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미학적으로 보게 되면 한없이 아름답고 배울 점도 참 많은데, 기후위기 시대에 자라야 하는 식물의 생장에 포커스를 맞추면 식물이 슬퍼 보이기만 합니다.
경남 창원수목원 선인장온실에서 만난 파파야를 소재로 글을 쓰려고 한 아침에 뉴스를 보았는데, 사과나무와 배나무 과수농가의 냉해 소식을 접했습니다.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그 주범이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는 지구온난화라고 하니, 파파야를 감각해내며 전해야 할 <그린 파파야 향기>는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 사이 최근에 읽은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이란 소설집이 떠올랐고, 이야기는 초록빛 추억에서 뜨거운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려는 결말 문장을 만들어보기는 했는데, 그 문장이 만드는 미래가 희망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낮기온은 여름이었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어두워도 지금 이 순간만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당위, 식물이 어떤 가르침을 던져줄지 계속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