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5:7]
여호와여 내 소시의 죄와 허물을 기억지 마시고 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나를 기억하시되 주의 선하심을 인하여 하옵소서..."
내 소시(小時)의 죄와 허물 - 여기서 `내 소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네우라이'는 어린 소년 시절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보통 청년 시절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따라서 본 구절은 유년 또는 소년 시절의 죄에 대한 진술이 아니라 청년 시절의 죄를 의미한다.
기억지 마시고...기억하시되 - 여기서 사용된 두 동사는 다윗의 이중적인 기도를 보여 준다. 즉, 소극적으로 자신의 소시의 죄와 허물을 기억지 마실 것을 간구하였으며,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인자하심으로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런데 적극적인 기도를 위해서 소극적인 기도는 필수적이었다.
죄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과도 같은 것이어서 이것을 회개하지 않는 한 적극적인 기도는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윗은 먼저 자신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한 후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언약적인 사랑에 호소할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회개-> 간구'라는 올바른 기도의 순서를 엿볼 수 있다.
[시 32:1]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은 자는 복이 있도다..."
허물의 사함을 얻고...여호와께 정죄를 당치 않은 자는 복이 있도다 - `복이 있도다'에 해당하는 원어로 `아쉬레이'는 인간이 인간을 축복할 때 사용되는용어로서 원문상 맨 앞에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다윗이 인생들에게 기원하고 있는 복은 사죄함의 복이다. 그가 `사죄의 복'을 말하고 있는 것은 처음부터 죄없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제한 것이다, 죄없는 인간이란 결단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죄없는 자'의 복을 기원하지 않고 다만 `사죄함을 받은 자'의 복을 기원하고 있다.
다윗은 인간의 죄를 다양한 용어로써 묘사하고 있다. 그 첫째는 `허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폐솨'이다. 이 용어는 본래 `반역하다', `거역하다'는 의미의 동사 `파솨'의 명사형으로 `하나님에 대한 반역', 또는 `하나님의 뜨슬 인간의 뜻으로 거역하는 것'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둘째는 `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하타아'이다. 이 용어는 표적을 빗맞추거나 길을 잃는다는 의미의 동사 `하타'의 파생어로서 참된 길(진리)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2절의 `정죄'에서 `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운'으로 이는 `왜곡된 것'을 의미하는 말로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는 태도' 또는 `하나님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 세가지 용어들은 시편의 독특한 문체 구조상 반복된 동의어들 이므로 이들 용어들의 의미를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이다. 하지만 이 용어들은 적어도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죄의 양상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윗은 이 죄악들에서 구원을 받은자 들만이 진정으로 복된 사람이될 수 있다고 선포한다. 그는 죄에 대한 세 용어들과 병행하여 사죄에 대한 세 용어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 첫째는 `사함을 얻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사' 인데 본래 이 용어는 `짐을 들어 올리다', `나르다'는 뜻이다. 여기서 이 용어는 죄를 하나의 무거운 짐으로 보고 하나님께서 이 죄악의 짐을 치워버리거나 옮겨주셨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이로써 구원 받은 자는 더 이상 죄의 고통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가리움을 받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사'는 본래 `덮다'는 의미이다. 죄인의 죄가 가리워져서 더 이상 하나님께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서, 그 죄가 가리워짐으로 그 죄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셋째는 `정죄를 당치 않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로하솨브'이다. 여기서 `하솨브'란 `...의 탓으로 돌리다', `전가하다'는 뜻으로서 이는 하나님께서 죄에 대한 책임을 일체 전가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리는 이 `사죄'와 관련된 세 용어들의 의미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죄는 너무나도 실제적이며 완전한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죄인이 이러한 사죄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가지 인간적 요소가 필수적아다. 그 요소는 `마음에 간사가 없고'라는 구절에 잘 표현되어 있다. 여기서 `간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레미야'는 `속임'을 의미한다. 이는 완전한 사죄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인간이 자신의 죄를 하나라도 속임없이 하나님 앞에 고백해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시 32:5]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의 악을 사하셨나이다(셀라)...."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 견딜 수 없는 양심적 고통과 육체적 질병, 그리고 심령의 고갈 상태로 인하여 다윗은 자복하기로 결단한 것이다. 여기서 `자복하리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오데'는 단지 죄에 대한 양심적 가책이나 인정만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자백했음을 의미한다. 혹자는 자백에 대해 설명하기를 `자백은 댐의 수문을 여는 것과 같다.
자백하지 않을 때 댐 뒤에 많은 물이 쌓여서 엄청난 압력을 느끼계 되지만 일단 수문이 열리기만 하면 물이 빠지고 압력이 감해진다'라고 하였다.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 앞의 구절과 본구절에는 1, 2절에서 언급된 죄에 대한 세 용어들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다윗이 자복하는 문맥에서 이 용어들을 빠짐없이 기록한 것은 그의 자백이 모든 죄들을 낱낱이 고백한 철저한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곧 주께서 내 죄의 악을 사하셨나이다 - 다윗의 철저한 자백으로 하나님의 사죄의 은총이 그에게 즉각적으로 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