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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살롱-거산 최광열
◆단풍(丹楓) 이야기
◉주변 산들이 절반가량 단풍에 물들었습니다. 단풍의 남하가 설악에서 이미 출발했으니 전체를 물들이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풍은 먼저 추워지는 북쪽에서 시작해 하루 20 Km 전후의 속도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단풍과 낙엽은 따로 또 같이 움직입니다. 한쪽에서는 단풍이 물드는데 한쪽에서는 낙엽이 된 나뭇잎이 땅 위에 쌓입니다. 물론 한창 단풍 때에는 그 화려한 빛과 모양에 홀려 낙엽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녹색이 아직 절반 남아있는 산에 들어서면 숲길에는 어느새 내렸는지 낙엽이 벌써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사람 눈에 아름다운 단풍입니다. 여름철 나뭇잎은 나무를 살게 해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우선 나무가 살아갈 영양분을 만들어 줍니다. 끊임없이 광합성을 해서 탄수화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 영양분을 나뭇잎은 나무 구석구석에 보내줍니다. 그래도 영원히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가을이 돼 아름답게 단풍이 물들면 헤어져야 합니다.
◉가을 끝자락이 되면 나무에게 나뭇잎은 버거운 존재가 됩니다. 뿌리를 통해 빨아들이는 수분이 줄어들면서 잎에서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벌어들이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증산작용으로 잎을 통해 날아가는 수분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두면 나무는 말라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우선 줄기와 상의해 잎과의 인연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나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단단한 떨켜를 만들어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 버립니다. 잎의 엽록소들은 할 수 없이 공장 문을 닫아버립니다.
◉광합성이 멈추면서 녹색의 엽록체는 파괴돼 사라집니다. 그러면 여름에 엽록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색소들이 때 만난 듯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래서 물길이 끊긴 잎은 여러 색소로 물들게 됩니다. 그 색소가 무려 일흔 가지 가까이나 됩니다. 나무의 배설주머니인 액포에 담겨 있는 색소의 종류와 함유량에 따라 단풍은 각기 다른 색깔을 드러내게 됩니다.
◉만산홍엽(滿山紅葉)!!
온 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늦가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단풍은 역시 붉은 게 으뜸이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붉은 단풍을 만들어 내는 색소는 안토시아닌입니다. 원래 잎 속에 있던 색소가 아니라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생겨난 색소입니다. 그래서 탄수화물, 즉 당분이 많을수록 안토시아닌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지는 조건에 따라 진한 붉은색도 연한 붉은색도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안토시아닌 생성에 적합한 곳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붉은 색으로 우리나라 단풍이 예쁜 이유입니다.
◉은행나무를 선두로 생강나무 뽕나무, 이팝나무의 잎은 노랗게 물듭니다. 키로틴이나 크산토필 같은 색소가 만들어 낸 요술입니다. 참나무류와 밤나무의 잎은 주로 갈색으로 변합니다. 탄닌이라는 갈색 색소가 그렇게 만들어 줍니다. 나뭇잎들은 여러 화려한 색으로 모양 좋게 임종하기로 마음먹고 내년 봄을 기약할 겨울눈까지 늦여름에 만들어 두었습니다. 자신의 대를 이어 내년에 나올 잎까지 잎눈으로 준비해 뒀습니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훌훌 털고 나무와 작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찬란한 단풍으로 머물다 가도록 나무가 배려까지 해줬으니 서운하지 않게 미련 없이 떨어질 준비를 합니다. 미리 만들어 놓은 떨켜 덕분에 잎자루가 떨어져 나가도 나무는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단풍철이 열리면서 10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이달 안에 듣지 않고 넘어가면 서운할 노래가 있습니다. 북구의 봄노래가 건너와서 사랑받는 가을 노래, 특히 10월의 노래가 됐습니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작사가 한경혜가 새 생명을 얻게 된 기쁨을 나타낸 노랫말입니다.
