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행히도 많이 귀여워해주시고 안타까워 해주신 '볼진'의 아빠입니다.
정모 후기를 남기기 전에 저와 볼진의 얘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시작은 역시 막연하게 강아지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취업갈등으로 인해서 어머니와 사이가 서먹해질 무렵 단순히 저의 기분만을 생각해서 '외롭고 쓸쓸하니'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다라는 생각만 가졌습니다. 강아지로 인해서 집의 분위기가 좋아졌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긍정반 부정반이시길래 바로 강아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취업준비생입니다.
알바를 하고있는 상태도 아니기에 비싼가격에 분양을 받기보다는 유기견센터나 무료분양글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5월 9일 새벽1시 쯔음, 생후 2개월째에 피부병을 앓고 4개월째엔 홍역을 앓았다던 베들링턴테리어 분양글을 봤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일어나서 연락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잠이들었습니다. 하지만 일어나서 게시글을 봤을때는 분양완료 처리가 되어 있어 많이 아쉬웠습니다. 사진은 흔들려있고, 강아지의 형태만 나온 그사진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날 하루종일 자기소개서 대신 대형 사이트, 까페를 뒤져봤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인 5월10일 역시 까페글만 보고있던 중,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상황이지만 베들링턴 테리어 분양글이 올라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봤더니 역시나 다른 사이트에 올라왔던 사진 그대로 다른사람이 올린 분양글이었습니다.
바로 휴대폰을 들어 연락했더니 그사이에 다른분들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하시길래 지금 당장 찾으러 간다는 강한 의지를 내세워서 간신히 분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분의 사정을 들어보니 키우고계시던 2개월짜리의 강아지가 직장인인 자신의 사정때문에 너무 외로워하는 것 같아서 제가보던 사이트에서 분양을 받았지만 서로 사이가 너무 안좋아서 파향한다고 하시더군요.
충분히 이해하고 분양완료하여 부랴부랴 택시타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훔쳐가듯 분양받으러 갔을 때 처음보는 저에게 엉덩이가 떨어져나가도록 꼬리를 흔들어대는 그때를 아직도 잊지못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날부터였습니다.
외형적으로 강아지의 상태는 좋지 못했습니다. 털은 죄다 엉켜서 들러붙어있고 발톱도 많이 길어있었습니다.
강아지를 키워본건 기억도 잘 나지않는 초등학교 때부터였고, 어디부터 해나가야 할지 잘몰랐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베들링턴테리어라는 견종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검사 및 미용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동물병원에 갔습니다. 이름도 정하지 않은 상태라 무명이라는 이름으로 접수를 시키고 검사를 받은 후 결과의 특이점은 귀관리 상태가 하나도 안되있어서 귀안쪽에 염증과 기억은 안나지만 다른 병도 하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등에있는 땜빵은 피부병의 일종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며 추가검사를 하셨습니다. 그런상황에도 저는 이기적이게도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까 떨면서 결과를 들었었습니다. 역시나 병원비는 생각보다 많이나왔고 벌벌 떨면서 결제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처방받은 약을 먹을때도 실수투성이었습니다.
다음날 미용실에 갔을때 관계자분들은 저에게 구박하듯 말씀하셨습니다. 강아지 미용에 신경쓰셔야겠다면서 털이 엉켜서 미용이 불가능하니 삭발을 해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당시에는 파향시켰던 본주인과 1차분양자에게 야속한 생각뿐이었습니다.
강아지는 털이없어지면 불안해한다고 글을 본적이 있어 괜시리 미안해 했습니다. 털을 민 후로 귀가 빨개지도록 터는 모습을 보니 더욱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폭풍같던 몇일을 보낸 후, 재미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신중하게 조금더 저렴한, 조금더 좋은 제품들을 찾으며 볼진에게 먹여주고 만들어 주고 할때의 뿌듯함도 있었고, 몇일만에 처음으로 산책가서 소변,대변을 봤을때도 치워주면서 웬지모르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취업 하고 상황이 좀더 좋아지면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체계가 생기고 안정될 수록 베들링턴 테리어라는 견종에 대해서 알고싶다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가입한 까페가 이곳 베들링턴테리어 클럽 까페였습니다.
이런저런 글을 보며 정보를 얻던 중, 까페에서 정모를 개최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참가비도 저렴하고 강아지를 위해 조금 더 좋은 경험을 해주는 취지에서 정말 참여하고 싶었지만 가는 길이 막막했습니다.
차편도 문제고 그흔한 강아지 캐리어 하나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카풀관련 글을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답해주시더군요.
가는 방법을 알려주시기도 하고, 직접 저한테 연락을 주셔서 알아봐주시기도 하고, 차를 태워 주신다는 분도 계십니다.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싶습니다.
아침부터 버스승차거부, 하프마라톤 대회로 길이막혀 이래저래 문제가 많았지만
저를 픽업해주신 까페장님 덕분에 성남시 위치한 오마이독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저는 스무살 이후로의 동호회 활동도 베들링턴테리어 클럽이 처음입니다.
끽해봐야 중고등학생 때 하던 스타크래프트 클랜의 오프라인 모임이나 조기축구가 전부입니다.
