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수염·두피..여름 불청객 진균성 피부질환
고온다습한 여름만 되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바로 진균성(곰팡이성) 피부질환입니다.
진균이란, 상당히 광범위한 영역의 개념인데요. 우리 주변에 흔한 곰팡이, 효모, 버섯 등이 포함되는 매우 폭넓은 미생물의 범주를 말합니다.
어둡고, 따뜻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잘 자라며, 음식은 물론, 실내의 벽과 바닥, 가구 표면에 언제라도 번식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진균은 피부의 각질층에 침투하여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여름철 자주 생기는 진균성 피부질환에 대해 알아봅니다.
곰팡이로 인한 피부질환들
진균성(곰팡이성) 피부질환은 원인균에 따라,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원인균에 따라서는 피부사상균증(백선), 어루러기, 칸디다증 등으로 나눌 수 있고, 발생 부위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피부사상균에 의한 피부질환
백선은 피부사상균이란 진균에 의한 감염성 피부질환입니다. 발생 부위에 따라 두피백선, 수염 백선, 몸 백선, 완선, 손 백선, 무좀 등으로 분류됩니다.
두피백선은 머리카락이나 눈썹이 있는 피부에 다양한 크기의 회색이나 붉은색의 인설(살비듬)이 일어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심한 경우 머리카락이 끊어지고, 부분적인 탈모, 염증과 고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염백선 또한 원형의 붉은 반점을 특징으로 하며, 염증이 진행되면 환부에서 고름이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손에 발생하면 손 백선, 발에 발생하면 무좀이라고 부릅니다. 가렵고 붉은빛을 띠는 병변이 둥근 모양으로 나타나거나, 하얗게 각질이 떨어지고, 좁쌀같이 작은 수포가 무리 지어 생기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피부가 겹쳐 땀이 차기 쉬운 사타구니에 발생하면 완선이라고 합니다. 여름에 비만한 사람들,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는 수험생이나 회사원들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환부는 주로 붉은색, 홍갈색의 반달 모양의 띠며, 가려움이 심하고, 겹치는 피부가 서로 마찰을 일이킬 때마다 불쾌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말라세지아에 의한 어루러기
목, 가슴, 등, 겨드랑이 등 다양한 부위에 황토색, 황갈색, 회백색, 붉은색 등 다양한 크기의 얼룩덜룩한 반점이 발생한다면 어루러기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어루러기는 말라세지아라는 진균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피부사상균에 의한 백선과 달리 가려움증이나 인설, 통증 등의 괴로운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피부의 반점들이 얼룩덜룩해 보이고 반점들끼리 뭉쳐 더 큰 반점을 형성하기도 해서 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칸디다균에 의한 피부질환
칸디다구내염, 칸디다질염을 일으키기로 유명한 칸디다균 또한 진균의 일종입니다.
입안에 하얀 백태가 끼고 가려움과 통증이 동반되는 칸디다구내염, 흰 치즈 같은 질분비물과 외음부 소양감·작열감이 동반되는 칸디다질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각종 곰팡이성 피부질환을 일으킵니다.
손발톱 무좀은 피부사상균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칸디다균에 감염되어서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손톱과 발톱이 노랗게 변하고 두꺼워지며 쉽게 부스러지게 됩니다.
적절한 항진균제 사용이 중요
진균성 피부질환의 특징은 신체의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병변이 번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예로, 발 무좀이 있는 사람이 속옷이나 바지를 입는 과정에서 진균이 옮겨가 완선이 발병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진균성 피부질환은 신속·정확하게 원인균을 찾고, 원인균에 적합한 항진균제(연고, 경구용 알약)를 사용해 치료해야 합니다. 원인균, 병변의 상태와 증상에 유효한 항진균제가 세분화되어 있으므로 피부과 진료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아 사용하면 됩니다.
아울러 간혹 진균성 피부질환을 습진으로 오인하고 자가 진단으로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사용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초기에는 병변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진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꼭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진균성 피부질환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진균은 우리 주변에 매우 흔한 미생물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고, 심지어는 우리 몸속에도 있죠. 진균은 건강한 사람의 몸에선 큰 해를 끼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피로·스트레스·질병·노화 등으로 쇠약해진 신체상태, 청결치 못하고 밀폐된 환경, 덥고 습한 기후 등에서는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잘 씻지 않는 사람, 몸에 꽉 끼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 양말이나 신발을 잘 갈아신지 않는 사람, 하루종일 앉아있는 수험생이나 운전기사와 같은 사람들이 진균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됩니다.
진균성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덥고 지치기 쉬운 여름철 건강관리에 힘써야 합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등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덥고 습한 환경을 피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자 최선의 예방 방법입니다. 여름철에는 에어컨과 제습기, 적절한 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주세요.
비나 땀에 젖은 옷은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특히 비에 젖은 축축한 신발을 오랫동안 신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더러운 몸에서는 진균이 더 활발히 증식하니 늘 깨끗하게 위생을 지켜주세요.
샤워 후에는 물기를 잘 닦고 진균이 서식하기 쉬운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도 완전히 말려줍니다. 속옷은 땀이 잘 흡수되는 면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것이 좋고, 너무 꽉 끼는 옷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주방, 화장실, 베란다, 에어컨, 세탁기, 옷장 등은 집안에서 진균이 쉽게 서식할 수 있는 장소이므로, 이러한 장소의 위생과 청결에도 신경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