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돌이다.
공휴일, 주말은 보통 집에서 보낸다.
그러다 어느 부처님 오신 날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를 보게 되었다.
그 당시 교회에 열심히 다닐 때였는데, 이 영화는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독교와 불교는 철학 자체가 다른 종교인데, 그걸 믿는 인간들이 고민하는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 그때부터 종교다원주의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후 언젠가 더 이상 방송 안해줄 때까지 매년 부처님 오신 날마다 이 영화를 보곤했다.
플롯은 헤르만 헤세의 “知와 사랑”과 비슷하다.
진성(知), 강수연이 연기한 순녀(사랑)…
영화 끝부분에 진성이 순녀를 비웃는듯 읖는 법구경이 인상적인데,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과연 순녀인지 진성 본인인지…
잠 못 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곤한 나그네의 길이 멀듯이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겐
생사의 밤길이 길고 멀어라.
영화의 원작은 한승원 작가의 동명 소설이다.
이제 한승원 작가는 본인보다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로 더 유명해질 판이다.
영화를 인상 깊게 본지라 원작소설을 보고 싶었는데, E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접할 수 있었다.
보통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면 영화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소설이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내게 가장 실망스러웠던 원작은 “여명의 눈동자”인데,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첫댓글 영화는 본 적 없는데 고등학교 생물시간 때 무슨 효소 이름 뒤에 -아제 가 붙어서 누군가 영화제목으로 장난치던 기억이 나네요.^^
맞다. 효소이름 그렇게 끝나는거 많죠^^
ㅎㅎ 이제 이 영화 볼 때마다 효소 생각 나겠네요 ㅎ 바라아제
항상 느끼는건데 글을 정말 잘쓰세요..간결하고 감칠맛 나게^^ 통계 안하셨으면 작가를 하셨어도 어색하지 않앗을것 같네요
헉... 저는 명함도 못내밉니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었는데, 하시는 일은 재밌으세요?
@안재형 종합병원있을때보다 스트레스는 적은데 그닥 재미는 없네요. 통증 대가 밑에서 1년 일하고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4월부터 다른곳으로 출근합니다.
@안재형 대학병원 있을때는 쫓기면서 공부하는 느낌이었는데 1년사이에 그런 조급함은 많이 없어지고 심심해서 조금씩 공부합니다. 지금까지 해본 공부중에는 통계가 재일 재밌네요. 많이 어렵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