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유월의 걷는 날에 함께 했던 성원 씨가 글을 올리기로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군요(!!!)
해서 마산Y 이윤기 님의 글을 대신 올립니다
아래 글은 마산YMCA에서 메일로 보내는 소식지 중에 실린 글입니다
원본에는 중간에 사진도 있고 해서 읽기가 좋았는데 그냥 문자로만 올리니 조금 답답하지만, 아주 정성스레 쓴 글이어서 읽는 재미가 있군요
이윤기 님께 감사드립니다 인간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마산YMCA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 틈틈이 보내는 YMCA 소식 제 72호 ]
날짜 : 2003년 6월 18일 편집 : 마산YMCA 시민사업부 이윤기
걷는 사람들과 함께 떠난 임항선 답사...
지난 일요일 임항선 철도 2차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답사에는 김형준, 이호준, 이원일(황혜영, 이다정), 이주경, 김경년, 이윤기(이건호), 조정림, 안지혜, 박홍재, 조형래 회원이 참여하였습니다. 이사님들과 청소년사업위원님들이 실무자들과 함께 여러분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번 답사는 YMCA 회원들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주대환위원장 그리고 송창우, 박영주 선생님을 비롯한 걷는 사람들 회원 열댓명이 함께 철길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도 석전 사거리 육교 옆에서 답사를 시작하였는데, 몇 몇 분들은 마산역 쪽으로 놓인 큰 다리를 건너 같다오기도 하였습니다. 방송통신대학에 다니신다는 주부는 “철길을 걷는다고 해서 다른일 다 미루고 왔다”고 하시면서 어린시절 마산에 살면서 철길에 얽힌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의 중앙로가 삼량진 방면으로 이어진 철길이었을 때는 시내에 터널도 있었다고 회고를 하셨습니다.
여럿이 함께 배낭을 메고 철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북마산 시장 인근의 상인들은 ‘걷기대회 행사’하느냐고 묻기도 하였습니다. 늦은 11시에 출발하여 추산공원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쌓인 추산공원의 그늘과 바람이 참 좋았습니다. 일곱 살 먹은 제 아이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춥다고 하더군요.
준비해온 김밥과 긴급하게 추산동에서 주문한 김밥, 철길 옆 시장에의 떡집에서 사온 쑥떡, 그리고 김형준 시민사업위원장께서 준비하신 ‘산딸기’를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김형준 위원장께서 산딸기를 준비해오신대는 사연이 있는데, 원래 걷는 사람들 회원들은 이번 달 걷기 계획은 산딸기가 있는 곳으로 갈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YMCA에서 임항선 철길을 함께 걷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산딸기를 따러 갈 수 없게 되었답니다. 몇 몇 회원들이 산딸기에 대한 아쉬움이 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산딸기는 책임지시겠다고 장담하신 후에 시장에서 사오셨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에 YMCA에서 참여하신 분들과 걷는 사람들 회원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구요. 제가 YMCA,에서 임항선 철길 답사를 하는 이유를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임항선에 얽힌 여러 가지 추억이 오가는 중에 어린 시절 완월동에서 사셨다는 걷는 사람들 회원께서 지금 시청뒤편에 있는 옛 역 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신마산 역이 아니라 마산역 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마산에 오랫동안 사셨던 분들이 너도 나도 우리는 마산역이라고 불렀다. 혹은 우리는 신마산역이라고 불렀다하는 경험들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양쪽 다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맞는지는 결론을 못 내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박물관을 들러서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겁게 마당에 놓인 ‘투호놀이’를 하였습니다. 몇 몇 사람들은 화장실도 다녀오고 옛 추산정수장에 대한 박영주 선생님의 설명도 듣고 다시 임항선 길을 걸었습니다.
시청을 지나서 옛 신마산 역 터에는 몇 군데 물웅덩이가 패여서 개구리도 살고 있고 민물고동도 있었는데, 이 곳에 최상철 이사께서 보내주신 가시연꽃을 담궈 두었습니다. 가시연꽃은 우포늪에서 자생하는 것을 최상철 이사가 인공재배법을 개발하셔서 특허를 내셨다고 합니다. 지난 이사회 때 임항선 답사 소식을 들으시고 답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 분양을 해주라고 하시면서 가시연꽃 모종 40여 촉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마 7월 답사 길에는 운이 좋으면 웅덩이에 자리 잡은 가시연꽃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답사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가시연꽃 모종을 나누어 가져가서, 올 가을이면 집집마다 연꽃을 피우게 될 지도 모릅니다.
임항선 철길이 끝나가는 돝섬 선착장 앞에서 아마추어 사진작가 두 분을 만났습니다. 철길과 철길 주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연말에 달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저는 너무나 반가워서 취지를 설명하고 좋은 사진을 얻고 싶다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마산에 임항선 철길이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취지에 선뜻 공감해주시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원래 가포까지 계획했던 답사 길은 철길 답사를 끝냈다는 안도감에 신마산 ‘옥수장어구이’집 앞에서 끝나버렸습니다. 가포까지 못가겠다는 몇 몇 참가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옥수장어구이 집에서 맥주와 땅콩, 오이 등을 안주삼아 즐거운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7월 임항선 답사는 김인성 이사님과 함께하는 임항선 생태기행, 유장근 교수님이 추산공원이 있는 환추산을 중심으로 마산의 문화유적을 안내하는 새로운 임항선기행을 준비합니다. 철둑에 핀 야생화도 관찰하고 아무 것도 모르고 걸으면서 놓쳤던 여러 가지를 발견하면서 걸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환추산에는 마산의 중요한 문화유적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