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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경쟁상대는 과연 누구일까?" (나이키는 더 이상 신발 회사가 아닌다) 열받은 나이키, 운동화에 게임기 단 이유 나이키의 진화가 한국기업들에게 시사하는 것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과연 누구일까? 아디다스? 퓨마? 리복? 다 틀렸다. '애플'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한다면 이미 시대에 한참 뒤쳐진 사람이다. 실로 나이키만큼 경쟁상대가 진화한 기업도 드문듯하다. 그만큼 스스로 진화해왔다는 얘기일 터. 수년 전 나이키의 경쟁상대가 닌텐도이던 시절부터 한번 짚어보자. 사람들을 소파와 침대로 몰아넣고 거실에서 운동을 시키니 나이키를 신을 일이 확 줄어들었다. 그래서 나이키도 열 받았는지 운동화에 게임기를 달아버렸다. 운동화 밑창에 센서를 달아 얼마나, 어떤 기록으로 움직이고 달렸는지, 친구들과 온라인게임을 하듯 경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웹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 말이다. 운동은 게임이 되었고, 운동화는 게임기가 되었다. '나이키 플러스'라는 나이키의 디지털시스템 이야기이다. 걷거나 뛰는 모든 움직임이 칼로리 소모량, 운동거리, 운동시간 등으로 측정돼 밴드의 LED 화면에 표시된다. 아이폰과 동기화하면 운동량이 그래프로 나타나고, 매일매일 아니면 한 달 단위로 계획을 세워 목표치를 경신할 수도 있다. 잘했으면 축하도 해주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다른 이용자와 경쟁할 수도 있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데이터 회사이고, 센서와 전자밴드를 만들어 판매 하니까 디바이스 회사이다. 사람들간의 소통에서 또 다른 가치를 만드니까 미디어 회사이기도 하다. 물론 닌텐도에 맞장 뜨던 게임회사이기도 하고.
나이키의 CEO 마크 퍼커도 "나이키는 물리적인 것들과 디지털 세상이 합쳐지는 흥미로운 가능성들을 한 단계 발전시키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히려 본격적으로 애플과 대결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테크놀로지 플랫폼 회사로서 말이다. 아이디어가 있는 창업가들을 선발해 벤처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2만 달러 자금과 사무실을 제공한다. 실리콘밸리 출신 전문가들이 멘토링을 해주고, 나이키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돈과 노하우, 소스, 시장까지 다 제공할 테니 나이키의 디지털 플랫폼 '나이키 플러스'를 가득 가득 채울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굵직한 테크놀로지 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엑셀러레이터를 이제 운동화 회사가 하려는 것이다. "지극히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박수를 보내고 있다.
나이키 플랫폼을 통해 더 진화된 디바이스가 나오고, 더 풍부한 소프트웨어들이 만들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이는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하려는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억에 주로 남는 것은 '문.어.발.' 얼마 전부터는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몇 년 만에 영세한 '구멍가게'식 자영업이 싸악 사라지고 있다. 옆으로 옆으로 가다가 그 다음에 구석으로 구석으로 뻗어가서 아이들 코 묻은 돈까지 빨아들이는 문어발이 아니라, 스스로 플랫폼이 되어 위로, 더 높이, 모두 함께 더불어, 혁신적으로 커가는 나이키의 모습이 놀랍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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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50대로 산다는 것"
은퇴하면 세계 여행 다닐 줄 알았는데…
4년 전, 2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2011년 1인 기업을 차린 유 모(54) 사장은 어릴 적 동네에서 수재 소리를 들었다.
집안은 가난했다.
“국민학교를 나온 아버지는 공사장 일을 하시고,
학교 문턱도 못 가본 어머니는 시장에서 장사를 했다”고 그가 말했다.
유 사장은 일류 대학에 들어갔고, 번듯한 직장을 얻었다.
신입사원 때 그는 6월 항쟁을 겪었다.
넥타이를 매고 도로로 나갔고, 시위하는 후배들에 박수를 보냈다.
민주화 바람 속에 그가 다니던 직장에선 한 달이 멀다하고 몇 번씩 꽹과리를 치며 파업을 했다.
그때마다 월급이 올랐다.
차를 샀고, 집을 샀고, 자녀 둘을 낳았다.
30대 후반이 됐을 때 외환위기를 맞았다.
30대 후반이던 그는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졌지만 선배들이 짐을 싸는 것을 지켜봤다.
유 사장은 “그 때 처음 미래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그리고, 2008년 정년을 한 참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다.
슬하에 둔 두 남매 중 막내 아들은 군대 제대를 앞 두고 있고, 장녀는 대학 2학년이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팔순 된 어미를 모신다.
그는 “재산은 좀 모았지만 애들 결혼시킬것 생각하면 노후가 걱정”이라며
“내 또래보다 형편이 나은 편인데도 앞날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와 거의 일치
유 사장은 700만명쯤 되는 대한민국 50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50대를 대표하지도 않고, 평균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안고 있는 불안과 걱정에 많은 50대가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바로 자신의 불안이고 걱정이기 때문이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 나이로 50~59세는 1955~1964년생이다.
이 기간에 연간 80만~12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요즘의 2~3배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펴기 시작한
1964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학자들은 ‘베이비붐 세대’로 불렀다.
지금의 50대와 거의 일치한다.
그들은 자라면서 내내 과밀과 경쟁 속에 살았다.
국민학교(초등학교) 땐 오전·오후반으로 나눠도 한 반에 70명을 훌쩍 넘었다.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온몸으로 견딘 그들의 부모 세대는
못 배우고 굶주렸지만 자식 교육에 열성이었다.
