보통 말로 나타내면 '아리아와 변주'라고 말할 수 있다. 바흐가 일찌기 작센공으로부터 궁정 음악가의 칭호를 받으려 했을 때 그 중개의 노고를 한 것이 헤르만 칼 폰 카이저링크 백작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을 모시고 있던 클라비어 주자 요한 테오필 골드베르크가 이 사람을 통하여 백작으로부터 작곡의 의뢰가 있어 완성한 것이 바로 이 곡이다. 골드베르크는 단찌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백작의 보호 아래 음악을 배우고, 빌헬름 프리이데만 바흐에 사사한 일도 있었고 그 후 바흐로부터도 가르침을 받았는데, 클라비어 연주에 뛰어났었던 것은 이 변주곡을 그가 연주한다는 전제 아래 바흐가 작곡했다는 사실로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주제로 사용되고 있는 아리아는 1725년의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연습곡집> 제2권 속에 있는 것으로, 16마디 씩으로 된 2부분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꾸밈음이 풍부한 사라방드 풍의 G장조곡이다. 저음 선율은 긴 음표로 단단히 지속되도록 되어 있으나, 부분적으로는 음형적인 변화도 받고 있다.
3 모차르트:피가로의 결혼 서곡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의 작가 보마르세의 희곡을 원작 삼아 1786년에 작곡된 4막의 오페라 부파(Buffa)이다.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모차르트의 재치와 유머를 자유자재로 경묘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표현한 곡이다. 이 서곡에서는 어느 한 오케스트라 중의 주제나 동기를 사용함이 없이 그 분위기의 묘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곡은 소나타 형식으로 씌어져(프레스토 2/2), 현악기의 유니즌에 의해 속삭이듯 질주하는 pp의 제1주제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개시된다. 모차르트는 이 빠르기에 대해서 아무리 빨라도 빠르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제1주제로 빈틈없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피가로를 연상케 하고 분주하며, 침착치 못한 극의 내용을 짐작할 수가 있다. 명랑하고 솟아 오르는 듯한 분류 속에서 비실비실 웃는 소리를 듣고(오보), 혹은 질투하는 듯한 소리를 듣는다(베이스). 제1주제(A장조)도 힘찬 액센트와 안정되지 못한 어수선함을 나타내어, 서정이라든가 감상 같은 것은 일체 주제 속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질주하는 사이에 서곡은 끝난다.
4 슈베르트: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 2악장
1824년에 완성된 '죽음과 소녀'는 제2악장의 변주곡 테마에 그의 유명한 가곡 '죽음과 소녀'의 멜로디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말년의 작품으로, 그가 병에 걸려서 죽음을 직시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사상을 이와 같이 음악으로 표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자유로운 악기 사용, 샘솟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 등으로 보아 그의 천재적인 기질이 유감 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제2악장은 안단테 콘 모토 g단조 2/2/박자로 슈베르트의 유명한 가곡 '죽음과 소녀'의 멜로디를 테마로 사용하여 6개의 변주와 코다로 구성되어 있다. 죽음의 신은 소녀를 자기의 제물로 삼으려 하는데 소녀는 아직 자기가 젊으니 제발 다치지 말게 해달라고 간청하지만 너를 내 품에서 편히 쉬게 해 주겠노라고 대답한다. 이 변주곡 형식은 음악은 모든 범위에서 가장 영감적인 것이라고 슈만은 평한 바 있다.
5 드보르작: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3악장
현대 체코의 국민적 작곡가 드보르작은 51세 때 뉴욕에 있는 국민 음악원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 간 일이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교수와 작곡가로 3년간 활약하였는데, 그 유명한 <신세계 교향곡>, <아메리카 현악 4중주곡>과 이 <첼로 협주곡>을 함께 작곡하여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므로 이 협주곡은 그의 원숙기에 속하는 작품으로 그 규모의 장대함과 곡상의 독창성으로 인해 유명한 곡인데 멜로디에 있어서나 화성적 또는 구상에 있어, 당시 그가 열중했던 아메리카 인디언과 흑인의 민요 등을 넣어 이를 예술화한 것이다. 그리고 보헤미아 민요 음악의 특성을 나타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는 첼로에 대한 지식도 있었지만 당시 뉴욕에서 빅터 허버트라는 첼리스트의 명연에 감동을 받은 나머지 이 곡을 작곡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작품의 구성은 모차르트가 만들어 놓은 근대 협주곡의 형식, 다시 말하면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 반주를 대조시킨 협주곡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첼로가 노래하는 폭넓은 남성적 위엄도 느낄 수 있다.
