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49·여) 씨가 여관방과 찜질방을 전전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네요. 오늘도 어김없이 시내 찜질방에서 지친 몸을 누입니다.
식사는 근처
분식점에서 때웁니다. 하루 한두끼가 고작이고 돈이 없을 때는 그냥 거릅니다. 몸무게 35kg의 깡마른 체구에, 그마저 성한 곳 없는 몸으로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미군과
결혼해 딸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1990년 걸프전에 참전한 뒤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홀로 딸을 키워야 했죠.
미혼모… 혼혈 딸은 방황·연락두절
췌장암 등 질병, 병원은 엄두 못 내
2002년에 새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쁨도 잠시, 그의 잦은 술주정과 폭력 탓에 미숙 씨가 병원에 입원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미숙 씨는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은 뒤 곧바로 도망을 쳤습니다.
그 후 여기 저기를 떠도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치료를 받는 것은 언감생심, 이렇다 할 옷가지도 없이 딸과 살았습니다. 허리
통증이 심해 제대로 누울 수도, 물건을 들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과 동주민센터의 도움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지원은 받게 되었지만
건강은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2004년 어느 날 식당에서 일하다 빈혈로 쓰러졌습니다. 유리 파편에 오른팔 인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뒤로 후유증이 있어 힘든 일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병과의 싸움이 이어졌습니다. 인공
고관절 수술, 다리
골절 치료, 췌장암 진단까지. 끊이지 않는 시련에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사는 데 급급하다 보니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습니다. 딸은 학창시절에 혼혈아라는 놀림과 따돌림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방황하는 날이 많았지요. 지금은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세상을 사는 거의 유일한 의미였던 딸마저 떠나고 보니 미숙 씨는 하루 하루 사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집을 구하기 위해 영구
임대주택을 신청하거나
전세자금대출 상담을 받기도 했습니다. 1년을 넘게 기다려 영구임대주택 입주 대상이 되었는데,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한 실정에 200만∼300만 원의 보증금을 마련하기란 어려웠습니다.
찜질방
외상값이 밀릴 때면 주인을 피해 구석진 자리를 찾아다니기 일쑤입니다.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르거나 차비가 부족한 마당에 병원에 간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듭니다. 옷이 변변치 않아 찜질방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은 이젠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할까요. 여관이나 찜질방을 전전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은 과연 올까요. 미숙 씨의 소원은 작고 허름하더라도 맘 편히 한 몸 누울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온정으로 미숙 씨를 품어주세요.
△문영란 부산 중구청
사회복지과. 051-600-4426.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 6일자 순이 씨 이야기 62명의 후원자 303만7천 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방송됩니다.
이렇게 됐습니다
7월 23일 자 준호 씨 이야기
준호 씨에게 많은 후원자께서 정성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 230만2천 원이 준호 씨 손에 쥐어졌습니다. 덕분에 부족했던 암 치료비를 갚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업체에서는 암에 좋다는 식품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달 초 준호 씨는 부산의료원에서 11번째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매번 수술의 고통과 병원비 걱정을 혼자 감당해야 했지만 이번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큰 도움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게 된 준호 씨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겠다고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