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것 봤어?” 트레드밀 달리기는 야외 달리기에 비해 서자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트레드밀을 이용하면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언덕 훈련, 인터벌, 템포런, 프로그레션 런 등 활용법이 다양하다. 문명의 이기는 잘만 활용하면 기량 향상의 효자 노릇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필자의 경우 트레드밀 달리기를 시작한 지 8년째다. 특히 겨울철에는 부상의 위험도 적고, 체지방 연소에도 매우 효율적인 트레드밀 달리기를 적극 추천한다.
기능을 숙지하자
트레드밀에 어떤 프로그램들이 내장되어 있는지 숙지하자. 예를 들어 심박 체크 인터페이스 기능이 있는 트레드밀은 러너가 자신의 목표 심박수를 미리 설정해 놓으면 그 심박수 내에서 훈련 강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속도를 조정해 준다. 필자의 경우, 언덕 프로그램(주기적으로 자동 경사 조절), 인터벌 프로그램을 즐겨 사용한다. 적어도 다람쥐 쳇바퀴 도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벼운 러닝화가 좋다
다리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고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서 가벼운 러닝화 또는 레이싱화를 신어도 좋다. 트레드밀은 그 자체에 충격 완충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달리는 러닝화보다 가벼워도 된다.
고개는 꼿꼿이
계기판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시간 이런 자세를 취하면 나쁜 주법으로 굳어져 버릴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무릎과 허리에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한 가지 요령. 자신의 달리는 모습을 거울로 보면 된다. 바른 자세로 달리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만일 거울이 없다면 타월로 계기판을 가리자. TV를 보면서 달리는 것도 지루함을 달래는 방법 중 하나다. 목의 긴장을 덜기 위해서 TV는 눈높이로부터 15∼30cm 위에 두는 게 좋다.
시원하게 달리자
트레드밀은 실내운동이며, 지속주 운동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땀이 난다. 특히 덥고 습한 실내 공기는 땀을 더욱 많이 나게 한다. 가장 이상적인 실내 온도는 10∼15℃ 정도이다. 집 안에서 트레드밀을 달릴 때는 난방기구의 온도를 조절하여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게 좋다. 탈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20분 간격으로 200ml 정도의 스포츠 음료 또는 물을 옆에 두고 마시자.
프로그레션 런을 즐기자
30분만 트레드밀을 달리더라도 다음과 같이 프로그레션 런(점증 가속주)으로 달리면 시간 대비 최고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밖에서 달릴 때, 편하게 천천히 달리겠다는 스스로와의 타협을 버튼 하나로 방지할 수 있다. 트레드밀은 어쩔 수 없이 뛰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단 5분간 조깅으로 몸을 데운다. 그러고 나서 10km 대회의 1km 페이스보다 1분 정도 느린 페이스로 5분을 달린다. 이후 2분마다 2%씩 증가 버튼을 누른다. 최종 12%까지 시도해 본다. 이후 8분간 쿨다운 조깅. 이렇게 하면 총 30분간 ‘빡센’ 훈련이 된다.
필자의 경우, 10km/h 조깅으로 시작, 14km/h로 5분간 달린 후, 14.3km/h, 14.6km/h로 올려 16km/h까지 올린다. 2∼4% 증가 정도는 해볼 만하다. 6∼8% 정도는 집중력이 요구된다. 10∼12% 증가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해야 한다. 프로그레션 런은 강인한 승부 근성 배양, 온갖 언덕을 쉽게 오를 수 있는 근지구력, 심폐 지구력을 기르는 데 ‘짱’이다.
즐거운 상상을 하자
“트레드밀을 1시간 탈 수 있으면, 세상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지루하고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막연히 트레드밀을 달리면 그야말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느낌이고, 지루해진다. 이럴 때는 즐거운 상상을 하자. 동아 마라톤 결승점에 2시간59분에 들어오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 얼마나 즐거운가. 라이벌이 뒤를 쫓아온다고 생각하자. 어떻게 천천히 뛸 수 있겠는가. 결승점 400m 지점에서 사라포바가 포옹을 해준다고 상상하자, 그것도 선착순으로. 그러면 어떻게 뛰어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