제3악장은 알레그로 모데라토 b단조 2/4박자의 론도 형식인데 소박한 정력과 진기한 북방적인 이국 정서에 찬 기분이 나타나 있다. 젊은 감정과 정열을 볼 수 있으며 보헤미아의 민속 무곡풍인 선율을 중심으로 하여 중간 중간에 제1악장과 제2악장의 테마들이 혼합되어 얽혀진 색다른 맛이 흐른다. 스케일이 큰, 그러나 용의주도한 작곡자의 의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6 바흐: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D장조 - 1악장
1712년 이래 바흐는 6곡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이름과 같이 브란덴부르크 후작인 크리스티안 루드비히(1677-1734)에게 헌정되었다. 그는 음악 애호가이며 또 협주곡의 수집가였는데 자기 집에 우수한 사설 악단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악단의 연주를 위해 바흐에게 이 협주곡을 의뢰했다.
바흐는 2년 후에 이 곡을 작곡하여 프랑스어의 증정문과 함께 당시 베를린에 있던 그에게 바쳤다.
이 합주 협주곡(Concerto Grosso)은 수 개의 독주 악기의 그룹과 현 오케스트라 혹은 현과 소수의 관악기로 된 그룹 등이 서로 문답하면서 연주된다. 이 6곡의 협주곡은 바흐가 쓴 작품 중에서 규모가 큰 것으로 고전 양식에 의한 협주곡 중 최고의 발전을 보여 준 것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제5번 D장조 BWV-1050은 플루트, 바이올린, 각 1개와 쳄발로를 독주부에 넣었다. 보조적인 합주군은 현악 5부로 되어 있고 여기서 쳄발로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이다.
제5번 제1악장은 알레그로 D장조 2/2/박자로, 힘차고 화성적인 주제가 바이올린에, 그리고 다음 주제는 전후 2부로 나누어 나타난다. 이것이 이 악장의 골자이며 제1부분은 주제의 발전과 모방적인 진행이고 제2부분은 쳄발로가 활동하는 부분이다. 독주 바이올린의 주제는 플루트를 모방하면서 합세해 나간다. 그 후 새로운 간주곡의 화려한 카덴짜가 지난 뒤 첫 주제가 주도되어 끝난다.
7 베토벤:교향곡 9번 '합창' 4악장(후반)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은 쉴러의 '환희에 부침'이란 시에 의한 합창이 있는 교향곡이다. 흔히 이 곡은 <코랄 심포니(Choral Symphony)>라 부르는데 이 곡은 베토벤의 고향인 본 시대부터 착상하여 1798년의 작곡 스케치북에 이 시의 일부가 멜로디와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1822년 10월 10일 런던 필하모니 소사이어티로부터 교향곡 작곡의 청탁을 받은 것이 이 작품을 실현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 마침내 이 거작은 1823년 말경에 완성되었는데 무려 31~2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리하여 인류 최고의 예술 작품은 1824년 5월 7일 빈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이 때의 실질적인 지휘는 미하엘 움라우프가 담당하였고 악장은 슈판치히 등이었다)
'합창'은 베토벤의 평생의 열정을 불태운 대작으로 그의 예술성의 숭고함과 경이로움이 잘 나타나 있는데 이 음악 속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공감과 그의 해석, 말하자면 그의 철학인 동시에 인생관이 피력되어 있다. 4악장 '환희의 송가'는 9번 교향곡의 압권으로 칸타타 형식이다. 후반부에 주제가 완성되고 그 주제로부터 합창단의 푸가 악구가 등장하면서 인생을 긍정하는 기쁨의 세계관을 고조하는 클라이맥스로 끝난다. 그의 음악이 한 걸음 전진하면 아무래도 성악적인 것으로 된다. 다시 말해 음향만으로는 충분한 뜻을 나타내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었나보다. 이 교향곡의 궁극적인 숭고한 면은 바로 이 4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VOL.2 CD 1
1 라흐마니노프: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걸작으로 널리 연주되는 이 작품은 1899년부터 1901년에 걸쳐 작곡된 명곡이다.