10월에 아들을 얻으면서 붙은 노래 제목이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가 됐습니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활동하던 바리톤 김동규는 1999년 이혼한 뒤 스트레스로 거의 1년 동안 노래를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때 라디오 진행자였던 김기덕이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전기를 마련해 보라고 건네준 음악이 바로 시크리트 가든(Secret Garden)의 연주곡 ‘봄을 향한 세레나데’ (Serenade to Spring)였습니다.
◉그때가 10월이라 봄의 노래가 가을 노래로 바뀌는데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한경혜가 가사를 쓰고 김동규가 편곡해 내놓은 노래는 예상외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10월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민 애창곡이 됐습니다. 김동규는 이혼 후유증에서 벗어나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활력을 얻은 것은 물론 가을 연금까지 받게 됐으니 그에게는 10월의 멋진 노래가 됐습니다.
반가운 그의 목소리를 노래로 만나봅니다.
◾시월에 듣고 가는 음악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
◼김동규
https://youtu.be/w5rj2iTbXyg?si=xTzv_8B_oqP8jyeK
◉정작 이 노래를 만들었던 시크릿 가든은 한국에서 자신의 연주곡이 노래로 유명해진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한 공연 때는레퍼토리에 아예 이 음악이 없었습니다.
가을이 아닌 봄의 분위기로 펼쳐내는 시크릿 가든의 ‘봄의 세레나데’ 연주를 들어봅니다.
◼시크릿 가든
◉봄에도 어울리는 이 음악은 가을로 가져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10월의 억새밭에서 펼쳐지는 첼로와 피아노 연주로 만나봅니다.
‘첼로댁’ 조윤경이 그려내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입니다.
서울대 음대와 미국 줄리아드, 영국 왕립음대에서 공부한 재원입니다.
대중과 소통하는 연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녀의 첼로연주에는 피아니스트 임샛별이 호흡을 맞췄습니다.
◀Serenade to Spring
◼첼로댁
https://youtu.be/58caqix3wsg?si=Fm_OAx0XJbDkT52k
◉10월이 끝나가는 때가 되면 사람들은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노래를 떠올리기 전에 지난해 10월 말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은 할로윈(Halloween) 데이와 겹칩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이 평일이면 앞선 주말은 젊은이들의 축제로 붐비는 날입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10월 29일 주말에 이태원 대형참사가 일어났습니다.
◉1년이 지났어도 떠나간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그들을 추모하며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할로윈 데이가 다음 주 화요일 평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이 어떨지 염려하게 됩니다. 지난해 참사가 있었으니 아마도 이번 주말은 모두가 조심하고 자중하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10월 말이면 라디오에서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 ‘잊혀진 계절’은 10월의 마지막 날을 끝으로 다시 만나기 어렵게 된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입니다. 41년 전인 1982년 가수 이용을 대스타로 만든 노래입니다.
대타로 들어서 이 노래를 부른 이용은 당시 잘 나가던 조용필을 누르고 가요대상을 받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가요대상을 받을 당시 영상으로 이용과 이 노래를 만나봅니다.
◀잊혀진 계절
◼이용
https://youtu.be/Mo_1_oVeKDc?si=u_EMqUqyfF_96LLh
◉어제부터 ‘싱어게인 3 -무명가수전’이 시작됐습니다.
무대가 필요한 무명 가수들에게 리부팅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했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어제 첫 방송에서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찐 무명’ 가수들의 선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2년 전 시즌 2에서 최초의 올 어게인으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은 당시 스무 살 김소연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때 김소연이 골라 나온 노래가 바로 ‘잊혀진 계절’이었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기 20년 전의 노래를 독특한 감성으로 소화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경선에 오를 때까지 한 번도 경선에서 이겨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매번 추가합격으로 올라가 최종결승에서 준우승한 화제의 인물이었습니다.
레트로 감성으로 부르는 스무 살의 ‘잊혀진 계절’입니다.
