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4 금 맑음 목요일 저녁 민희의 전화 어떻게 엄마 유진이 아빠 돌아가셨다고 연락왔어 어째 유진이 딱해서 유진이 아버지는 눈을 어찌 감았을까? 올것이 왔구나 생각하지만 유진이 시잡갈때까만 잘 버티어 주시지 하는 생각은 나의 생각이다.
2년전 폐암이라는 벼락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도 어쩌나 어쩌면 좋아 하는 소리만 했다. 힘겹게 2년의 투병생활을 하고 이세상을 떠나신 것이다.
유진이는 민희의 중학교때 친구다. 늘 밝고 명랑하고 친구들과 학교 생활도 재미있게 잘한 중학교 동창생 지금은 선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근무하는 곳 선병원에서 아버지를 돌보면서 그나마 편하게 가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유진이를 보려 내려가야겠지 당연히 내려와야지 수업을 마치고 밤 기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갔다. 조문을 하고 바로 서울로 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내려 온김에 집에서 자고 일요일 가면 안되냐는 말에 그러고 싶지만 그럴수 없어 왜 금요일 수업이 전공과목이라서 꼭 들어야해 안 그래도 어려운데 결석하면 그 시간 따로 받지도 못해 알아서 하라고 했지만 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집으로 오지 않았어 서울로 바로 갔냐고 혹시나 싶어 전화를 했다.
아직 선병원 장례식장이야 현진이하고 친구들하고 있어 집으로 가야 될 것 같으니 자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판암동까지 태우려 오라고 하는데 이 시간에는 엄마 무서워 못 나가 택시 아저씨한테 택시비 좀 더 드린다고 하고 타고 와 2시가 넘어 갈 무렵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현진이와 같이 들어가면서 울지 말아야지 했는데 유진이를 보는 순간 현진이도 울고 나도 울고 그래 뭐라고 말해 눈물밖에는 ~~ 엄마 상주로 이름 적는데 유진이하고 동생만 있더라고 그렇지 아직 결혼도 안해서니까 유진이가 가장이었거던 참 대견도 하고 너무 딱하기도 하다.
중학교 졸업하고14년만에 만나 은주란 친구 세종에서 초등하고 선생님이 된 현진이 엄마 중학교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하더라 진짜로 중학교때 우리 재미 있었거든 그런 괴짜 친구들이 사회 생활 너무 잘하고 있더라고 나만 어중간 한것 같기도 했지만 뭐 어때 다 도토리 키재기 친구들인데 허물 없어지고 장례식장에서 웃어도 되냐 하면서 웃기도 하고 귀죽을 것도 없고 조문객도 많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 해서 유진하고 같이 이야기도 하고 있었지 잘 했다.
성격 좋은 현진이는 초등학교 선생님되고 유진이는 을지병원에 간호원이고 은주는 의예로 한직장에 지금 7년째 다닌다고 하더라고 그러니까 사람은 보이게 다가 아니라는 거야 친구들하고 놀때하고 사회생활은 책임감이 따르니까 최선을 다하는거지
유진이는 부모님 복은 좀 없어서도 다른 복을 준것 같애 남자친구가 와서 일을 다 봐주더라고 휸남에다가 직업도 경찰이라고 하더라고 그래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그렇게 믿음직한 유진이 남자 친구를 보고 가셨서니 조금은 마음 편하게 가셨겠다.
결혼식을 올렸음 더 좋았을걸 또 또 어른들이 이리도 급하다니까 그냥 봐 주고 젊은이들이 알아서 하게 나두세요 음 마음이 그렇게 했음 좋겠다는 것이지 젊은 사람들 그것도 부담일수 있으니 알아서 하게 두라고요 그랬
아침 몇시 기차를 타고 갈거야 12시 15분 오늘은 결석하고 일요일 가 안돼 전공수업만 없다면 생각을 바꾸겠는데 오후에 전공이 두시간 있어서 가야 돼 안그래도 어려워 죽겠는데 전공은 꼭 들어야한다니까 더 이상 말릴 수 없어 그럼 우리 빨리 준비하고 대전역으로 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이야기 좀 하다가지
나 보내기 싫구나 엄마가 보내기 싫어도 가야하고 좋아도 가야하잖아
엄마 유진이 아버지돌아가신 것 보니까 슬프기도 하고 유진이가 너무 딱하기도 하고 이제는 유진이 편하게 잘 살았음 좋겠어 그럴거야 남자친구와 잘 살 것 같은데
그럴거야 복은 골고루 준데 부모복이 짧아서니까 멋진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았을까 훈남이고 직업도 경찰이라면서 잘 살거야
그렇게 되도록 마음으로 유진이 많이 빌어줘 너 친구들은 다들 사회에서 중요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네
그 동안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제일 궁금해 하길래 5분 브리핑 했더니 저 신비주의는 여전하다고 하더라고 친구들 눈에도 그렇게 보였나보다 어릴때 독특한 구석이 있긴했어
민희야 너 지금도 너무 잘 하고 있고 유진이 아빠께서 14년만에 친구들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가셨나보다 그래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라고들 하기도 하는 거야 친구들과 소식 전하면서 즐겁게 잘 놀고 감당하기 힘든 큰 일을 가장으로서 치르느라고 정신이 없었을 것인데 유진이 아빠께서 보고 싶은 딸도 잠깐 만나게 해주시고 저녁에 유진한데 전화한번해라 텅비어버린 집에 들어서면서 맞는 오늘밤이 제일 힘들거야 그래야지 저녁에 유진이 한데 꼭 전화해라
민희야 무슨일이든지 사람들은 시도하기가 어렵지 시도에 첫발을 내딛기만하면 목표를 향해서 달려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거야
너도 엄마도 시도해서니까 지금까지 그 목표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거야 부담 같지마 제2외국어 하나만 완벽하게 배운다는 생각만하고 공부해 그 다음은 그때 생각하고 스트레스야 받지 마 오늘 결석하고 가끔은 농댕이도 치면서 공부하는 거야
학교 다닐때는 친구들이랑 놀면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엄마랑 노니까 재미없다는 것이네 그게 아니라 어디가든 성적에 준해야 하니까
우리 우리나라를 벗어나자 보자 자유롭게 살아보자 그럼 갈려는 나라의 언어는 알아야겠지 당근이다.
