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지망(依門之望)
[기댈 의/문 문/어조사 지/바랄 망]
[뜻]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림.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정.
[내용]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다 갚을 수는 없다.
효도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하늘같은 은혜를 가늠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자식이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어린애로 보인다. 그래서 효자로
이름난 노래자(老萊子)가 70이 넘은 나이에 부모님을 즐겁게 하려고
색동저고리를 입고 춤을 췄다.
또 부모님은 자식이 잘못 될까 자나 깨나 걱정이 앞선다.
부모님의 한량없이 크고 깊은 은혜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열 가지 십대은
(十大恩)을 적시한 불경이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다.
그 중에 자식이 멀리 떠나면 걱정하는 은혜가 여덟 번째로 든 원행억념은
(遠行憶念恩)이다. 어머니가 문에 기대어(倚門) 멀리 떠난 자식이 돌아오는
지 바라본다는(之望) 이 성어가 같은 뜻을 가졌다.
중국 전한(前漢)의 학자 유향(劉向)이 전국시대(戰國時代) 활약한 전략가들
의 일화를 모은 책 ‘전국책(戰國策)’에 유래가 실려 있다.
의려이망(倚閭而望) 또는 의문의려(倚門依閭)라고도 하는데 마을 려(閭)는
주(周)나라 때부터 행정구역으로 스물다섯 집을 리(里)라 하고 그곳에 세운
문을 가리켰다고 한다.
이곳에 기대어 자식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제(齊)나라 대부 왕손가
(王孫賈)의 어머니가 주인공이다. 물론 어머니의 은혜를 알라고 한 것이
아니고 아들에게 충성을 다하라고 깨우친 비유였다.
왕손가는 15세 때부터 민왕(湣王)을 섬겼다. 민왕이 초기 주변국을 물리쳐
강성해지자 안하무인이 됐다. 연(燕)나라 명장 악의(樂毅)를 비롯한 5국
연합군이 쳐들어와 포악한 민왕은 쫓기게 됐다.
처음 수행했던 왕손가는 왕을 잃어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아들
을 반기기는커녕 꾸짖었다. ‘네가 아침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면 나는 항
상 문간에 기대어 기다렸다(女朝出而晩來 則吾倚門而望)’고 했다.
임금을 섬기면서 어찌 혼자 들어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차 깨달은 왕
손가는 용사를 모아 이미 살해된 왕의 원수를 갚고, 세자를 찾아 왕위에 올
렸다. 신망을 잃은 왕이라도 아들에게 관직을 내린 은혜를 잊지 않고 나라를
구하게 한 왕손가의 어머니는 훌륭하다.

첫댓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그러할 것입니다.
예전 군생활 초기에 제 모친께서 보낸 편지가
떠올라 뭉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