1970년대 산업화 열기 속에 좋은 직장이 많이 생겼다.
대학만 나오면 괜찮은 직장 잡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열심히 일하면 한 가족 건사하면서 저축하고 집을 살 수 있었다.
지금의 50대는 세계 최빈국에서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성장한
한국경제 발전에 동력이자 그 과실을 누린 사실상 첫 세대였다.
올해 53세인 한 대기업 계열사 사장은 “우리 50대는
한국경제 고도성장을 눈으로 보고 살아왔고 혜택도 많이 받은 세대”라며
“우리가 젊었을 땐, 은퇴 후에는 세계여행을 하며 살 줄 알았다”고 말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몸소 체험한 50대는 이제 대한민국 주도층이 됐다.
우리나라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 100명 중 48명이 50대다.
상대적으로 젊다는 코스닥 상장사 CEO도 50대 비중이 가장 많다.
19대 국회의원 300명의 평균 나이는 53세고,
그 중 50대가 142명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명박 정부 3기 내각 국무위원 평균 연령은 58세다.
정년이 70세인 대법관도 50대가 가장 많다.
심지어 4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도 50대 감독 전성시대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퇴직을 앞둔 한 대기업 임원은 “지금의 50대는 회광반조(回光返照)”라고 했다.
해가 지기 전에 잠깐 밝다는 뜻이다.
이런 냉소의 근간엔 50대를 짓누르는 ‘불안사회’가 있다.
50대는 소위 ‘대한민국 4대 불안(고용, 노후, 주거, 교육)’에 직접 노출돼 있고,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세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1.2세다.
50세 남성은 평균 30년, 여성은 35년 정도 더 살 수 있다.
하지만 50대는 이른 퇴직, 긴 노후로 인한 ‘노후 난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 정년은 53.9세다.
기업들이 정한 평균정년보다 3.8년 정도 짧다.
비(非) 화이트칼라도 실질 정년보다 3.6년 정도 체감 정년이 짧다.
50대 고용률 자체는 그리 나쁜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50대 고용 상황은
바로 위 형님 세대(1950~1954년생)나 바로 밑 동생 세대(1965~1968년생)보다 낫다.
하지만, 은퇴가 시작된 50대가 노동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자리로 재진입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일을 해야 하는데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월급을 조금 받더라도 일 할 수 있는 자리나 영세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12월 26일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도
50대의 녹록하지 않는 현실이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 50대는 주된 일자리에서 평균 53세에 퇴직하고,
일자리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시기는 62세였다.
특히, 여가나 자아성취가 아닌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원하는 50대가 많다.
2012년 11월 말 현재, 5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3만명이 늘었다.
하지만 100명 중 21명은 연봉 1000만원 미만인 일자리에서 일한다.
1000만~2000만원은 26%였다.
노동연구원 안주엽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이들의 고용률은 상당히 하락할 것”이라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노동시장에서 퇴장을 늦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년 연장, 정년 후 재고용, 재취업 유인 등
현실적이고 내실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불안은 자녀 걱정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50~59세 임금 근로자와 퇴직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열 명 중 여섯 명은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들을 행복하지 않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자녀 걱정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3%는 교육, 취업, 결혼비용 등 자녀 뒷바라지가 가장 불안하다고 답했다.
건강 문제(39%)와 퇴직 후 일자리(35%)가 뒤를 이었다.
그렇다고 뾰족한 해법이 없다.
노후가 걱정이지만, 당장 쓸 돈은 많고 그나마 갖고 있던 집값은 떨어진다.
보건복지부가 ‘인구주택 총 조사’를 바탕으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50대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81%다.
하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편차는 컸다.
가장 돈을 많이 버는 5분위 계층은 98.7%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1분위 계층은 100명 중 55명만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나마 1분위 계층이 부담하는 노후준비 금액은 월평균 5만4000원으로,
3분위 13만4000원, 5분위 49만원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물론, 지금 50대의 불안이 예전에 없었던 현상은 아니다.
1992년 고려대 가정교육과 정옥분 교수팀이 정년을 앞둔 서울 소재 기업체
50~54세 근로자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있다.
현재 70~74세인 그들도 20년 전 정년을 앞두고 심한 정신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주된 이유는 자녀 교육과 혼인, 생계문제, 고독·소외 문제 순이었다.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80%였다.
하지만 지금 50대와는 차이가 있다.
50대인 한 대기업 계열사 대표는 “60~70대 선배들은 집값 하락, 대규모 구조조정,
자녀 취업난을 덜 겪어 체감하는 고통이 지금 50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50대의 불안을 해소하는 근본 해법은 좀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대안은 많이 나와 있다.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중장년층 적합직무 개발, 고용·근무형태 다양화,
전직 교육 강화, 직무성과급 제도, 직종별 정년제,
창업 지원, 퇴직자 정보 서비스 강화 등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하는 공약도 내놨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선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는 반응이 많다.
현재 정해진 정년보다 3~4년 빨리 퇴직하는 마당에 정년 법제화가
공무원이나 공기업 근로자에는 혜택을 줄 지 몰라도,
민간에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정년 연장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와 기업의 실천,사회적 합의다.
한 50대 기업 임원은 "지금 50대는 대한민국이 맞딱뜨린 모든 문제에 가장 민감한 세대"라며
"그래서 50대에서 희망을 찾는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품과 허위의식을 빼기 위한 50대들의 각성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자녀에게 올인하고,부동산 투자,과잉 소비에 열광했던 것에서 벗어나
과연 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50대가 많다"며
"이런 50대의 인식과 성찰이 확산되면 우리 후배 세대는
지금보다 더 나은 노후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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