그는 4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는데, 그 중 2번과 3번이 널리 연주되고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26세 때부터 얼마 동안 신경 쇠약에 걸려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고통스런 생활을 했는데 친구의 권고에 따라 다알 박사의 이른바 암시 요법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박사는 매일 그를 자기의 진료소에서 어떤 암시를 주었다.
"당신은 이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그것은 대단히 훌륭한 것이 될 것이다."라는 박사의 말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시 펜을 들어 이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 작품을 다알 박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바쳤다.
1901년 10월 27일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피아노 독주로 초연하였는데, 1904년에 이 작품은 글린카 상을 받게 되어 500루블을 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일반에게 친숙한 통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긴장되고 힘찬 그러나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협주곡이다.
제2악장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E장조 4/4박자의 세도막 형식인데, 극히 느린 템포의 가장 아름다운 악장이다. 꿈을 보는 듯이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이라고 하겠는데 라흐마니노프의 다성부의 음악에 대한 역량과 오케스트라의 취급에 대한 천재적인 재능을 과시한 악장이다.
2 슈베르트: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슈베르트의 A단조 소나타 D.821은 지금은 사라진 악기인 아르페지오네와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작품이었다.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던 슈베르트는 1824년 여름 에스테르하지 일가와 함께 제레스로 왔는데 이곳에서 그는 모처럼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작품 중 흥겨운 정취가 풍부하게 배어있는 <현악사중주곡 a단조>와 본 곡 '아르페지오네 소나타'가 바로 이곳에서 작곡되었다.
아르페지오네는 원래 1823년 빈에서 슈타우퍼라는 사람이 발명한 악기이다. 생김새는 바흐시대에 쓰인 비올라 다 감바와 비슷한 모양으로 6개의 현을 지니고 있어 기타 첼로라고도 불렸는데 불행하게도 세상에 나온지 얼마 안되어 그다지 사용되지도 않은 채 관심밖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슈베르트는 악기가 나온 이듬해인 1824년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3악장 구성으로 된 소나타를 만들었는데 이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유일한 이 악기용 연주곡이다.
오늘날에는 아르페지오네 대신 첼로나 비올라로 연주된다. 원래 아르페지오네는 현재의 첼로보다 피치가 높았기 때문에 첼로로 연주할 때는 고음부의 처리와 급속한 패시지 처리가 상당히 까다롭고 리듬에 변화를 주기에도 매우 힘들다.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는 피아노가 애상에 젖은 A단조 주제를 아다지오로 연주하고 9마디 뒤에 첼로가 같은 멜로디를 받으면서 시작하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으뜸 음계는 단조지만 전체적인 색조는 밝은 편이며 제1악장의 경쾌한 제2주제가 전곡을 지배한다.
3 슈베르트:피아노 오중주 '송어' 4악장 - 주제와 변주
1819년, 슈베르트가 22세 되던 해에 완성된 이 곡은 오스트리아 서북부를 여행하였을 때, 광산업자이며 첼로를 연주하는 음악 애호가 바움 가르트너의 청탁에 의해 작곡한 것이다. 이 곡은 그 전에 쓴 가곡 '송어'의 멜로디를 테마로 하여 변주곡을 쓴 것으로 악기 편성은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되어 있다.
제4악장은 안단티노 D장조 2/4박자의 주제와 변주곡인데, 가곡 '송어'의 멜로디를 테마로 한 6개의 변주곡으로 애착을 느끼게 하는 악장이다.
