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겪을 때 그 아픔과 고통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자기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일 경우에는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엘가나의 아내 한나가 그러했습니다. 엘가나는 에브라임 지역에 살고 있는 레위 사람입니다(1절). 레위 지파는 가나안에 정착할 때 땅을 분배받지 못하고 각 지파별로 흩어져 하나님께 제사하는 일을 돕는 역할을 했기에 엘가나는 에브라임 지역에 와서 정착하며 지낸 것 같습니다. 이 엘가나에게는 두 아내가 있었는데, 첫째 아내는 한나이고, 두 번째 아내는 브닌나였습니다(2절). 그런데 첫 번째 아내인 한나는 자식이 없었고, 두 번째 아내 브닌나는 자식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결혼에 있어서 일부일처를 원칙으로 정하셨는데, 때로 일부다처를 두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일부다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식 때문입니다. 특히 엘가나의 경우처럼 첫 번째 아내가 자식을 낳지 못하면 대를 잇기 위해서라도 두 번째 아내를 두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왕들은 정치적 이유로 인해 아내를 많이 두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엘가나의 경우는 자식 때문에 두 번째 아내를 두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그런데 여러 자식을 여럿 낳은 브닌나는 남편 엘가나가 첫 번째 아내인 한나를 더 사랑하는 것으로 인해 아마 한나를 무시하고 괴롭게 했던 모양입니다(6절, 7절). 매년 법궤가 있는 실로에 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데, 제사 후에 하나님께 불로 태워 드리는 제물과 제사장의 몫을 제외한 제물을 가족에게 나눠주는데, 한나에게는 특별히 잘 챙겨주는 것으로 한나를 향한 사랑을 표현했습니다(4절, 5절). 본문에는 갑절을 주었다고 번역했지만, 히브리어 원어를 보면 갑절이라기보다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의미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좋은 부분, 가치 있는 부분을 한나에게 준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모습을 본 브닌나는 더 한나를 격분하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러 가는 날이 오히려 가정 안의 갈등을 야기(惹起)시키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엘가나는 한나에게 자식이 없어도 한나를 지극히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어르고 달래보지만(8절) 한나의 마음은 여전히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한나가 임신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한나가 임신하지 못하게 하셨다고 기록합니다(5절, 6절). 한나에게는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그것 역시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가 한 행동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한나는 브닌나와 다툼을 일으키고 싸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아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합니다(10절). 마치 술 취한 것처럼 하나님께 기도합니다(13절, 14절). 겉으로는 술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마음을 다해 하나님께 부르짖은 기도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을 뿐,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놓은 것입니다. 15절에 나오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뿐이오니”이라는 표현은 표준새번역 성경의 번역처럼 “저의 마음을 주 앞에 쏟아 놓았을 뿐입니다”라는 표현입니다.
괴롭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 그 문제를 가지고 나가야 합니다. 악다구니 쓰면서 싸우기에 앞서 하나님께 그 문제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모든 것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한나는 브닌나와 싸우기보다는 하나님께 자신의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을 쏟아놓았습니다. 그리고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11절)라는 서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자신의 만족만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기도가 응답되었을 때 그 기도의 응답조차 하나님께 드린다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로 인해 사사시대의 마지막 사사이며, 이스라엘의 왕정시대를 여는 역할을 하는 사무엘이 탄생된 것입니다.
그 당시 실로의 제사장은 엘리였습니다(3절). 3절엔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인 홉니와 비느하스도 소개하고 있는데, 제사장을 맡은 두 아들은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타락한 제사장으로 사무엘상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엘리 제사장은 두 아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였고, 영적으로도 민감하지 못한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엘리 제사장을 통해 한나의 기도에 대해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라는 축복의 말을 해줌으로써(17절) 한나가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나중엔 사무엘을 받아 사무엘이 제사장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우는 역할도 감당하게 됩니다.
엘리 제사장이 하는 축복의 말을 들은 한나는 곧바로 그 슬픔을 내던집니다. 18절은 “이르되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고 기록합니다. 하나님께 기도드렸고,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면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것입니다. 하나님께 온전히 기도한 사람의 모습은 이러해야 합니다. 자기를 괴롭히는 문제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모습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이기도 합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한다면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주시든, 하나님께서는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믿음은 우리에게 평강을 가져다 줍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기도하는 자는 기도한 후에 주님의 평강을 누리게 됩니다. 기도하면서도 하나님의 평강을 누리지 못한다면 내가 원하는 기도가 잘못된 것이든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께 맡겨야 할 문제가 무엇입니까? 내 문제를 하나님께 온전히 쏟아놓고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시도록 내어맡기는 믿음의 삶을 오늘도 풍성히 경험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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