◼김소연
https://youtu.be/kNtX-JD-ROA?si=62ZjTIzE1UXTxLPx
◉김소연과 꼭 같은 만 스무 살의 아이유가 부르는 ‘잊혀진 계절’를 불러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여자가수’로 꼽히는 아이유는 2013년 드라마 속에서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며 직접 부르는 아이유의 ‘잊혀진 계절’을 만나봅니다.
◼아이유
https://youtu.be/AvW7-IQQ5s4?si=tsyh69Ri0K_INVul
◉이번에도 ‘첼로댁’ 조윤경의 연주로 ‘잊혀진 계절’을 들어봅니다.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날리는 10월 말에 조윤경이 소설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하은지와 함께 춘천 ‘오월의 카페’ 근처 개천으로 나갔습니다. 가을의 쓸쓸함과 스산함을 따뜻한 첼로와 피아노의 음색으로 포근하게감싸 안아 줍니다.
◼첼로댁
◆낙엽(落葉) 이야기 ①
◾고엽(枯葉:Les Feuilles Mortes) ⇨Autumn Leaves
◉11월의 첫 주말 입니다. 산에 올라보면 단풍절반, 낙엽절반정도됩니다. 단풍이 다 질때까지 시간이 아직 좀 남았습니다. 그래서 숲길에 들어서면 바스락거리고 사그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정겹게 들리기도 합니다.
◉단풍은 나무와의 작별을 남겨놓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잔치가 화려합니다. 나뭇잎 덕분에 한해를 온전하게 살아낸 나무들도 헤어지는 나뭇잎이 찬란하게 빛을 내며 떠나가도록 배려합니다. 낙엽은 그렇게 찬란한 임종을 하고 나무뿌리 옆 땅에 자리 잡습니다.
◉뿌리로 돌아간 낙엽은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우선 나무뿌리를 덮어서 겨울에 얼지 않도록 해줍니다.
또 나중에 오는 생명을 위해 밑거름이 돼줍니다. 미생물의 활동을 도와 좋은 거름이 돼줘야 나무가 새봄에 새잎을 싹 틔우는 게 쉬워집니다. 그러니까 나뭇잎은 살아서 광합성으로 나무를 성장시키고 죽어 낙엽이 돼 나무가 봄을 향해 새 그림을 그려가는 것도 온몸으로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단풍을 즐겼던 사람들은 대부분 땅에 뒹구는 낙엽을 보면 마음이 그리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낙엽을 보면서 인생과 사랑이 덧없다고 시 쓰고 노래하곤 합니다.
또 낙엽에 빗대어 지난 사랑을 되돌아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리워 하기도 합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을마다 소환되는 구르몽의 시도 우리도 언젠가 낙엽이라며 낙엽에 인생의 황혼을 그려 넣고 있습니다. 노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 대표적인 노래가 가을마다 등장하는 ‘Autumn Leaves’입니다.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Les Feuilles Mortes’란 제목을 달았습니다. 영어로 옮기면 ‘The Dead Leaves’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제목은 ‘말라 죽다’는 의미의 ‘枯’(고) 자를 사용해 ‘고엽’(枯葉)이라고 붙였습니다.
이 노래는 파리에 살던 헝가리 출신 작곡가 조셉 코스마(Joseph Kosma)가 작곡한 뒤 영화 ‘밤의 문’에 넣기 위해 시인 프레베르 (Jacques Prevert)에게 노랫말을 부탁했습니다.
이때 만난 두 사람은 이후 80여 곡의 음악을 함께 만들어 내는 명콤비가 됩니다.
◉영화 속에서는 이브 몽땅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브 몽땅은 이 데뷔작으로 자신도 노래도 유명해졌습니다.
어릴 때 이탈리아서 탈출한 이브 몽땅은 무학(無學)의 부두 노동자였지만 에디트 피아프와 연이 닿아 배우와 가수의 길이 열리고 그녀의 연인이 됩니다. 하지만 이름을 얻자 곧바로 헤어집니다. 평생 여자 문제로 구설수가 많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도 프랑스 국적으로 처음 아카데미상을 탄 대배우 시몬 시뇨레와 결혼해 그녀의 임종까지 지켜주고 나중에 자신도 그녀 곁에 묻혔습니다.