4 차이코프스키: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1악장
차이코프스키는 안토니나와 이혼한 후 1877년 겨울부터 1878년 겨울에 걸쳐 스위스와 이탈리아 등지로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여행을 하였는데, 이 여행 덕분에 그는 정신적 안정을 이룰 수 있었고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라는 명작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이 협주곡을 당시 페테르스부르크 음악원의 바이올린 교수였던 레오폴트 아우어에게 바쳤는데 아우어는 이에 대해 기술상 연주불능의 난곡이라 하여 연주를 거부하는 등 초연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오늘날에 와서는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사상 최고의 걸작품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 작품의 특색은 바이올린 독주의 눈부신 근대적 연주 기교를 충분히 발휘했으며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그 풍부하고 색채적인 면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종래의 협주곡보다 신선한 맛을 첨가했음은 물론 러시아의 민요를 가미한 지방색과 그가 지닌 독특하고 애수에 젖은 아름다운 선율 등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독창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아우어 교수에게 바쳐졌지만 후에 이것을 초연해 준 아돌프 브로즈키에게 헌정되었다.
5 베토벤: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1악장
베토벤의 32곡의 소나타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다. '월광'이라는 명칭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라 비평가 렐시타프가 이 작품의 제1악장을 가리켜 스위스의 르쩨른 호반의 달빛이 물결에 흔들리는 조각배와 같다고 비유하여 이야기한데서 생긴 말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제1악장을 자유로운 환상곡풍으로 작곡했다는 것이며 제3악장이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곡은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헌정되었는데 그녀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로 두 사람 사이에는 여러 가지 염문이 전해지고 있다.
제1악장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C#단조 2/2/박자로 구조는 환상적이며 단순하다. 대체로 보아 세도막 형식으로, 첫머리의 서주에 뒤이어 제1테마가 약하게 나타난다. 중간부는 제1주제에 의한 것이며 제3부는 으뜸조의 제1테마에 뒤이어 제2테마가 C#장조로 돌아간다. 코다는 기본적인 모티브를 낮은음으로 해서 느린 리듬으로 계속되다가 끝나게 된다.
6 엘가:사랑의 인사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널리 알려진 엘가는 영국적인 수준 높은 음악을 작곡함으로써 영국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군림하였다. 그의 작품은 고전 양식을 존중한 낭만파 계통에 속하며 특별히 신기한 면은 적을지 모르나 장엄하고 아름다우며 풍부한 창의성이 깃들여져 있다. 엘가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인 곡은 의외로 아름다운 소품인 이 '사랑의 인사'인데 1888년 사랑하던 앨리스 로버츠를 위해 작곡되었다. 가요 형식으로 4분 남짓 지속되는 선율은 지극히 애잔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곡은 이듬해 출판업자에 의해 오늘날 불리는 프랑스어 로 타이틀을 달았는데, 그 다음부터 더욱 인기가 높아졌고 엘가와 앨리스는 결혼하여 부부가 되었다. 원래 피아노 독주용곡이었으나, 곡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오늘날은 셀 수도 없이 많은 편곡이 생겼다.
7 마스카니: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시칠리아의 저명한 작곡가 지오반니 베르가(Giovanni Verga 1840-1922)의 원작을 번안한 것인데, 토제티(Tozzetti)와 메나시(Menasci)의 각본으로 된 1막의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는 비록 8일 동안에 작곡한 1막 2장의 짧은 작품이지만 풍부한 극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음악 또한 아름답다. 극에서 보는 국면의 진전과 음악에서 듣는 서정적인 선율 등은 필연성이 구비되어 있으며 바그너의 악극의 혁명적인 취급과도 방불한 점을 찾을 수 있다. 멜로디의 아름다움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을 따랐으나 거기에 결부된 근대적인 하모니와 악기의 사용법 등을 볼 수 있다.
간주곡은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로 인해 고금을 통해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인데 극의 절정 직전에 연주됨으로써 긴장을 다소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극 초반부에 나오는 합창 선율을 이용한 F장조의 주제가 현의 크레센도로 점증하며 감동의 클라이맥스를 연출한다.
