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학살로 유명했던 크메르루즈 정권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캄보디아 오지마을.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갈 학교가 없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희망이 생겼다. 3년 전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상임대표 남지심)’이 이곳에 뗍뽀디봉 초등학교를 세웠기 때문.
"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캄보디아 뗍뽀디봉 초등학교 학생들. 올 8월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졸업생들은 중학교가 세워지지 않으면 학업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은 또 시름에 잠겼다. 초등학교를 졸업해도 중학교에 진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기도 하지만 설사 인근 중학교에 진학을 해도 통학만 4시간이 넘게 걸린다.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이 또 사고를 쳤다. 이곳에 중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그것도 수레꾼 이름을 넣어 ‘수레꾼 뗍보디봉 중학교’를 건설한다고 한다.
중학교 건립사업은 수레꾼의 올 핵심 사업 중 하나. 수레꾼은 지난 1월 템플스테이종합정보센터에서 개최된 신년모임에서 중학교 건립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사업과 관련 오시환 수레꾼 사무국장은 “뗍뽀디봉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오는 8월이면 졸업을 하게 된다”며 “중학교에 가고 싶어도 학교가 없어 교육을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중학교를 세우고자 한다. 중학교가 건립되면 오지마을 5백여 명의 아이들, 아니 그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불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수레꾼 오시환 사무국장이 지인의 도움으로 제작한 '수레꾼 뗍뽀디봉 중학교'모습. 오 국장은 "3D 작업으로 건립할 중학교 모습을 만들었다. 실제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2009년 초등학교 건립 때와 마찬가지로 수레꾼들은 1만 원의 회비를 모아 중학교 건립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회비만으로 중학교 건립에 필요한 6천만 원을 모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레꾼은 현재 약 3천 8백만 원의 기금을 모았다. 초등학교 졸업식이 열리는 8월까지 모자란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불자들의 동참이 필요하다.
“오지마을에 살면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평생 문맹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글을 깨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간혹 사람들이 한국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캄보디아 학생들을 돕느냐는 질문을 한다. 이는 매우 근시안적 생각이다. 마치 옆집 아이가 굶어 죽어 가는데 내 아이가 풍족하지 않다고 돕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 불자라면 생명의 존귀함을 실천해야 한다. 한국에서 1만 원은 작은 돈이지만 캄보디아에서는 1만 원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지난 1월 신년모임 당시 남지심 상임대표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옆집 아이가 굶어 죽어 가는데 내 아이가 풍족하지 않다고 돕지 않을 건가. 불교국가인 캄보디아에 ‘기독교 바람’이 분지 오래다. “기독교인들이면 벌써 중학교 건물 짓고 수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오시환 사무국장의 말처럼 한국에서 뭐하나 제대로 살 수 없는 1만 원이 캄보디아에서는 뜻 깊게 사용될 수 있다.
모연계좌: 301-0046-5285-91(농협, 자비를 나르는 수레꾼)
사진제공=자비를 나르는 수레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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