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여 반주 한잔하며
세계 테마기행과 한국 기행을 보며 저녁을 먹고 나니
금방 졸음이 몰려와 모처럼 숙면을 취하고 나니 몸이 개운하다.
새벽 5시에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흐드러지게 펑펑 쏟아지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이렇게 눈이 쏟아지는 날은
동구릉으로 가던지 야외로 달려가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용산의 국립박물관으로 달려가면
날이 환하게 밝아질 것이고 세 시간정도의 여유가 있을 게다.
서둘러 요기를 하고 세수를 하고 뛰어 나왔다.
하늘은 한껏 낮게 내려 앉았고
눈쏟아지는 폼새가 하루종일 푸짐하게 내릴 기세다.
길바닥에는 벌써 3센티는 넘는 눈이 쌓여 있고
한 30센티는 쌓여서 시간까지 꽁꽁 얼어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
용산의 국립박물관에 가면
키큰 소나무와 작은 숲에 눈이 척척 쌓여
멋진 설경이 잔뜩 펼처져 있을 것을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다.
서둘러 용산의 국립박물관으로 달려 왔더니....
아뿔싸!!! 이게 뭔가?
겨우 눈이 온 흔적만 있고 나의 상상력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런 모습을 볼려고 그렇게 서둘러 달려 왔으니 허탈감마져 든다.
수크령의 수염위에 벌써 눈이 녹아 얼음으로 변해있고
멋진 설경은 커녕 바람만 거세게 불며 춥고 삭막하기만 하다.
팥배나무에 수많은 열매가 달렸다.
이렇게 많은 씨앗을 맺어도 몇개나 큰 나무로 자랄지...
수백년이 넘게 지난 불상은
자리를 옮겨도 언제나 같은 자세로 침묵하고 있다.
오늘은 부처의 얼굴도 처연하게 보이고 우울한 것 같다.
진짜 보신각 종은 새해를 맞을 때 타종시
깨질 것을 염려하여 안전을 위해서 국립박물관으로
옮겨 왔고 보신각에 있는 종은 새로 만든 것이라 한다.
이것이 애초에 보신각에 걸려있던 문화재 종이라 한다.
중국의 미세먼지 몰려 왔을때는
보이지도 않던 남산타워가 선명하게 보인다.
중국은 영원히 못살아야 우리나라가 편할 것 같은데...
새벽에 억수같이 퍼붓던 눈이 그치고 빛이 날 모양이다.
요즘 하늘은 너무 변덕이 심하다.
사람도 하늘을 닮아서 자연히 변덕이 심해지는 모양이다.
아니.. 아니... 사람이 자연을 망처 놓아서
하늘이 심술을 부리며 변덕이 심해졌다고 해야할 것 같다.
하늘이 이렇게 시원하게 개이니 무슨 징조인지 모르겠다.
그냥 내 살아가는 동네에서 사진을 찍었더라면
아주 멋진 설경이 되었을텐데... 새벽에 멀리까지 달려와서....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속담이 맞는 것 같다.
맥문동의 파란 잎위에 떨어진 생강나무 잎에 고운 빛이 들고....
아직도 시들지 않은 노란 산국 꽃위에
눈이 덥혀 있으니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는 느낌이다.
계절도 공존하고 생물은
다른 종끼리는 공생도 하며 살아갈 수가 있지만
같은 종끼리는 심한 경쟁을 벌이며 살아가게 만들어진 것 같다.
개미와 진딧물이 서로 공생을 하고
콩과 콩뿌리에 기생하는 뿌리 박테리아가 공생하며
질소를 공급해 주고 악어와 억어새가 서로 공생을 하고...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생물들이 공생 공존을 하며 살아간다.
남아프리카에서 살아가는 교포분이 오래전에 다녀가셨다.
그때 그분께 요즘도 인종차별이 심한가 물어 보았다.
만델라 대톨령이 당선되고 나서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지만 인종간의 대립이
더욱 심화되었고 부를 독차지하고 있는 백인들이
만델라 정부에 아주 비협조적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으며 이것은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한 영원할 것이라 했다.
만델라 대통령은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았고...
만약에 정치적 보복을 한다해도 오히려 유럽의 백인들에게 당했을 것이라 했다.
며칠전에 만델라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
그 나라에서는 마디바[존경받는 어른]이란 칭호로 불리며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수많은 나라의 수장들이 애도해 마지 않았다.
미국도 부를 가진 백인들이 오바마 정부에
비협조적이서 좀처럼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없다고 한다.
모든 생물은 동종끼리는 영원히 비협조적이고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아우성이고 심한 경쟁을 하도록 만들어진 모양이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을 맞아도
생계가 어려운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이
예년의 반도 되지 않는다고 하니 안타깝고 우울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인 개의 사료는 최고급만 많이 팔린다고 한다.
동종은 못살게 눌러야 자신이 보다 더 편안할 수가 있나 보다.
가난한 이웃은 개보다 못한 존재가 맞고
사람들 끼리의 공생공존은 불가능한 게 확실하다.
사람들은 때를 가리지 않고 전쟁을 해서
서로를 죽여야만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