8 쇼팽:즉흥환상곡 Op.66
쇼팽의 즉흥환상곡 C#단조 Op.66(유작)은 세도막 형식으로 쇼팽이 파리에서 작곡한 곡이다. 이 곡은 매우 감미롭고 매력적인 곡으로 생전에는 이 곡을 자신의 악보 사이에 끼우고 다니며 출판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아꼈기 때문에 그가 죽은 후에야 출판되었다. 센티멘탈하다는 평도 있지만 복잡한 리듬에 신선한 요소도 들어 있는 곡이다.
9 차이코프스키:피아노 협주곡 1번 3악장
차이코프스키는 모두 3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는데 그 중 이 작품이 가장 유명하여 그의 피아노 협주곡 하면 자연히 이 곡을 연상케 된다. 이 곡은 1875년 그가 35세 때인 4월에 완성되었는데,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을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에게 바치려 했으나, 그가 이 작품에 대해서 혹평을 가하면서 냉담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한스 폰 뷜로에게 헌정했다. 그리하여 한스 폰 뷜로는 1875년 10월 25일 미국의 보스턴에서 그의 지휘로 세계 최초의 공연을 하여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는데 루빈슈타인도 나중에는 이 곡을 즐겨 연주하게 되었다.
사실 이 곡은 연주하기 힘든 화음과 겹음, 그리고 옥타브의 패시지가 많은 것과 무겁고 둔한 점 등으로 인해 차이코프스키 자신이 피아노의 기교에 정통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배후를 일관하는 웅대한 악상은 외면적으로 기교적인 난점을 감싸 주고도 남음이 있는데, 이는 분명히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이 그의 작품을 대표할 만한 걸작에 속한다.
제3악장은 알레그로 콘 푸오코 Bb단조 3/4박자 론도 형식인데 눈부시게 정열적이며 야성적인 정취가 흐른다. 슬라브 무곡과도 같이 선이 굵은 테마가 나타나고 민족적인 제1주제가 피아노에 나타난다. 계속 바이올린의 주제에 의한 가요풍의 제2주제가 Db장조로 나타난다. 이 주제는 종결부 앞에서 악식에 따라 Bb장조로 다시 반복되는데, 이것이 고조되어 빛나는 클라이맥스를 이룬 후 곡은 그대로 코다에 들어가 활기차고 깊은 감명을 주면서 끝을 맺는다.
CD 2
1 쇼팽:녹턴 2번
쇼팽은 녹턴이라는 피아노곡을 모두 21곡 작곡했는데, 보통 녹턴집에 수록된 것은 19곡 뿐이다. 그는 이 음악 형식의 창시자로서 반생을 러시아에서 지낸 영국의 존 필드(John Field 1782-1837)의 작품 형식을 답습하여 꿈을 꾸듯이 조용한 선율로 작곡하였다. 반주는 페달의 효과를 살려 쇼팽의 독특한 섬세함과 서정성을 특성으로 하여 이를 극도로 예술화시켰다. 녹턴이란 본래 옛날 교회에서 밤의 기도서를 낭송하기 전에 행하는 기도의 노래였는데, 고요한 밤의 정취를 노래한 서정시곡이지만, 때로는 이 곡의 전체적인 특징인 여성적인 섬세하고 부드러운 것과는 달리 극적이고 웅대한 작품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감상적이고 무하한 우수가 잠재해 있으며 대부분 주부가 중간부를 사이에 두고 재현되어 진행하는 세도막 형식으로 작곡된 작품이 많다.
제2번은 Eb장조 안단테 12/8박자. 론도풍의 형식인데 쇼팽의 녹턴 중에서는 특유한 것으로 감상적인 선율에 기품이 있고 친숙해지기 쉬운 곡이다. 간단한 두도막 형식의 가요조이지만 으뜸 선율이 Bb조의 제2테마에 의해 이에 응답한다.