그럼 할머니는 그것은 그때 생각해도 되는 일이니 미리 걱정하지 말고요 일단 그 곳에 당도 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낸 다음에 해도 되는 일
민희야 엄마는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아 나에게 주어진 삶도 내가 걸어갈 길도 내 머리속에 있는 것도 내가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불청객 같은 삶도 내가 잘 다독여서 잘 보내야하고 내가 그 환경에 적응하면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나 밖에 할 수 일들이잖아
아무리 나열해 놓고 찾아봐요 다 내가 해 낸 일 누가 대신 해준것이 하나도 없더라 다 엄마가 해 낸 일이더라고 그래서 엄마 자신이 너무 대단하고 이뿌고 소중하고 이렇게 잘 보내고 잘 살아 온 엄마를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서 누구한데 사랑도 안 해 준다고 원망할 자격이 있겠어
사랑의 시작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 해주는게 아니라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는 거야
누가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사랑해 주겠어 엄마는 지금 이자리에서 너와 이별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아 지금 마음을 다해 너와 차마시고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는 엄마라서 너무 좋아
다시 말하겠지만 죽음은 끝이 아니야 또 다른 시작점 출발점이야
인간이 제일 약하고 제일 낮은 존재인데 우리는 그것을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제일 강한 존재라고 제일 높은 자리에 앉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사는것이 문제인거야
자연의 이치를 거슬려서 온 코로나 사태야 마스크를 벗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세상의 일들이 잘 안 돌아가다고 야단들이지만 생각해봐 세상일이 빠르게 돌아간 만큼 자연의 환경은 힘들었던거야 말없이 늘 받아주는 자연이라는 생각을 했을까 아니야 자연이 아프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듣지 않고 인간의 힘이 최고라고 무시한 결과물인데
코로나 바이러스만 원망하고 있잖아 우리 먼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환경오염은 우리 인간들의 만들어 낸 아슬아슬한 제일 위험한 작품이라고 생각안해 알고보면 우리 인간이 책임져야하는 일들이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우리의 몸 바람에 날려갈 먼지같은 존재 사람으로 태어나 이세상에 왔음에 감사하고 살아가기 보다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욕심을 부르와 대참사를 마주하고 때늦은 후회도 잠시 망각하고 또 다른 일을 해내 곳 하지 그래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짧은 인생이든 긴 인생이든 뭐가 중요해 어떻게 살다가 떠나가는냐가 중요한 거야
그 누구도 대신 못 살아주는 인생이잖아 아무것도 못 가지고 가는 인생이잖아 민희야 지금 떠나도 후회 없도록 살아내는 거야 살아가는 거야 알았지 힘내고
엄마 설에도 못 내려와 알았어 엄마도 열심히 할머니하고 잘 살아내고 있을게
이제는 대전역 커피집이 내가 잠시 들러 쉴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 혼자 가겠다는 민희의 말도 안다 떠남과 남겨짐의 갈림길에서 마음의 혼란스러움을 그렇지만 나는 이런 떠남과 남겨짐도 영원하지 않기에 그 시간 조차도 그 시간을 만끽하면서 마음을 목적지까지 잘 도착하기를 바라면서 보내고 또 기다리고 만날 것이다.
나는 또 하나의 꿈을 꾼다. 우리나라가 아니 다른 나라에서의 내삶은 과연 어떨까 어머님과의 한달반 감사의 복주머니 프로젝트가 천사의 마스크로 바뀌었지만 마무리 작업이 월요일날 조용히 내려 놓고 올 것이다. 내가 마라톤 투어를 꿈꾸었지만 결국은 해내지 못했다. 그러기에 그에 걸맞은 또다른 1년 프로젝트를 꿈꾸면서 발길을 옮겼다.
멀어지는 기차를 바라보니 짠한 마음도 따라갔다
정해 놓은 시간은 없지만 정해진 시간을 모르고 살아갈 뿐 정해진 시간은 있지 않는가. 우리는 언젠가는 저 기차처럼 떠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