◉ ’고엽‘의 출발 인물이니 이브 몽땅의 노래를 빠뜨릴 수는 없습니다. 죽은 잎, 고엽을 불러와 덧없는 인생과 사랑을 노래하지만 타고 남은 재가 거름이 되듯이 마냥 덧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가 깔려있습니다. 1991년 일흔 살로 고엽이 되기 얼마 전 60대의 이브 몽땅입니다.
◀Les Feuilles Mortes(고엽)
◼이브 몽땅
(Yves Montand)
https://youtu.be/i15yy3jetds?si=eHAq7mr8vTZkSfJL
◉에디트 피아프도 레오 마르잔도 전설적인 샹송 가수 줄리에트 그레코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러면서 이 노래는 자연스럽게 1950년대 샹송의 명곡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특히 줄리에트 그레코는 1949년에 사랑하는 남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파리의 술집 ’빨간 장미‘에서 이 노래는 불렀습니다. 줄레트 그레코가 대중 앞에서 부른 첫 노래였습니다. 30년이 지난 1979년 부르는 그녀의 노래입니다.
◼줄리에트 그레코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PFT4-jD71_A
◉우테 렘퍼(Ute Lemper)는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매력적인 삶을 살아온 아티스트입니다.
독일 출신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올해 환갑을 맞았습니다.
뮤지컬 ’시카고‘로 올리비에 여우주연상을, ’카바레‘로 몰리에르상을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40년 경력에 서른 장의 CD가 그녀의 이력을 말해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화가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고 디벨트와 가디언지 등에 기고하는 컬럼리스트로도 활동해 온 전천후 엔터테이너입니다.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로 자유롭게 노래하는 그녀에게는 지적이면서도 관능적이고 퇴폐적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뒤따릅니다.
뉴욕을 거주지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그녀가 한국에서는 별로 잘 알려 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17년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고엽’입니다.
◼우테 렘퍼(Ute Lemper)
https://youtu.be/fcdn64VZzf8
◉유럽에서 유명해진 이 노래가 미국으로 건너가지 않을 리 없습니다.
1950년대 들어 미국의 작사가 자니 머서(Johnny Mercer)가 원곡과 달라진 내용의 노랫말로 재포장했습니다.
좀 더 부드러워진 제목 ‘Autumn Leaves’도 이때 달렸습니다.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을 연상시키는 아르페지오 방식의 피아노 연주로 미국 땅에 이 음악을 널리 알린 피아니스트가 바로 로저 윌리엄스 (Roger Williams)였습니다.
빌보드 hot 100 싱글차트 3주 1위에 2백만 장의 앨범이 팔렸습니다.
2011년 여든일곱 살로 낙엽 따라 떠난 그의 연주를 만나봅니다.
2008년 여든네 살의 로저 윌리엄스입니다.
◀Autumn Leaves
◼Roger Williams
(피아노 연주)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YiUWK8HK1bA
◉이후 ‘Autumn Leaves’란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냇 킹 콜이 주제가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많은 재즈 가수가 이 노래를 커버하면서 프랑스의 샹송이 재즈 명곡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 노래는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에릭 크랩턴(Efic Clapton )의 연주와 노래로 만나봅니다.
12억 장 이상의 앨범을 판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음악인이지만 술과 마약으로 얼룩진 삶이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일흔여덟 살인 그는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등 과거의 얼룩을 지워가는 단풍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Eric Clapton
https://youtu.be/OJpP21KO4X8?si=bWe6Dz5fYaWRX3Td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에 이미 낙엽이 돼 버린 에바 캐시디(Eva Cassidy)를 올 가을에도 만나보고 갑니다.
일찍 병으로 떠났지만 거의 무명 가수로 살아온 그녀의 독창적인 음악은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오래 남아있습니다.
워싱턴 교외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다 무명 가수로 떠난 그녀를 찾아내 세상에 알린 BBC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덕분에 그녀의 노래를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에바의 ‘낙엽’입니다.
