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맛집을 인터넷에 찾아보면 ‘지역민이 추천하는 맛집’이란 식당이 나온다. 일부러 광고하기 위해 인터넷에 띄운 그런 의도된 맛 집 소개와는 달리 실재 지역민만이 아는 맛집이란 뜻이 내포된 듯하여 사람을 유혹하게 된다. 사실 그런 식당을 가봤으나 노포라는 미명 아래 위생적으로 불결한 곳이 많았고 맛 또한 그다지 특별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런 것도 먹는 음식인가 하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시간 내어 찾아간 식당이 그 꼴이면 살짝 짜증이 나기도 한다.
강구 청송식당은 전국에서 유명한 ‘물곰탕’ 식당이다. 강구 매일시장 안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이다. 아직 탁자 없이 방에 앉아 먹어야 하는 구조이다. 작달막하고 통통한 할머니가 원주인이었다. 지금은 딸이 운영하고 있다.
자리 잡고 앉은 바로 옆 손님도 타지에서 온 것 같은데 부부행세를 하지만 부부는 분명 아니었다. 대화 내용을 보면 짐작이 간다. 남자는 연신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면서 음식이 맛있다고 치켜세운다. 그네들이 먹는 음식은 나랑은 달리 미주구리 회를 시켰다. 그리고 물회와 함께 먹는다. 물가자미가 미주구리다. 그냥 생각나서 한마디 더 적자면 ‘꼼치’는 남해안에서 잡히는 ‘물메기’를 말한다. 곰치와는 다르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음식점에 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 시간이 어쩔 수 없었다. 이 집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소문난 물곰탕을 시켰다. 강구에는 물곰탕 잘하는 집에 있지만, 워낙 소문난 집이니 뭔가 다르리라는 기대가 많았다. 사실 속초에 가면 곰치국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이 물곰탕이다. 뚱뚱하고 못생긴 뱀장어류가 곰치이다. 국물이 곰탕 국물처럼 부옇게 된다고 곰탕인 줄 알았는데 곰치국이라 대충 이런 저런 이야기를 섞어 ‘곰탕’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청송식당의 찐한 국물에 엄청난 곰치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니 왜 유명하다는 소문이 났는지 이해할만 했다.
맛 집인 경우 식사 시간대를 놓치면 편하게는 먹을 수는 있지만 자칫 맛있게는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필히 기억해야 한다. 이땐 옆 손님처럼 회 종류가 좋을 것 같다. 탕은 졸아서 짜지기 쉽고 간을 맞추기 위해 물을 부으면 쓴 맛이 우러난다.
첫댓글 소진선생님. 우리 이집에 갑시다.
침발라 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