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다압면에 위치한 섬진강 매화마을은 봄의 전령사(傳令使)라 불리는 매화꽃이 일찌감치 자태를 뽐내고 있다. 10만여평의 드넓은 매화꽃단지와 구불구불 산책로를 보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또, 홍쌍리의 청매실농원에는 2만5천여개의 장독대에 매실이 발효되고 있으며, 각종 매실제품이 준비돼 있다. 용산에서 순천을 거쳐 광양까지 전라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5시간 정도 걸린다. 호남선 KTX를 타고 광주역에 내려 시외버스로 환승해도 된다. 다시 광양역에서 청매실농원까지 시내버스로 40분정도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지만, 결코 후회 없는 여정이 될 것이다. 지금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버리고, 발걸음도 가볍게 봄의 전령사를 찾아 남녘 섬진강변으로 떠나보자.
봄을 부르는 매화꽃 세상 섬진강 매화마을
섬진강 매화마을은 앞으로 섬진강과 지리산, 뒤로는 하동과 광양을 잇는 백운산이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는 천혜의 청정지역이다. 40여년 전 매실 명인 홍쌍리 여사가 밤나무 밭에 매화나무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60여 가구에서 10만여 그루의 매화나무를 키워 ‘매화마을’로 자리잡았다. 이맘때쯤이면 매화마을엔 봄을 부르는 매화꽃향기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또, 6월이 되면, 탐스럽게 영근 매실을 수확해 장독대에서 숙성시키는 작업으로 분주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매실제품은 매화마을 최고의 특산물이다.
매화마을 언덕에서 돌담길을 따라 내려가면,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의 촬영지였던 초당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그 곳에선 영화 속 장님이 된 송화가 백사 영감의 첩으로 들어가 살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선하다. 아담한 초가집을 둘러싼 매화나무가 나른한 고향의 봄을 연출한다. 그리고, 한 줄기 봄바람이 매화나무가지를 흔들면, 비처럼 흩날리는 매화꽃이 장관을 이룬다. 매화꽃비를 맞고 서 있으면, 애니매이션 ‘빨간머리 앤’의 낭만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최근 영화와 드라마로 엮어진 ‘일지매’ 속 멋진 도둑이 되기도 한다.
계단을 더 올라가 전망대에 이르면, 온통 핑크빛의 매화꽃물결과 줄줄이 늘어선 청매실농원의 장독대, 시원한 섬진강 물줄기, 그리고 산세 좋은 지리산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특히, 녹음이 가득한 대나무숲을 따라 거닐면,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청아한 소리에 마음 속까지 정결해진다. 이 대나무숲 역시 영화 ‘취화선’과 드라마 ‘다모’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건강 매실의 본가 청매실농원 청매실농원에서는 2만 5천여개의 장독대가 눈에 띄는데, 이 장독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하나의 ‘작품’ 속 주인공이 된다. 청매실농원 내 마련된 판매장에서는 매실로 만든 다양한 제품이 비치돼 있다. 이 곳 매실특산품은 화학적 첨가물 없이 100% 매실로 만든 매실농축액, 홍쌍리전통된장, 고추장아찌, 절임, 잼 등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즉석에서 만든 시원한 매실아이스크림은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메뉴이다.
운이 좋으면 매실 명인 홍쌍리 여사를 직접 만날 수 있는데, 나무 의자에 앉아 인생과 매실, 그리고 건강이야기 들을 수 있다. 특히, 코레일은 3월 17일 섬진강 매화꽃을 찾아 떠나는 ‘파랑새 기차여행’(현대드림투어 02-3014-2349)에 홍쌍리 여사를 초청해 ‘밥상이 약상’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한다.
글·사진_박준규
코레일 홍보실(042-609-3462)
http://blog.naver.com/korailblog
http://blog.daum.net/korailblog
== 여행정보 == ◆ 열세번째 열리는 광양매화문화축제 “광양매화마을에 오시면 여러분도 꽃이 됩니다”
2009.03.14(토)-22(일) 전남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에서 9일간 매화축제가 펼쳐지며, “매향(梅香)과 시향(詩香)이 섬진강에...” 를 주제로 매화와 시의 향기에 취해, 상춘객 모두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떡매치기, 매화천연비누, 매실차 다도체험, 노래자랑, 사진 전시회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 매실 명인 홍쌍리 여사
홍쌍리 여사는 경남 밀양 출생으로, 매화나무를 심어 피땀어린 노력으로 청매실농원을 일구었으며, 매실의 효능을 발췌, 독보적 발상과 집념으로 매실을 오늘날 청청 건강식품으로 개발해 발전시킨 신지식 농업인이다. 저서로는 “매실박사 홍쌍리의 매실미용 이야기”(1995), “매실 아지메, 어디서 그리 힘이 나능교?(2003), 홍쌍리의 매실해독건강법(2004), 밥상이 약상이라 했제!(2007) 등이 있다.
