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돕는 IT
IT, ‘꿀잠’을 부탁해!
 
스마트밴드·애플리케이션·스마트폰 등 불면증 원인 체크하고 수면 상태 자동 측정
다양한 음향·멜로디와 뇌파 사운드도 제공, 블루라이트 자동 억제 등 ‘숙면 도우미’로
 
노인성 난청의 경우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정작 본인은 청력이 떨어진 것을 잘 못 느끼거나 주변의 사람들이 더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혹시 내 부모님의 청력에는 이상이 없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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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만 되면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혹시 잠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해서 초저녁부터 침대에 누웠는데도 아침이 영 개운하지 않다. 잠을 많이 잘 수록 더 피곤한 이유가 뭘까. 병원에 가봐야 하나.’ 몇 년째 반복돼 온 이 같은 의문이 최근에야 풀렸다. 비싼 병원비를 들이지 않고도 늘 피곤한 이유를 드디어 알았기 때문이다. 바로 숙면 도우미로 변신 중인 IT 덕분이다.
스마트밴드로 숙면 시간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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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고민 해결사는 스마트밴드다. 통화 기능까지 들어 있어 스마트폰 대용으로 사용되는 스마트워치와는 달리 스마트밴드는 건강관리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스마트워치의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대륙의 실수로 유명한 샤오미의 ‘미밴드’ 가격은 웬만한 장난감 시계보다도 싼 1만 원대에 불과하다. 디스플레이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걷거나 달린 거리, 칼로리 소모량, 심박 수 측정, 전화 알림 등 다양한 기능이 들어있다. 특히 압권은 수면 체크 기능. 스마트폰에 ‘미핏’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별다른 작업을 하지 않아도 수면상태를 자동으로 측정해준다. 전체 수면 시간은 물론 숙면 시간도 그래프를 통해 알려준다. 자는 도중 몇 번 깼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재클린 스마트밴드’도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작은 디스플레이로 걸음 수, 칼로리, 전화·문자·이메일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면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수면·숙면·선잠 시간 등은 주간·월간 그래프로 비교할 수도 있다. 기상 시간 알람 기능도 들어있어 계획적인 수면 관리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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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사운드로 숙면 유도하고 코골이 녹음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숙면 도우미로 나섰다.
‘굿슬립’은 뇌파 사운드로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점심시간 등 짧은 시간에는 낮잠 모드로 알파파를 유도해 긴장이나 불안감, 피로감을 없애준다. 밤잠 모드는 로 세타파를 유도해 불면증 없이 숙면으로 유도한다. 바람 부는 소리, 파도치는 소리, 비 오는 소리 등 100가지가 넘는 자연의 소리도 자연스럽게 잠에 빠져들도록 도와준다.
‘릴랙스 멜로디’도 다양한 음향들로 수면을 돕는 앱이다. 빗소리, 청소기 소리,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같은 백색 소음이나 피아노, 뮤직박스 등 명상음악도 들어있다. 좋아하는 소리와 음악을 섞어 나만의 수면 멜로디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앱도 있다. ‘해피 슬립’은 코골이는 물론 잠꼬대도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심한 뒤척임을 감지하면 수면을 유도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나온다. 알람을 설정해 놓으면 몸의 뒤척임을 체크해 가장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상태일 때 깨워주는 인공지능 기능도 눈길을 끈다.
블루라이트 억제 스마트폰도 인기
‘숙면 걸림돌’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스마트폰도 명예회복이 한창이다. 커피보다 2배나 강력하게 수면을 방해하는 ‘블루라이트’를 최소화하는 갖가지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설현폰’으로 인기 있는 SK텔레콤 전용스마트폰 ‘루나’는 블루라이트를 단계별로 차단해 주는 필터 기능을 담고 있다. 퀵 메뉴에서 간단히 켜고 끌 수 있어 편하다.
애플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인 ‘iOS 9.3’에 ‘나이트 시프트(Night Shift)’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 기능은 시계와 위치정보를 인식해 밤이 되면 자동으로 블루라이트를 줄여준다. 이런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일 경우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을 붙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침대는 과학이다’ 대신 ‘숙면은 IT다’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유명한 광고가 있다. ‘잠이 보약’이라는 선현들의 지혜를 활용한 이 광고는 숙면의 중요성을 재미나게 알려 20년 넘도록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쾌적한 잠을 못 자는 사람은 20년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 스마트밴드, 숙면 앱 등이 활약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셈이다. 광고문구도 이젠 ‘숙면은 IT다’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몸은 물론 마음마저 치유할 수 있는 ‘꿀잠’이 너무나 간절하다.
<이국명 IT 칼럼니스트>
Romance sans Paroles, op.9
비에니아프스키, 침묵의 로망스
Henryk Wieniawski (1835-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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