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전에 당뇨가 없던 여성이 임신 20주 이후에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임신 중 흔히 발생하는 내과 질환으로 산모의 약 5~10% 정도에서 발생하며, 유병률은 매년 1~2%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임신성 당뇨병이 생겼더라도 출산 후에 대부분 정상 혈당으로 돌아오지만, 적절히 관리를 하지 않으면 태아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산모의 건강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의 원인과 관리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에 발생하는 호르몬 변화 등 생리학적 변화와 연관이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태반 분비 호르몬이 인슐린 기능 떨어트려...거대아·산모 난산 위험 증가
임신성 당뇨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호르몬의 변화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한다. 임신 중 태반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 락토겐, 프로게스테론 등으로 인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이다.
특히 산모의 당은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산모의 혈당 조절이 잘 되어야 태아의 혈당도 안정된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의원)은 "임신 중 산모의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태아는 풍부한 고영양 상태에서 성장 발육이 촉진된다"라면서 "이렇게 되면 태아의 선천성 기형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거대아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출생 이후에도 소아비만,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산모의 건강 전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강 원장은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성 고혈압, 조산, 난산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데, 분만 이후에도 10년 이내에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50%가 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특별한 증상 없는 경우가 대부분...당뇨 고위험군은 주의해야
임신성 당뇨병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생긴다면 일반적인 당뇨와 비슷한데, 혈당이 높아지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갈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소변량이 증가하며, 에너지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체중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것도 임신성 당뇨의 신호일 수 있다.
만약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당뇨 고위험군은 주의해야 한다. 강미지 원장은 "임신 전 BMI(체질량지수)가 30kg/m2 이상인 경우, 당뇨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이전 임신 시 임신성 당뇨 진단을 받은 경우, 거대아(4kg) 출산력이 있는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 또한 드물게 습관성 유산, 사산, 혹은 조산이 반복된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도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뇨의 가족력이 있는 그룹에서 임신성 당뇨가 생길 확률이 높지만, 반드시 유전적 요인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며 환경적인 요인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혈당 정상 범위 유지가 목표...정기적으로 산전관리해야
강미지 원장은 임신성 당뇨병 치료의 기본은 '엄격한 혈당 조절'이라고 강조했다. 임신성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혈당을 정상 범위 안으로 유지해, 산모와 태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강 원장은 "목표 혈당은 공복 시 95mg/dL 미만, 식후 1시간 이후에는 140mg/dL 미만 , 식후 2시간 이후에는 120 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운동요법과 인슐린 주사 요법을 통해 혈당 조절을 해야 하고, 동시에 태아의 상태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20~30%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며, 용량과 투여 횟수는 혈당 상태와 산모의 식습관을 고려해 의료진과 상담 후 조정한다. 인슐린은 단백질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경구혈당강하제는 태반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성 당뇨병은 조기에 진단하여 철저하게 관리한다면 출산 전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강 원장은 "임신성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하고 급격한 체중 증가에 주의해야 하며, 평소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스나 폭식은 피하고, 정기적인 검진도 꾸준히 받을 것을 권한다"라고 전했다.
도움말 =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 산부인과 전문의)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