== 대중교통안내 == ◆ 용산역~순천역~광양역까지 열차로~
- 전라선 새마을호(4시간30여분 소요 34,800원)나 무궁화호(5시간 소요 23,500원) 이용(1일 13회 운행) 후 경전선 무궁화호(10여분 소요, 2,500원) 환승(1일 6회 운행)
* 용산~순천~광양 간 열차시간표는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에서 실시간 확인
◆ 광양역-매화마을 까지 버스로~
- 광양역 앞 중마시장 정류소에서 염창행 100번 좌석버스 탑승
1일 4회 운행 / 1,500원 ☎광양교통 061-782-7295
- 하동행 108번 좌석버스 이용 후 신원검문소에서 다압행 버스로 환승
광양-하동 1일 12회 운행 하동-신원-다압 1일 8회 운행(광양교통 061-782-7295)
- 매화축제기간 광주광천고속버스터미널-광양터미널-매화마을 간 임시시외버스 운행
1일 6회 운행 / 2,700원(광양->매화마을) ☎금호고속 광주영업소 062-360-0114, 8585
== 주변 맛집 == 한국식당(061-761-9292, 광양읍 KT옆)은 4대째 전통을 이어 내려온 숯불고기전문점으로, 남도음식 명가로 지정돼 있다. 백운산 자락에서 자란 순수 국내산 한우를 청동화로 참숯불에 잘 익혀 먹는다. 이 집의 불고기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우선 깨죽으로 입을 부드럽게 한 후, 매실장아찌와 고기 등을 넣은 한 입 크기의 배추쌈을 싸서 먹으면, 야들거리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광양숯불고기(국내산 한우 180g) 17,000원
== 여행문의 == 철도고객센터(1544-7788, 1588-7788)
광양시 문화홍보과(061-797-2731)
= 주변여행지 정보 == ◆ 섬진강 두꺼비전설을 간직한 “섬진강 유래비와 섬진나루터”
http://www.gwangyang.go.kr/include/culture/sub01/a3_12.jsp
매화마을 아래에 위치한 섬진나루터에는 섬진강 두꺼비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왜구들에 쫓긴 우리 병사들이 섬진나루 건너편에서 꼼짝없이 죽게 되었는데, 갑자기 두꺼비 떼들이 강물 위로 떠올라 다리를 놓아 우리 병사들을 건널 수 있게 해주었으며, 뒤쫓아 온 왜구들도 두꺼비 등을 타고 강을 건너던 중 강 한가운데에 이르러 두꺼비들이 그대로 강물 속으로 들어가 버려 왜구들이 모두 빠져죽었다고 한다. 이렇게 두꺼비의 공적을 기념하여 두꺼비 석비좌대, 섬진강 유래비가 세워졌으며, 옆으로 조선 선조 때 나주목사를 지낸 정설이 세운 수월정에 오르면, 섬진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 찾아 가는 법 : 광양역 중마시장에서 100번 염창행 좌석버스 4회 운행(40분 소요, 매화마을 입구 하차). 비싼 요금 때문에 택시는 비추.
◆ 충정과 지조의 은장도 “장도박물관”
http://www.gwangyang.go.kr/include/culture/sub03/map_06.html
중요무형문화제 제60호 도암 박용기옹이 만든 장도박물관은 한국 칼의 역사적인 발달과정, 장도 제작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세계 각국 및 각종 영화에 등장한 칼이 전시되어 있는데, 고려시대 선비와 부녀자들의 충정, 지조의 상징인 은장도를 보면 예술성이 느껴진다. 전시 관람 외에도 다양한 가족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광양시민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 입장료 : 없음
* 관람시간 : 09:00-18:30
* 찾아가는 법 : 광양역 중마시장에서 순천방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광양여고에서 하차(10분 소요). 택시 기본요금.
◆ 환상의 벚꽃 산책길 “수어댐”
흔히 광양지역의 식수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광양에서 숨은 벚꽃 명소라고나 할까? 수어댐 주위로 넓은 호수를 따라 전망을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 있기에, 4월에는 화려한 벚꽃길로 변신을 한다.
* 찾아 가는 법 : 광양역 중마시장에서 100번 염창, 108번 하동행 버스를 타고, 수어댐 입구에서 하차(30분 소요, 16회 운행). 어치 방면 도로를 따라 700m 도보이동. 비싼 요금 때문에 택시는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