2 모차르트: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2악장
모차르트가 클라리넷을 위해서 쓴 협주곡은 단 한 곡 밖에 없으나 이 곡은 1791년 10월, 그가 죽기 2개월 전에 작곡한 곡으로 그의 최호의 협주곡이기도 하다. 종래의 형식에 따른 3악장의 협주곡이긴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전혀 비교도 안 될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클라리넷이 지닌 음색의 특성을 잘 살렸고, 또 음역을 극한까지 넓혀 연주상의 테크닉을 충분히 구사한 점도 아주 멋지다.
제2악장은 아다지오 A장조 3/4박자로 클라리넷이 종횡무진하게 활약하는 활기찬 론도이다.
3 쇼팽: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쇼팽은 관현악곡을 비교적 적게 썼는데, 그 중에 낭만주의 카논 식의 아주 화려하고 아름다운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이 있다. 그 중 1번은 1830년 8월 21일에 완성되었는데 쇼팽이 마지막으로 조국을 떠날 때 쓴 것이다. 20대의 작품으로서 오케스트레이션이 다소 빈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음악적인 천분을 보인 걸작이다.
제2악장은 로만쩨 라르겟토 E장조 4/4박자로, 쇼팽은 이 악장을 아름다운 봄날, 으스름한 달빛의 명상이라고도 했다. 달콤하고 도취적이며 서정적인 악장으로 조용하고도 우울한 기운이 감돈다.
4 모차르트:레퀴엠 중 라크리모사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미사인데 "안식..."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이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청탁한 사람은 1세기가 지난 후에야 알려졌는데, 발제크라는 백작이 그의 아내의 기일(忌日)에 이를 자기의 작품으로 발표하기 위해 이름을 비밀에 붙였다. 그렇지만 작품은 미완성으로 남았으며 그의 제자 쥐스마이어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1793년 12월 14일 빈에서 초연되었다.
제3부의 마지막 곡인 '라크리모사'는 '눈물의 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작곡가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대목이다. 라르겟토 d단조 12/8박자로 흐느끼는 듯한 선율의 비애감이 가슴을 자극한다.
5 바흐: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중 파르티타 2번 5악장 샤콘느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 6편 중에서 2번이 가장 유명한데, 샤콘느가 붙어 있는 파르티타 제2번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곡의 제5악장 샤콘느는 d단조 3/4박자로 16세기 스페인 등지에서 생겼다는 3박자의 춤곡인데 여기서는 클라이맥스에 이른 감이 있다. 바흐의 풍부한 환상과 깊은 감정, 격조 높은 품위에 짜임새 있는 기교가 담겨 있는 곡으로, 당당한 테마는 위엄있는 장중한 것으로서 30회 가량 변주 반복한다. 이 샤콘느는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편곡되어 즐겨 연주된다.
6 멘델스존: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1악장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는 그가 평생 동안에 남긴 모든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며, 가장 널리 애창되는 명곡이다. 이 협주곡에서는 형식상 약간 새로운 창의가 엿보이는데 즉, 전3악장이 연속적으로 연주되며 낭만주의 시대의 단악장 협조곡에서 한 발짝 진보했다는 것이 그 하나이며, 제1악장의 독주 카덴짜가 재현부 다음에 연주되는 관례를 무시하고 전개부 다음에 둔 것이 그 하나이다. 그러나 악식적으로는 대단히 명료하게 3개 악장이 구분되어 있으나, 각 악장 사이에는 획기적인 주제적 연관성도 별로 볼 수 없으며, 또 악식적으로도 고전 형식에서 한 발짝도 전진한 것이 아니다.
제1악장은 알레그로 몰토 아팟시오나토 E단조 2/4박자로 정열적인 악상 표시는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우아한 주제가 가요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가요풍의 제1주제에 대해서 제2주제 G장조는 더욱 서정적인 가요 주제를 배치하고 바이올린의 화려한 음형이나 패시지는 관현악의 주제 연주를 도와 주며, 악구와 악구의 접속에 쓰여지며, 어디까지나 감미로운 '노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제1주제는 종지 화음으로 맺어짐이 없이 단순한 조바꿈 처리로 부지 불식간에 제2악장의 안단테로 인도된다.
