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인근 야산에 식재된 소나무들이 조경업자들의 불법 채취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최근 소나무값이 부르는게 값일 만큼 폭등하고 전원주택과 아파트 신축 등에 따른 수요가 급증하자 울주군 인근 야산의 자연생 소나무는 물론 도래솔(산소 주변 조경용 소나무)까지 무단굴취의 표적이 되고 있다.
2일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남구 신정동 장모(43)씨가 자신의 소유인 울주군 언양읍 다개리 산 102-1번지 야산에 식재된 수령 20년~100년에 이르는 소나무 4그루를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
도난당한 소나무 4그루는 장씨의 부친 등 집안 조상의 묘소 4기가 있는 선산 주변에 있던 것으로, 높이 7m, 굵기 60cm인 시가 2,400만원짜리를 포함 최하 5,000만원, 최고 1억원에 달한다고 장씨는 주장했다.
특히 장씨는 선산 인근의 한 조경업자가 이 도래솔을 훔쳐 인근 농지에 몰래 심어놓은 것을 확인해 이 조경업자를 절도 혐의로 고소해 놓은 상태다.
이에 앞서 울주경찰서는 지난달 동구 동부동 남목약수터 뒷편 개인 야산에서 수령 20년된 소나무 1그루(시가 200만원 상당)을 벌채해 훔치는 등 울산과 경주, 양산 등지에서 20차례에 걸쳐 10년~20년생 소나무 23그루(시가 3,000만원 상당)을 절취한 A농원 박모(61) 대표 등 3명을 붙잡아 이 중 박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울산지방청 광역수사대도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댐 공사현장과 언양읍 직동리 한국철도시설공사 소유의 토지 등에서 20년~40년생 소나무 수십그루를 무단으로 훔쳐 자신의 농장으로 옮겨심은 조경업자 7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 서 모(63)씨는 언양읍 송대리 산 19-1번지 선산 부모 묘지 주변에 조성된 '육송' 30여그루가 2년여에 걸쳐 도난당했다며 절취범을 처벌해 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울산지검에 제출했다.
이같은 소나무 무단굴취는 울주군 언양읍 다개리 일대, 온양읍 그린벨트 지역 등 등산객이 크게 없는 한적한 산림지역에서 크게 늘어나 산림훼손을 부추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전원주택 건축이 활발해지면서 소나무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올라가자 울산시 외곽과 울주군 지역 농지에 유통 경로가 불분명한 소나무의 식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재선충 우려 때문에 소나무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소나무를 뽑거나 타인 소유의 임야에서 무단으로 나무를 훔치는 행위를 보다 강력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