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
2021년 11월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희동 자택에서 골수암으로 별세했어요
그로부터 벌써 3년이 지났지요
그런데 아직도 연희동 자택에는 유골이 집안에 안치된 상태이고
그의 영혼은 구천을 헤매고 있어요
그 이유는 서울현충원은 고사하고 대전현충원에도 묻힐 장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국가적 수치이고
역사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일이지요
필생의 염원인 노벨평화상을 타기 위해 국민들 몰래 5억 달러를
북한에 상납하여 북한 핵개발에 공헌했다는 의혹을 산 김대중 같은
‘친북’ 대통령도 현충원에 안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의 유골은 현충원 안치를 거절당해야만 했어요
5·18 광주의 비극을 논외로 한다면,
전두환이 대통령으로서의 공적은 김영삼이나 김대중과 같은
문민 대통령과 비교하면 월등하다고 볼 수 있지요
기실 한때 김대중의 최측근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한 재야 원로인사는 80년 서울의 봄 시절 양김 씨가
단일화만 이뤘더라면 5·18 광주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5·18이 발생하게 된 저변에는 양 김(金)의 책임도 일부 없지 않다는 사실을
밝히는 회고록을 쓰기도 했어요
국정원까지 동원해 무리하게 노벨평화상을 타낸 것도 모자라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DJ와 경제에 대한 무지로
결국 IMF 사태를 몰고 온 YS의 행보에 비춰볼 때 과연 양 김 씨는
대통령으로서 어떤 탁월한 업적을 달성해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지
아리송할 뿐만 아니라 훗날 역사는 냉혹한 평가를 내릴지도 모르지요
몇 년전에 발간된 지00 박사가 쓴 『전두환 리더십』은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의 업적을 탁월하게 정리하고 있어요
지 박사는 “우리는 앞으로 상당 기간 전두환과 같이 애국심 높고,
능력 있고, 비전과 직관력을 가진 ‘위대한 리더’를
다시는 대통령으로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요
핵심은 전두환이 미국식 교육을 받았고, 그가 쓴 참모들도
미국식 교육받은 엘리트였다는 점에 있어요
유능한 참모들을 발탁하여 국가운영을 함께 했다는 것이지요
“전두환 이후 ‘엘리트 경영’이 사라졌다.”
지 박사는 “정치 모리배들이 대통령이 되고, 북한에 굴종하면서
퍼주지 못해 안달하는 정치를 했다”라고 한탄하고 있어요(p.11)
『전두환 리더십』은 일반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전두환의 리더십에 대한 비화(祕話)를 많이 소개하고 있지요
특히 육사 시절 재래식 화장실에서 몰래 책을 읽곤 했던
독서광으로서 전두환의 학구적 노력은 일반 국민들이
피상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대구공고 출신 전두환이란 이미지를
세척하게 만들었어요
특히 전두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산림 녹화산업을 이어받았지요
박정희 시대부터 일관된 산림 정책은 현재 우리나라 산이
세계 어느나라에 비해 나무가 많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서울이 본격적인 도시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이 시기부터였지요
이전까지 한강은 여름철만 되면 물이 범람해 주변에 피해를 입히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한강 상류에 소양강댐 등의
다목적 댐이 건설된 이후에도, 수천년에 걸쳐 쌓인 모래톱 등이
폭우만 오면 주변지역으로 물을 방사해 도로 및 건물에 피해를 입혀
도시의 하수구가 모두 넘쳐 흘렀어요
이에 전두환 정권은 서울 한강을 '한강종합개발사업'이라는
대단위 토목사업을 통해 지금같은 모습으로 반듯하게 정리했지요
한강공원이라 해서 서울시민을 위한 위락시설을 확보한 것은 덤이었어요
또 박정희 정부의 강남, 지하철 개발 정책을 계승하였지요
박정희 정부는 서울을 강남까지 확장하여 강남개발을 추진하였는데,
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강남에는 논밭이 많았어요
전두환 정부는 허허벌판을 지금과 같이 테헤란로의 거대 빌딩 단지,
주변 아파트 단지 등으로 바꾸었지요
그 외에도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37년간 이어온 야간통행금지 제도를
과감히 폐지 하였으며 학생들의 교복 및 두발 자유화를 비롯하여
스크린산업규제폐지 및 스포츠 산업 육성 등
다방면에 걸친 발전이 이어졌어요
박정희 대통령의 일생일대의 꿈인 산업화가 10·26사태로 인해
물거품이 될 국가침몰의 위기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산업화를 완성시켜 마침내 대한민국을
현대국가로 변모시켰지요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한 지 불과 40년 만의 쾌거였어요
그 과정에서 전두환은 국민들에게 정치적 자유를 선사했고,
유학을 자유화했으며, 통행 금지를 없애는 용단을 내렸지요
88서울올림픽을 유치하여 국위를 선양하였으며
연좌제를 폐지하고, 금서목록을 해제하여 공산주의 서적도
자유롭게 읽도록 학문적 자유를 허용했어요
심지어 5·18의 배후 주동자 혐의로 사형 집행을 기다리던
김대중을 감형, 석방하여 미국으로의 망명을 허용하는
정치적 관용을 베풀기도 했지요
연좌제 폐지로 인해 가장 정치적으로 혜택을 받은 인물이
김대중과 문재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90년대 이후 둘 다 ‘민주화 붐’을 타고 대통령이 되는 행운을 얻었지요
전두환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업적은
‘7년 단임’을 약속하고 자기 발로 청와대에서 물러난 점에 있어요
그러나 그 약속 때문에 복수심에 불타는 정적들에게 다시 재기할
기회를 허용하였고, 결국 5·18이란 덫에 걸려서 퇴임 이후
평생 곤욕을 치르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지요
자신의 정치적 관용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괴롭히게 된 것이나 다름없어요
이런 점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나오는
로마공화정의 내란을 평정한 주역, 율리시스 시저를 떠올리게 되지요
오늘 23일 오후 3시부터 청와대 분수광장에서는
육사 구국 동지회 주관으로 대규모 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지요
많은 이들이 참석했으면 좋겠어요
전두환의 사망 3주기를 맞이하여, 국민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어요
“과연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