7 그리그:페르귄트 모음곡 2번 중 '솔베이지의 노래'
북구의 쇼팽이라고 불리는 그리그는 북유럽의 어두운 면과 서정적인 멜로디를 통해 고전적인 구성으로 국민 음악을 위해 전생애를 바친 노르웨이의 저명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다. 그런데 그리그의 음악은 서정적이어서 극음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자신도 생각하여 입센의 환상 시극 <페르귄트>를 작곡함에 있어서도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입센의 위촉을 받아 무대 음악으로 이 곡을 작곡하였는데 아주 명작이다. 이것은 처음에 피아노 2중주 형식으로 출판되었다가 후에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었는데, 이 극음악은 5곡의 전주곡을 비롯하여 행진곡, 무곡, 독창곡, 합창곡 등 모두 2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리그는 후에 이 극음악 중에서 가장 우수한 4개의 작품을 뽑아 제1모음곡으로 하였으며 우헤 다시 4곡을 선정하여 제2모음곡으로 하였다.
모음곡 2번 마지막에 나오는 '솔베이지의 노래'는 A장조 2/2박자로 너무나도 유명한 이 멜로디는 이 극에서 세 번 나타난다. 꿈을 그리면서 헤매이던 몽상가 페르귄트는 기쁨과 슬픔이 얽힌 오랜 여정을 마치고 지치고 늙은 몸으로 고향의 오막살이로 돌아오게 되는데, 백발이 된 솔베이크는 페르귄트와 만나게 된다. 그는 자기를 위해 정조를 지켜 준 그녀의 무릎에 엎드려 평화스런 죽음을 맞게 된다. 부인의 영원한 순정을 노래한 것이 바로 이 명곡이다.
8 헨델:<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는 헨델의 수많은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를 통틀어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리아이다. 헨델에게 런던에서의 첫 성공을 안겨 주었던 작품인 오페라 <리날도>의 2막에 등장하는 노래이다. 처연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멜로디 때문에 사랑을 고백하는 여인의 노래를 알기 싶지만 실상은 마법사인 아르미다 앞에 끌려 온 리날도의 약혼녀 알미레나가 자신을 유혹하는 아르미다의 연인 아르간테에게 "나는 리날도를 사랑하고 있으니 제발 날 내버려 두라"라고 애원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영화 '파리넬리'에 삽입되면서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호세 카레라스처럼 테너가 부르기도 하나 원곡은 소프라노가 부른다.
9 드보르작: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드보르작의 가장 유명한 교향곡인 9번 '신세계로부터'는 드보르작이 뉴욕의 음악원장 자리를 맡아 체류하던 1893년에 작곡되었다.
이 곡은 미국의 니그로와 인디언의 음악을 아름답게 다듬어 냈다는데 한층 매력이 있다. 또한 작품의 본질적인 가치에 있어서 즉, 이 작품 중에 넘쳐 흐르는 강한 인간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성공요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제4악장은 알레그로 콘 푸오코 e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으로 힘찬 서주부가 있은 후에 제1테마는 트럼펫과 혼이 강하게 제1테마를 연주한다. 행진곡풍의 억양을 가진 발랄하고 생기에 찬 곡이다. 클라리넷이 연주하는 서정적인 제2테마가 나타나는데, 그러나 이 조용함은 곧 열광적인 무도풍의 선율에 의해 사라지며 이에 3개의 짧은 부테마가 나타난다. 모두 거친 기분이 나는 슬라브풍의 무곡이다. 제시부나 작은 코다를 지나 발전부로 들어가는데, 발전부는 제1테마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서 제1악장의 제1테마와 제2악장의 테마를 가해 제3악장의 스케르쪼의 테마 등을 상기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재현부는 제시부의 충실한 재현이 아니며 이를 변화시키고 단축시킨 형태로 나타난다. 코다는 작은 발전부라 할 만큼 길고 교묘하게 되어 있으며 지금까지의 여러 악장의 소재를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웅장하고 호탕한 클라이맥스를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