◼Eva Cassidy
https://youtu.be/XTkUplF5VIE?si=gGQfXZzr67c6-yJF
◉중남미 영화음악의 대부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어네스트 코르타자르 (Ernest Cortazar)가 연주하는 ‘고엽’으로 마무리합니다.
그의 연주는 편안하고 따뜻합니다.
그러면서도 이 곡이 담고 있는 우수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4백여 편의 영화음악을 만든 그는 멕시코에서 국민 영웅으로 존경받기도 합니다.
그의 연주를 만나봅니다.
◼어네스트 코르타자르 (Ernest Cortazar)
https://youtu.be/1bJLwwkymUo?si=_WnTqOADmq-Zpi7q
◆낙엽 이야기②
◉늦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유난히 따뜻한 11월의 날씨가 벌써 떠났어야 할 꽃들을 붙잡아 놓고 있습니다.
오가던 늦가을 비가 오늘쯤 멎으면 꽃들은 이젠 정말 떠나야 합니다.
겨울이 들어선다는 내일 입동(立冬)에 때맞춰 영하로 떨어지는 아침 기온에 더 이상 견뎌내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서 가을 마무리를 국화에 맡겨두고 곧 떠날 것 같습니다.
◉단풍 진 나뭇잎들도 서둘러 떠나고 있습니다.
비와 바람이 떠날 것을 재촉하니 더 이상 머물러 있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을비와 낙엽비가 친구 해서 떨어집니다.
그런데 낙엽은 애초부터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나뭇잎이 아닙니다.
떨켜를 만들어 두고 언제라도 떨어질 준비가 돼 있는 나뭇잎입니다.
그래서 편하게 떨어지도록 도와주는 비와 바람이 오히려 고마울 수도 있습니다.
◉우리 노래 속에 등장하는 낙엽을 만나보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팬텀싱어 시즌 3 우승팀인 라포엠이 나뭇잎이 지기 시작한 지난달 말에 가곡 앨범 ‘시, 詩, Poem’을 내놓았습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 바로 ‘낙엽’(落葉)입니다.
시인 김해윤의 시에 ‘마중’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윤학준이 곡을 붙였습니다.
◉우리 삶을 낙엽에 빗댄 먹먹한 노랫말과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하모니가 어우러져 웅장하고 애절한 분위기의 낙엽 노래를 만들어 냈습니다.
낙엽이 주는 서정성과 여운을 4중창 가곡으로 느껴봅니다.
‘다 버리고 갈거나 다 묻고 갈거나’
◀낙엽 (김해윤 시, 윤학준 곡)
◼라포엠
https://youtu.be/TEO0TnyaWYY?si=m_Jfd5WQKEJwJwvB
◉한 갑자, 60년 이전에 만들어진 가곡 ‘낙엽’을 불러옵니다.
가곡 ‘낙엽’은 작곡가 박찬석이 지금 서울교대의 전신인
서울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할 때 만든 곡입니다.
서울사범대학이 서울교대로 이름을 바꾼 것이 1962년이니 60년이 넘었습니다.
노랫말은 당시 사범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 시인 정삼주의 시에서 가져왔습니다.
역시 낙엽에서 그리움과 사랑을 읽은 가곡 ‘낙엽’을 중앙대 음대학장을 지낸 메조 소프라노 정영자의 노래로 들어봅니다.
◀낙엽 (정삼주 시, 박찬석 곡)
◼정영자(메조 소프라노)
https://youtu.be/0_uZSPNj2VI?si=NBtW0xVVP-BPZrki
◉늦가을 낙엽이 질 때 소환되는 노래로 지난주 이브 몽땅이 부른 ‘고엽’을 들었습니다.
이때쯤 소환되는 구르몽의 시 또한 같은 제목의 ‘고엽’,
‘Le Feuilles Mortes’입니다.
국내에서 샹송의 노래 제목은 ‘고엽’이라고 달면서 구르몽의 시는 ‘낙엽’이라고 달고 있습니다.
