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z72EtIyqTrk
https://www.youtube.com/watch?v=cCyJNklLauw
'만추'라는 주제가 떠오르는 음악을 고민하다가, 문득 작년에 봤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삽입되었던 <가을 우체국 앞에서>라는 노래가 기억났다. 단풍이 절정이고, 한 해 농사와 연애가 그 끝을 맺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가을 노래가 아니라, 단풍은 이미 떨어지고 겨울을 앞둔 묘하게 공허한 늦가을이 생각나는 가을 노래라서 더욱 인상깊었던 것 같다.
노래에서는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지 노래한다. 눈보라와 소나기가 내리쳐도 버티는 나무와 꽃처럼, 스스로 설 수 있는 아름다운 존재가 무엇인지, 사라지는 것들이 세상에 얼마나 남을 수 있는지 묻고 있는 듯했다.
주제에 대해 고민한 끝에 연애와 단풍처럼 화려하며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기억에 남는 것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공허함이 담긴 내가 느낀 만추를 전부 표현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따라서 예쁜 단풍을 제외한 이 늦가을이 끝나면 보지 못할 모습, 혹은 오늘 하루 이 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황금색 억새 같은 사라질 지 모르는 끝나가는 계절 속의 모습을 담아 남기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 과제로 엮어 제출하기에는 애매하지만, 공유해보고 싶은 사진들입니다.
부드럽고 높은 가을 하늘과 우뚝 박힌 달이 아름다운 사진인데, 렌즈 먼지가 찍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