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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소리 소문 없이 호주머니 털린 서민들
물가상승률 3년간 누적 13.7%, 생활물가 16.4%
서민 고통 외면하는 정부를 정부라 할 수 있나?
홍종학 전 국회의원 · 중소벤처부 장관
최근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금리인하뿐이다. 여당에서는 한국은행을 불러 보고를 받는데 주 의제는 금리인하일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니 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많이 잡혔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특히 그동안 서민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받은 피해에 대해 정부나 한국은행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텐데, 그런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물가를 안정시키는데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다.
3년 동안 소리 소문 없이 호주머니 털린 서민들
인플레이션은 서민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강도와 같다. 소리 소문없이 호주머니 쌈지돈을 빼앗아 간다. 최근 나온 한국은행 보고서 ‘우리나라 물가 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3년간 누적 13.7%에 달한다. 3년 전 1만 원으로 채웠던 장바구니를 지금 사려면 1370원을 더 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서민들의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6.4%에 달한다. 서민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가만히 앉아서 소득에서 10% 이상을 빼앗긴 셈이다.
자료: 통계청
미국에서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는 노동통계국 홈페이지에는 인플레이션 계산기가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돈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가를 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2021년 1월의 100달러의 구매력은 2024년 6월에는 120.11달러와 같다. 3년 전에 비교해서 같은 물건을 사려면 20% 넘게 더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소비자물가지수로 보면 지난 3년 간 미국의 서민들은 호주머니 재산의 20%를 강도에게 빼앗겼고, 한국의 서민들은 13.7%를 빼앗겼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한 비교가 아니다. 미국의 물가지수가 쉽게 낮아지지 않은 이유는 총 물가지수에서 비중이 36%에 달하는 주거비 항목 때문이었다. 특히 주택 소유자들의 자가주거비 비중이 큰데 한국의 물가지수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집을 사거나 세를 들기 위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한국의 서민들에게 지난 3년은 악몽 같은 시절이었다. 고금리로 인해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기는 벅차기만 했다. 물가는 무섭게 뛰었지만 소득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인플레이션 만큼 소득이 오르지 않아 대부분 직장인들의 실질소득은 줄어들었고, 자영업자들은 경기도 안 좋은데 물가까지 오르니 손님은 더욱 줄어들어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거리에는 빈 상가만이 즐비해서 한 여름에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 홈페이지
서민 고통 외면하는 정부를 정부라 할 수 있을까
서민들이 고금리와 고물가로 신음하고 있는 사이 정부는 없었다. 재정을 건전하게 한답시고 서민을 위한 지출은 대폭 줄였지만,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는 다양한 감세 정책을 통해 지원하다 보니 오히려 재정 적자만 크게 늘어났다. 필요한 정부 지출까지 불용 처리하면서 서민을 위한 예산은 더욱 줄어들었다.
내수 경기는 얼어붙었는데, 정부의 재정은 줄어들어 내수 경기 침체를 가속시켰다. 외환시장 관리에 실패해서 고환율 기간이 길어지자 수입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수입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물가가 다소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국회가 시작되었는데도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 편성 논의는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
장마철로 접어들며 쌈 채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일주일 만에 17.3% 올랐고, 쌈배추, 깻잎, 시금치 등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4.7.7. 연합뉴스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을 보면서, 이러한 서민들의 고통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서민들은 3년 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금 한가롭게 부동산 경기 부양을 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민들의 절망은 곧 분노로 이어질 것이다. 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는 사회는 결국 폭발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출처 : [홍종학 칼럼] 날뛰는 인플레 강도, 뒷짐 진 정부 < 민들레 광장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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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ㆍ
분칠만 하고 있죠.
얼굴은 삭고 속은 썩고 있는데요.
지금이야
소리없는 아우성이지만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
큰 함성이 울려 퍼질 겁니다.
탄핵소추안에 130 만명 이상이 모여 들고 있지요.
시작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