시의 분위기로는 아무래도 ‘죽은 잎’보다는 ‘떨어진 잎’이 훨씬 더 잘 어울리기는 합니다.
◉구르몽이 19세기 후반에 쓴 이 시는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해진 시가 아닌데도 유독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늦가을이면 낭송시로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작곡가이자 가수인 정의송이 10년 전 4집 앨범을 내면서
구르몽의 시에 곡을 붙여 타이틀 노래로 내세웠습니다.
낭송시와 다른 분위기로 가을의 정서를 살린 노래를 정의송의 감성 짙은 목소리로 들어봅니다.
◀낙엽(구르몽 시. 정의송 곡)
◼정의송 https://youtu.be/Aa-Z096otkI?si=caAafwkJTTmVf9RI
◉김동률 ‘낙엽’은 버클리 음대 유학시절에 나온 정규 3집 앨범 ‘귀향’에 담겨 있습니다.
그 앨범의 거의 모든 곡을 김동률이 작사 작곡했지만 이 노래의 작사는 이적과 공동으로 했습니다.
떠난 보낸 여인에 대한 공허한 마음을 낙엽에 빗대어 노래했습니다.
그래서 세월이 지난 뒤 새잎이 다시 돋아나도 어찌 소중했던 그대와 같겠냐고 되묻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랑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한숨짓습니다.
◉김동률은 지난달 7일부터 여섯 차례 열린 2023 콘서트
‘Melody’를 성황리에 마무리했습니다.
4년 만에 열린 올해 콘서트 여섯 차례 동안 6만 석에 이르는 자리를 모두 채운 채 팬들과 호흡을 함께했습니다.
여기서는 ‘낙엽’를 듣기 위해 2004년 콘서트 ‘초대’(招待)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동률의 절친들인 정재일이 기타를 맡고 하림이 아코디언을 맡아 김동률이 애절하게 부르는 ‘낙엽’에 호흡을 맞췄습니다.
◀낙엽 (이적 작사 김동율 작사/작곡)
◼김동률
https://youtu.be/vhpxhUVEBt0?si=GIDzTZ1ZxTAHJOOB
◉1968년 송창식과 윤형주가 트윈폴리오를 결성한 뒤 ‘추억의 히트송 앨범’을 냅니다.
그 속에 팝송 ‘Let it be Me’ (내 곁에 있어줘요.)의 번안곡 ‘낙엽’이 담깁니다.
그러니까 이 노래는 트윈폴리오의 데뷔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낙엽’이란 제목에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을 주는 가사를 담아 두 사람의화음으로 이뤄낸 노래는 아름다운 가을 노래가 됐습니다.
◉‘Let it be Me’는 1955년
프랑스 가수 길버트 베코드 (Gilbert Beccoaud)란 가수가 부른 노래를 1960년대 미국의 The Everly Brothers가 ‘Let it be Me’란 제목을 달고 리메이크하면서 널리 알려진 팝송이 됐습니다.
송창식과 윤형주가 부른 번안곡 ‘낙엽’의 노랫말은 작사가 홍현걸이 원래 노래 분위기에 잘 맞게 은유적으로 잘 다듬었습니다.
특히 뒷부분에 팝송 원곡의 가사를 그대로 불렀지만 ‘낙엽’ 이미지의 노래와 잘 맞아떨어져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베이스바리톤 성악가이자 ‘불타는 트롯맨’의 우승자 손태진이 커버한 ‘낙엽’입니다.
원곡의 분위기를 잘 살려 부드럽고 편안하게 흘러가는
‘낙엽’입니다.
◀낙엽 (트윈폴리오 번안곡)
(Let it be Me:내 곁에 있어 줘요)
◼손태진
https://youtu.be/7TSpe9ZMmy4?si=zTqlnO5Do3cBuyMq
◉젊은 감각이 불러내는 낙엽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낙엽을 통해서 기억 속의 추억을 떠올라는 노래 ‘시간과 낙엽’입니다.
‘악동뮤지션’이란 이름으로 2012년 K-pop 스타 시즌 2에서 우승했던 당시 10대 남매입니다.
