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장수/한 산 적
땡그랑
땡그랑 땡
여명(黎明)을 부른다.
침묵을 깨뜨리며
어둠을 멀리 보내는
두부 장수의 핑경 소리에
동창(東窓)이 밝아온다
덜컹거리는 손수레에서
애환이 섞인
삶의 힘이 치솟는다.
삽살이 도 멍멍거리며
이웃을 부르다
크게 한마디 한다
"어둠이여 가라
우리에겐 항상 밝음 만
존재(存在)케 하리니"
옹기종기 모여드는
불끈 동여맨 여인네 앞치마에
미소가 가득하다
밝은 햇살이
두부장수 아저씨 하얀 머리에
황금알을 낳았다
하루를 바삐 서두르는
군중들의 발걸음 속엔
오늘도 경쾌한 리듬이 흐른다.
참! 살맛나는 세상이다
2006. 1. 13. 산적 한 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