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2)
시장놀이를 시작하기 전 아이들에게 일정 금액의 화폐를 나누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의 개인 돈은 장사를 위한 창업자금이 되기도 하고 쇼핑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돈을 나누어 가진 이유는 개인 돈이 시장놀이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동업의 위기 - 사라진 돈
아이스크림을 만들면서도 늘 옆에 돈을 두고 작업을 했던 나연이의 돈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연: 내 돈이 없어졌어요. 여기에(요리테이블) 내가 집게로 꽂아놨는데 돈이 사라졌어요.
주변을 둘러보고 찾아보아도 돈을 찾을 수 없었던 나연이가 급기야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리고는 판매대에 놓인 아이스크림을 모두 가져가 버립니다.
나연: (팔도 있던 아이스크림을 움켜쥐며) 나! 안 해.
온유: 왜?
나연: 내 돈이 없어졌어.
온유: 그런다고 아이스크림을 가져가 버리면 어떡해.
나연: 싫어.
온유: 아이스크림이 이제는 없어. 나연아~ 그럼 우리는 이제 아이스크림가게 문을 열 수 없어.
가게 문을 닫아야 해.
나연: ..............
장사에 필요한 아이스크림과 주스를 열심히 만들었던 나연이에게 친구들의 무관심은 서운함으로 다가왔고,
급기야 아이스크림을 가져가는 행위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 같습니다.
분업과 동업으로 운영되던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에 위기가 다가온 것입니다.
태희: 나연아~ 이거 너 꺼야?
태희가 판매대 위에 놓여있던 돈(아이스크림을 팔아 번 돈)을 나연이에게 보여주며 물어봅니다.
나연: 아니야.. ㅜㅜ 내 돈은 집게가 하나 꽂아져 있고 위에 주황색이 있어단 말이야.
이건 집게가 두 개잖아. 내 것이 아니야.
온유: 그럼 내꺼 줄까?
나연: 싫어.
물건을 파느라 인지 못했던 나연이의 상황을 알게 된 아이들이 나연이를 설득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하지만 나연이는
친구의 돈을 갖는 게 아니라 사라진 내 돈을 행방을 찾고 싶었고 친구들이 함께 찾아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불편한 관계 속 용기
아이스크림 가게는 잠시 휴업에 들어갔고, 현 상황이 불편한 지아는 자신의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모의
지아, 태희, 온유가 모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연이의 마음이 풀릴지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온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해 보자.
나연이 돈이 사라졌다는 건 분명 어딘가에 있다는 말이야.
그럼 나연이 말처럼 우리 돈에 섞여 있을 수도 있어.
온유: 돈을 모아보자.
태희: 돈이 많아졌다.
온유: 처음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돈이 모르게 섞인 것 걸까?
혹시 아까 거스름돈을 남겨 주다가 그랬을까?
맞아. 주황색 돈(천 원)이 없어서 내가 여기서 빼기도 했거든.
셋 친구의 돈과 장사를 해서 벌었던 돈을 합쳐 보니 지폐의 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에 아이들은 계산을 하며 부족했던 거스름돈을 모으다 나연이의 돈도 섞여 사라진 건 아닐까?라는 유추를 하게 되었고,
이야기를 나눌수록 가설은 확신으로 다가옵니다.
장사를 하며 서로의 역할이 분리된 과정 속에서 잘 지켜지지 않아 (파는 사람, 계산하는 사람) 생겨난 오해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찾았으니 이제 해결해야겠지요.
설득과 회유
작업 책상에서 아이스크림 꾸미며 속상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 나연이에게 온유가 다가갑니다.
온유: 나연아~ 너 돈을 찾은 것 같아.
이게 네 돈인 것 같아. 우리도 몰랐던 것 같아.
온유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사과를 하며 다시 아이스크림가게를 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온유: 다시 같이 하면 안 될까? 같이 하면 더 재미있을 거야.
우리 더 멋지게 아이스크림 가게를 꾸며보자.. 응
온유에 이어서 태희와 지아도 나연이에게 다가옵니다. 친구들의 사과와 회유에 나연이 마음도 조금씩 문을 열어갑니다.
나연: 알았어. (색칠을 마친 아이스크림을 건네요) 자~ 여기
나연이는 더 멋지게 꾸며진 아이스크림을 친구들에게 주고, 친구들은 함께 나눈 돈을 나연이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새 단장을 위한 가게 꾸미기에 돌입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문에 가계 문턱은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연이도 판매에 동참을 합니다.
오늘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보라색 돈(만원)을 건네는 손님이 또 등장했습니다.
나연: 그림 파는 사장님 주황색 돈 많이 있어요?
민재: 네~~ 아주 많아요.
나연: 그럼 보라색 돈(만원)이랑 주황색 돈(천원)을 바꿔주세요.
천 원권이 부족한 나연이가 옆 가게 사장(민재)에게 교환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다행히 천 원짜리 지폐가 많았던 그림 가게 사장님은 흔쾌히 바꾸어주고, 다시 가게로 돌아온 나연이는 손님(지호)에게 거스름돈을 남겨줍니다.
나연: 아이스크림 판 돈은 여기에 넣는 거예요.
아이스크림을 팔고 받은 돈은 주황색 컵 속에 넣어둡니다. 돈이 사라진 사건 이후 가게에 새롭게 생긴 변화랍니다.
그럼 지금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손님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메뉴개발과 날마다 업그레이드되는 메뉴판과 가게 디스플레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더 많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답니다. 그리고 돈을 보관하고 넣어 두는 지갑도 등장하였답니다.
이건 초코바예요... 이건 솜사탕이에요.
한명이는 어묵이랑 핫바가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어묵도 만들었어요.
아주 맛있는 어묵이에요.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생겨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방법을 모색하고 연구하며 적극적인 참여자의 모습으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갑니다. 그리고 단순히 사고파는 행위를 넘어 사회의 일원으로써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해지는 가게의 변화가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들을 펼치게 될 지 기대됩니다.
첫댓글 정말 재미나네요
미래의 창업자들이 여기에 다 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