지금은 악뮤(AKMU)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4년 19살의 오빠 이찬혁이 만들어 동생 이수현과 함께 불렀던 노래가 ‘시간과 낙엽’입니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떨어지는 낙엽에 그간 잊지 못한 사람들을 보낸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노란 은행나무에 숨은 나의 옛날 추억을 불러 본다’
열아홉 살에 이 같은 감성을 불러와 노래를 만들어 낸
이찬혁의 감각이 놀랍습니다.
비긴어게인에서 동생 이수현이 예쁘게 부르는 노래로 만나봅니다.
◀시간과 낙엽(이찬혁 작사/작곡)
◼이수현
https://youtu.be/qsy-zJXLchk?si=DVFJvPtSZvxtk0a1
◉모두에게 익숙한 노래 ‘낙엽은 지는데’로 마무리합니다.
백호빈, 조영남, 최진희 등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가을 남자 최백호의 버전으로 듣습니다.
◀낙엽은 지는데
(김양호 시 임석호 곡)
◼최백호
https://youtu.be/_hRzxfeYquM?si=PtrtQAinR1YXS-7B
♥부부(夫婦)의 언어
▶아내가 남편에게 존대어를 쓰지 않는다.(않아야 한다.)
▶평어(平語)나 반어(半語)를 쓴다.
▶존대어(尊待語)
주무시다. 가시다. 오시다. 잡숫다. 하시다.
▶평어(平語)
자다. 가다. 오다. 먹다. 하다.
▶반어(半語)=반말.
자. 가. 와. 먹어. 해.←미완성의 말이다.
‘자다. 가다. 오다. 먹다. 하다.’의 평어(平語)는 완성된 말이다
▶당신 이것 좀 잡사 봐요.(×)
당신 이것 좀 먹어 봐요.(○)
▶의원님 계십니까? (전화가 왔다.)
의워님은 아직 주무시고 계십니다.(×)
그이는 아직 자고 있습니다. (○)
♥부부는 상하(上下) 관계도 아니고, 존비(尊卑) 계도 아니고, 평등(平等) 관계이다 그러므로 말도 평등해야 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존대어를 쓰는 것은 부당(不當) 하다. (무식하다.) 부부(夫婦)는 서로 당당하다. 남편 에게 존대어를 쓰는 부인(夫人)은 말을 고쳐야 한다.
《버드나무는 생명과 사랑의 증표》
천천히 마시라고 버들잎 띄워준
'표주박 처녀'의 지혜에 반한 왕
시냇가와 나루터서 헤어질 땐
이별의 정한과 재회의 꿈 나눠
항염 해열 진통등 '치유의 나무'
100년 전 유한양행 로고 등장.
버드나무는 몰만 있으면 잘 자란다. 낙엽 교목이지만 초겨울까지 잎이 파릇파릇 하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오동나무는 천년 늙어도 항상 그 곡조 간직하고/매화는 추운 겨울 꽃 피우나 항기 팔지 않네/달은 천번 이지러져도 본래 그대로이고/버드나무는 백번 꺾여도 새가지 또 올라오네'
조선 중기 신흠의 한시 처럼 늘 싱그럽다.
버드나무는 은행나무와 같이 암수 딴 그루다. 가로수로 활용할 때 수그루만 심으면 버들씨가 날리지 않는다. 고목의 썩은 원줄기에는 빛을 내는 인 성분이 많아 옛사람들이 이를 도깨비 불이라고 불렀다. 버드나무는 전 세계에 고루 분포한 만큼 생태문화 이야기도 풍부하다. 아스피린의 주성분은 버드나무 가지에 들어 있는 쓴맛이다. 서양의학의 선구자 히포크라테스는 임산부가 통증을 호소하면 버들잎을 씹으라는 처방을 내렸다. 이후 수천 년간 민간요법으로 쓰던 것을 1899년 독일 바이엘 제약사 연구원의 페릭스 호프만이 상용화한 게 지금의 아스피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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