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켜니 딸이 바탕화면의 사진을 바꾸어놓았습니다.
나의 애견이었던 '토토'의 생전 모습입니다.
아파서 입원하였다 집에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상당히 수척하군요.
딸이 일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토토'가 깡충깡충뛰며 딸의 귀국환영 세레머니을 한뒤
짐을 풀었더니 제일 맛있는 어묵을 찜하였습니다.
다른 것들을 보면 발에 부치면 피로가 가시는 파스, 일본 차. 가바보꼬, 츠게모노 등등.
주로 먹는 것이지요.
그 위에는 일본 여행책도 보입니다.
당연히 자기 줄걸 사왔으니 '이건 내꺼야' 하며 찜하면서도 당당한 표정이지요.
'그래, 너 줄꺼야' 하면 발을 뗍니다.
실제 나중에 이걸 주어야 합니다.
애견과의 약속도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개들이 어묵을 좋아합니다.
대구 본가에 있었던 진도개가 10여년을 잘 지내다가 간경화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선친이 의사라서 진찰 후 복수가 찬 걸 알았지요.
십여일간을 하나도 먹지않고 버티다가 새벽에 자기 집 밖에 고개를 내어놓고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이 진도개는 제가 서울에서 공부를 하다 방학이 되어 내려오면
우리집 100미터 밖에서 휘파람을 불어도 제가 온 줄 알고 짖으며 대답하였습니다.
그 꼭두 새벽에 정이 많은 선친은 나의 개가 좋아하는 어묵 한봉지를 넣고
1950년대 후반 국보 사리탑이 발견된 칠곡 송림사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주었다고
서울에 있는 나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한번은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일요일 오전에 신장학 심포지엄이 있었고
점심을 주변의 좋은 중국집에서 먹었는데 식사 끝날때 나온 빵이 맛있어
몇개 사달라고 하여 가져왔습니다.
이 애가 가져온 봉지에 코를 박고는 빵 하나를 물고 서둘지도 않고
너무나 떳떳하게 걸어나가 할 말을 잃은 적도 있습니다.
바깥에서 아이스크림 콘을 먹으면 다 먹은 후 콘을 가지고 옵니다.
그러면 이를 거꾸로 물고 마치 나팔부는 것처럼 하고는
거실을 뛰어 다니다가 하나 남김없이 먹지요.
어딘가 사진이 있을 터인데.
바탕화면을 보니 애견과의 지나간 일들이 생각나는 군요.
첫댓글 나도 애견에 대해서는 애틋한 정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다. 전립선 암이라하여 수의사 친구의 권유로 안락사를 시킨 일이있는데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여북하면 미국인들이 죽으면서 개 앞으로 유산까지 남기겠는가?
개와의 인연을 적으면 책 한 권이 될 것이다.
인철아, 여기에 책 받을 곳의 주소를 올리면 애견을 대상으로 쓴 책 한권 보내어 줄께.
그 개들은 참 호사스런 개생을 살았네요.... 내가 지금까지 접한 개들은, 마당에서 길렀고, 어렷을적 개는 광견에 물려서 광견병이 걸려서 개장수에게 팔려 갔고, 다음 개는 길거리에서 차에 치어 갔고, 다음은 닭뼈를 먹고 며칠 후 죽었고, 다음은 목줄이 풀리니까 밖으로 도망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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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