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열리는 여고동문체육대회는
사오십, 육칠십대가 함께 어우러진 웃음의 장이었다.
공 맞히기 피구경기에서 22기 우리 오십대는
13기 육십대 선배들을 뻥뻥 공으로 때리며 미안한 우승을 하였다.
줄다리기에서 우리는 장갑에 물을 묻히고 뒤로 넘어지며
안간힘을 썼어도 33 기 사십대 후배들에게
두 번이나 끌려가며 아쉬운 줄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도자기축제 경기에선 사십대 후배들은 칠십대 선배들을 수레에 모시고
오십대 후배들은 육십대 선배들을 태우고 달렸다.
바위공을 머리 위로 띄웠다가 바닥으로 굴리기를 여러번
풍선을 불어 긴 비닐에 가득 담아 남정네 기둥도 세웠다.
동문들 머리 위로 눕혀진 풍선기둥이 날아다니고
다리 아래로 달려드는 풍선기둥을 껑충껑충 뛰어 넘었다.
힘겨운 다리 건너기는 몇 번이었는지
바람든 풍선 짖밟히기는 몇 차례였는지
맑았던 얼굴은 덧바른 화장에 주름이 지고
갸냘펐던 몸매들 군살이 넘쳐나도
지나온 시간들을 어루만지는 긴 웃음소리
코 끝에서 날아 오르던 라일락 꿈들이여
선배들이 건네는 손을 잡고
이어달리기를 하는 후배들이여
꽃그늘을 달리는 아줌마꽃들이여
억만년 꽃 피어라 양정의 학원 (교가의 맨 끝 소절)
첫댓글 글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꾹 참고 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