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리뷰>
- 2006년 8월17일자 9면
제3회 태백산 산상시인학교, 전국 문인 100여명 찾아와 성황.
태백창작 기행을 통해 문학 작품의 배경으로 다시 태어나는 태백시
한국문인협회 태백지부(지부장 정연수)가 주관하는 제3회 태백산 산상시인학교가 전국의 문인과 독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태백산 산상시인학교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문인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해마다 찾아오는 단골 시인들도 생겨났다.
태백산 산상시인학교는 태백의 아름다운 자연과 탄광이라는 산업문화 자원을 문학작품 속에서 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한편, 전국의 문인들과 태백의 문인 및 독자들과 연계하여 태백문학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문인들은 태백석탄박물관이 주관하는 탄광학술세미나에도 참가해 탄광촌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배우는 계기를 통해 탄광도시 태백시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 탄광학술세미나에서는 김금주 태백어러레이보존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이 공연하는 탄광아리랑 공연도 이색적인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첫날인 5일 태백석탄박물관에서 열린 태백산산상시인학교 개회식에서는 김용오 시인(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장)의 문학강연과 참석 문인들의 시낭송을 비롯해 태백산 산상시인학교를 매년 찾아주고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성희직 시인(민예총 강원도지회장)과 이기애 시인(시 아름다운세상 대표)대한 감사패의 전달도 있었다. 참석자 전원에게는 탄광관련 시작품집이 제공되었으며, 탄광시낭송을 함께 하기도 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태백시여성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문학 강연과 시낭송회, 지역문학 발전을 위한 토론 등이 밤 11시까지 이어졌다. 밤 11시 이후 태백산 민박촌으로 자리를 옮겨 야외에서 뒷풀이를 하는 동안에는 한여름밤에 한기를 느낀 외지 문인들이 태백의 시원한 여름 기후에 감탄을 하면서 내년에 가족들과 또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곤 했다.
태백산 산상시인학교는 일회성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태백 창작기행을 통해 행사가 끝난 후에 태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창작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다녀간 문인들에 의해 이미 100여편의 태백 소재 작품이 양산되었으며, 올해 참가 문인들의 작품은 격월간 문예지 <좋은문학> 9·10월호에서 태백특집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해마다 전국 문예지에서 태백을 주제로 한 문학의 특집호 마련은 태백을 문학의 주제로 자리를 잡아가게 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첫 행사 때 참석했던 오세영 시인(서울대 교수)의 경우 올해 한국시인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첫 사업으로 태백산 정상에서 산상시낭송회와 무용, 극 등의 종합 예술제를 기획하고 있다. 태백산 산상시인학교로 인연을 맺은 전국의 문인들이 태백을 연이어 방문하면서 태백이 지닌 천혜의 자연이 문학작품 속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번 태백산 산상시인학교에서는 둘째날인 6일 창작기행을 나서서 태백석탄박물관 외에도 철암 폐광현장, 구문소,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 한강 발원지 검룡소, 추전역 등지를 찾았으며, 산업전사위령탑에서는 숨진 광부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추전역을 방문했을 때는 추전역의 김기수 과장의 소개로 한국에서 해발 최고도에 위치한 추전역에 대한 유래를 들었으며, 정암터널 개통당시 추전역을 방문한 바 있던 권기안 전 서울 지방 철도청장이 당시를 회고하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산상시인학교는 문인들이 태백 지역의 역사와 관광명소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조명함으로써 문학 속에서 재생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태백문인협회의 정연수, 윤순석, 정복남, 김주일, 석재준, 최명규, 윤미선 회원 등은 “문학이 태백을 홍보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유명 시인, 수필가, 소설가들의 문학작품이 태백을 문학창작의 무대로 이끌어줄 것”라고 기대했다.
이번 행사에는 조남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자문위원, 김순복 좋은문학 발행인, 김용오 한국문인협회시분과 회장, 이기애 시아름다운세상 대표, 성희직 민예총 강원지회장, 김태수 세경대 교수, 이종봉 좋은문학사 사무국장, 성영희 좋은작가회 사무국장, 정명숙 청송문협 사무국장, 서봉수 고려대 교수(이상 시인), 김학 국제펜클럽 부이사장, 조종영 대령(이상 수필가), 김진 희곡작가(전 광명문협 지부장), 김재홍 의학박사, 권기안 전 서울 지방 철도청장(이상 독자)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정의한 기자 / 강원리뷰 2006.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