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즌이 돌아 왔다. 난 박병호선수때문에 넥센을 좋아한다.
그와의 인연은 딸아이 둘이 다녔던 유치원에서 시작된다.
원장이 박선수의 이모였고, 많은 지원을 해줬고, 그와의 전화 통화도
인연이 되서, 난 집에서도 가까운 목동을 선택했다.
그 원장님 덕에 일년에 몇번은 입장료 없이 단체관람석을 이용하는 것도
내게 즐거움의 하나였다. 올해도 그 덕을 좀 보겠지.ㅎ.
그날도 난 넥센의 그해 끝 경기를 보곤, 자전거로 집을 올때였다.
도림천을 거슬러 올라서 태영아파트의 언덕 길을 자전거와 함께 내려가는데
"어~~ 용섭씨 맞죠?"
"아~~~경애씨, 안녕하세요?"
"어떻게 여기에"
"집이 신도림동이고, 요즘은 영등포구청에 있어요"
"아~네, 전 목동야구장에 다녀오는 길이고 집은 요앞에 있는 성원입니다"
"예, ^^&*&*&^&"
"경애씨 커피라도 "
"아니요, 늦어서요.다음에 뵈면,,"
"네 그럼 들어가세요"
"네. 조심해서 들어가요"
그렇게 아주 오랜 전에 만났던 인연으로 인사정도 간단히 나누곤,
그렇게 각자의 삶 속으로 묻어들어 간다.
"오늘은 외무부에 있는 여직원들과 미팅인데 용섭아 나와라"
대학 4학년때였다. 나야 언제나 준비가 되어 있고,
또한 미팅을 즐기는 달관자 입장이였기에 별 기대없이...
연대와 이대 사이쯤의 신촌역에서 신촌으로 내려가는 큰길가와
연대로 굴러가는, 굴레방다리 밑으로 가는 버스의 뒤모습만
봐야하는 그 길의 건너편에 자리한, 그 곳은 분위기가 썩 환하지도 ,
어둡지도 않은 그런 묘한곳에서 "안녕하세요 박용섭입니다.,
졸업반이고, 재밋는 사람입니다."고 인사를 나누고,
친구 몇몇도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다. 곧이어 그녀들의
소개가 이어지는데, 턱이 유난히도 길고, 약간은 되바랄것만같은
경애씨는 그때는 탤런트 이휘향을 닮은 듯도 하여, 난 처음부터 좋았다.
어떻게 그녀와 내가 커플이 되었는지는 기억이 흐릿하지만
그녀와 커플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선 참으로 좋았다.
우린 그 이후에 몇번을 만 났고, 그녀의 집이 청량리의 어느곳이여서
바래다주고 집엘 오려면 애를 먹기도 하였으나 학교를 갈때는
열차시간만 맞추면 되는 편함 또한 상존 했었다.
특별히 연인이라고는 단정짓기 어렵고, 모르는 사람도 아닌, 그저 그런 사이였고,
몇번인가를 만났지만 쉬이 편해질 수 없는 그런 여자 였다.
광화문의 몬트에서 몰래 데이트도, 개뿔 종대와 미경이한데
들켜서 무안하기도 했으며,졸업을 앞두고 가을의 어느 햇살이 좋은 날이였다.
편지가 한통 와있었는데 경애씨였고, 헤어지자는 이야기였다.
내용은 자기는 나이가 많아서 결혼도 해야하고, 대학4학년인
나를 기둘리기에는 그렇고, 자기가 세상에 찌들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바로 아시는 분의 차에 얻어타고 그녀의 집을 찾았으나
내가 만난 사람은 그녀의 동생이였다.
아~~ 내가 이정도 였구나 하니 화가 나기도 하고, 뭤같드라구.
그래서 그날은 술에 많이 취해 있었고, 쿨하게 놓아 주었다.
"그래 잘 가라 00년아, 언놈인진 몰라도 드럽게 잘도 살아라"하고 악담도 덕담도 아닌 그렇게 그녀를 잊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여행사에 입사해서, 외무부 여권과를 출입하면서
그녀를 봤다만 그닥,,, 서로 불편했기에 난 다른 부서로 옮기고,
그 회사를 그만두고, 몇십년을 보지 못했다.
그리곤 만났다. 묘하게. 우리 동네에서......징허다 징혀. ㅍㅎㅎㅎㅎㅎㅎㅎㅎ
첫댓글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너무나 신기해 할말을 잊게 히는구나. 글을 읽고 나니 나도 옛 일들이 생각나는구나. 특히 연대에서 신촌역가는 철길밑 터널은 꽤나 인연이 깊은 것 같구나. 예비고사 봤던 날 술이 떡이 되가지고 어느넘 플라스틱 슬리퍼 찾으러 헤메다가 결국 철길밑 터널에서 찿아 주머니에 넣고는 뛰어 다니던 날 까지도.....바로 그 철길밑 터널 앞에 있던 민속주점이었다. 미팅하던 곳은...근데 난 내 파트너가 누구였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내가 차였는지 찼는지 조차도...... 벌써 알콜성 치맨가? 아님 내 아이큐가 80이 맞나보네....슬리퍼를 기억하는걸 보면 80이 허수인것도 같구......
ㅎㅎㅎ.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미팅은 그닥 즐겁지가 못했었던가 같아, 늘 학생들만 만나다가, 직장생활하는 여성들을 만나니 당황스럽기도 했고, 우린 편한 청바지차림이고, 그녀들은 정장에 화장도..... 좀 그랫어. 난 솔직히 그날 몇명이 갔는지도 몰라.....ㅋㅋㅋ
그시절 봄날은 갔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