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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창립 30주년 기념미사 봉헌
7월 29일, 꼭 30년째 되는 날, 가톨릭환경연대 후원자, 회원들이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가 30주년을 맞았다.
2년여 준비 모임을 거쳐 1993년 7월 29일 ‘가톨릭환경연구소’로 출범한 가톨릭환경연대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 교회 내 유일한 평신도 주도 환경운동단체로 활동을 이어왔다.
가톨릭환경연대는 재활용 실천 운동(아나바다), 인천시 우리밀살리기운동협의회 참여, 인천 앞바다 핵폐기장 건설 저지 참여 등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청년, 주부, 초등학생 등 대상별 모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사회와 교회 사이의 환경운동 연대를 주도했다.
1999년 연구소에서 ‘가톨릭환경연대’로 명칭을 바꾸면서, 천주교 환경 심포지엄, 인천교구 시노드 농어촌 및 환경사목안 작성 등에 참여, 환경 교리, 강좌 진행 등 교회의 환경사목 필요성을 일깨우고 실현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인천광역시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한 가톨릭환경연대는 인천시 녹지조례제정운동, 신공항 해안 철책선 반대 주민대책위 활동, 한강 상수원 수질 개선 시민단체 활동, 인천항 주변 환경문제 해결 대책위 활동 등에 참여하고, 천주교 환경연대 준비 모임을 구성해 창립을 도왔다.
이후 가톨릭환경연대는 인천 지역의 계양산 골프장 반대 운동, 경인운하 백지화, 이른바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참여하고, 삼척 핵발전소 반대 운동과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 등 연대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현재는 어린이 환경탐사단 ‘민들레.푸르니 환경탐사단’, 환경 탐조단 ‘날개’, 청소년 환경 기자단, 생태 순례단, 해양쓰레기 소탕단, 금개구리 구출단, 녹색기행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면서, 용현갯골 야생 조류 시민 모니터 양성 교육, 자원순환 교육, 가로수 상처 돌보기 등을 하고 있다.
가톨릭환경연대는 창립 30주년 기념 미사를 시작으로 백서 출간, 심포지엄 개최 등 지난 30년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7월 29일 인천교구 사회사목센터에서 봉헌된 미사에서는 ‘생태정의 십계명’을 선포했다.
생태정의 십계명
1. 하느님을 사랑하며, 모든 피조물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2.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십시오.
3.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십시오.
4. 재활용과 분리수거를 생활화 하십시오.
5. 육류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식생활을 실천하십시오.
6. 생명의 물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7.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소비를 줄이십시오.
8.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십시오.
9. 자신의 몸을 존중하고 사랑하십시오.
10.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길에 나서십시오.
미사에 앞서 이상근 공동대표는 30년이라는 시간은 나무 한 그루가 당당히 서고, 한 사람이 성인으로서 삶을 시작하며, 예수의 공생활이 시작된 나이이기도 하다면서, “지난 30년의 활동에도 환경, 기후, 생태 문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제 할 것을 다 했다는 마음이 아니라 정말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미사를 집전한 오병수 신부(인천교구 사회사목국장)는 지난 시간 우리가 하나씩 잃어버린 것을 통해서 이 세상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알고, 없어서는 안 될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강론을 시작했다.
오 신부는 이날 복음 ‘밭에 묻힌 보물’ 예화를 성찰하면서, “우리가 찾아다니는 보물은 세상에서 희소성 있고 귀한 것인데, 지금의 현실을 보면서 오히려 그 밭 자체가 우리에게 훨씬 더 가치 있는 보물임을 깨달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쉽게 써버렸던 물, 언제까지 편하게 숨 쉴 수 있을 줄 알았던 맑은 공기가 이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귀한 가치를 가진 것이 되었다면서, “더 늦기 전에 생태 사도로서 우리가 깨달은 그것, 무엇이 진짜 우리를 살게 해주는 소중한 보물이며, 가치 있는 것인지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 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사명”이라고 말했다.
용현갯골 주변 해양쓰레기 소탕 작전 중인 단원들. (사진 제공 = 가톨릭환경연대)
가톨릭환경연대 최진형 선임대표는 가톨릭환경연대의 의미에 대해, “환경 사목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신자들 스스로 환경문제를 ‘시대의 징표’로 알아보고 지금까지 꾸준히 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지 않고 버티어 온 시간”이라며, “또 한 편으로 수직적 권위가 아닌 수평적 관계 안에서 이뤄지는 교회, 세상을 향해 더불어 봉사하는 교회에 대한 공의회 정신의 외적 표현이기도 했다. 오염된 것, 불완전한 것도 모두 우리의 역사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힘겨웠지만 거룩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최진형 대표는 가톨릭환경연대가 다시 앞으로의 30년을 위해 갖춰야 할 것은 “무엇보다 신음하는 지구와 그에 깃든 인간 모두가 가진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생각하면서, 살아있는 모든 것의 온전한 회복에 동참하기 위한 전문성, 튼튼한 참여와 후원 조직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는 혼자 힘으로는 그 기준이 흔들리고 약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함께해야만 한다면서,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한 참된 삶의 나침반 역할을 위해 더 많은 신자, 시민이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7월 29일, 꼭 30년째 되는 날, 가톨릭환경연대 후원자들과 회원들이 함께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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