애견까페도 가보지 않은 저에게 모든게 새로운 도전이고 경험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정모라는 곳의 참석도 이번이 처음이구요. 당연히 적응이 힘들거라고 생각했지만 제 착각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더운날인데도 처음 입장부터 모든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셨고, 먼저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강아지를 통해 인사를 하고 강아지를 보며 공감대가 있다보니 저도 점점 편안해 졌습니다.
덕분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것저것 여쭤보던 중 씁쓸한 일이 생겼습니다.
같은 나이인 6~8개월짜리 친구들보다 절반정도는 작았던 겁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볼진이 불쌍하다, 걱정된다 이런 느낌이 아닌
그런 상황인데도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과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관심을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너무 깊게 생각한 탓인지 베들링턴테리어 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혹시나 해서 나가본 우량아 선발대회에서 다른 덩치 큰 아이들을 제치고 남다른 식탐을 보여주는 모습에
기특하기도 하고 괜시리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나이많은 강아지까지 모두가 공감할 만한 더운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정모시간 내내 전혀 덥지 않고 따뜻했습니다
오시자 마자 협찬상품들을 운반할때나, 잦은 자리이동 때나, 한낮에 협찬상품 설명을 받을때나, 세미나를 들을때나,
게임을 할때나, 각자 싸온 점심을 놓고 함께 먹을때나, 즐거운 게임을 할때나, 시상을 할때나 말입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를 빼고 모두를 좋아하는 볼진이 제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아무에게나 가서 안아달라고 조를 때, 여러분 들이 귀엽다고 안아주시고 다리아프실텐데도 말씀한마디없이 무릎에서 재워주신 점과 모든 행사가 끝나고 모두 함께 자신의 주변정리를 하며 청결하게 마쳤다는 점입니다.
참석하신분들의 매너에 감사했습니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느꼈던 점은 꼭 다시 참석하고 싶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드린 것 없이 받았던 것 뿐이었지만, 내년에 참석할때는 저나 볼진이나 더욱 나은 모습으로
다시 모두 뵙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볼진에 대해서 지금 돌이켜보면
그나마 제가 분양받아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저보다 더 좋은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느 누구나, 어느 견종이나 사연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저에게 온 이상 더이상의 파향없이 볼진이 남은생동안 건강하게 늙어서 자연사 할때까지 함께 옆에 있고 싶습니다.
쉬면서, 자기소개서 쓰면서 4시간동안 쓴글이라 다소 문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당히 딱딱하고 우울한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정모를 준비해주신 까페장님, 운영진분들, 먼곳에서 오신 참여자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강아지 포함 모든분들이 아프신 곳 없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까페 혹은 소규모 모임, 정모에서 자주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ㅎㅎㅎㅎ 맘이 느껴지네요 ~ 불안했던맘 하기 어려운이야기까지
맘이 참따뜻한 친구네요
빨리 취업해서 잘나가길 ~ ^^ 볼진이
옆에서 힐링해줄겁니다 ㅎㅎㅎ
아글고 체구 작은건 부모견영향일수도있고
작음 작은데로 또매력있지요
그려려니 하고 키움댑니다 잘먹이구 캬캬캬
저도 그얘기를 듣고 얼마나 가슴쓸어내렸는지모릅니다 ㅠㅠ 응원감사합니다
볼진을 처음 볼땐 너무 작아 안타깝기도 했지만 , 볼진은 좋은 주인 만나서
예쁘게 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명랑한 베들이였습니다.
볼진을 맞이 하셨으니 복 받을실겁니다.
더좋은주인이있을것같다는 생각도 많이들지만 제가할수있는 내에서는 최선으로 잘해주려고 노력하려합니다 ㅎㅎ
우량아 선발대회서 1등한 아가가 볼진이었군요~~볼진을 품고 이쁜마음 가진 만큼 꼭 좋은데 취직도 되실꺼예요~~ 울 두리 8개월 이후에도 부쩍 컷거든요(7키로정도 돼다가 9키로 넘게~~)~~잘 먹이고 하심 앞으로도 더 클꺼얘요
그래도 다행히 최근에 병원에서 몸무게 쟀을때 2주만에 700그램이 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ㅎ
사연있는 아이라는건 이번 정모때 잠깐 들었어요 첨엔 다른아이들보다 사이즈가 작아서 한참 애기인줄 알았어요~~그치만 너무나 사랑스러운 볼진입니다^^ 실제로 안아보고 개월수에 놀라 이빨까지 유심히 살펴봤지만! 볼진이는 다른아이들과 다를거없는 예쁘고 멋진 베들이었어요^^! 저도 스케줄이 맞으면 참석하겠지만 담 정모때 더 멋지게 예쁘게 성장할 볼진이를 다시 봤으면 좋겠어요^^
머리부터 꼬리까지 야무진 볼진이 모습이 넘 대견하고 멋지고 예쁘네요^^!
ㅎㅎ그렇죠 베들링턴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겠습니까 ㅎㅎ 제가 잘못생각하고있었어요!!!
볼진이~성격도 넘좋고 작지만 건강한아이였어요~ 자율급여 꼭 성공하시고 지금도 예쁘지만 다음엔 더 예쁜 볼진이루!!ㅎㅎㅎ 따뜻한 글을 읽으면서 ㅋㅋㅋㅋ추책맞게 왜 살짝쿵 눈물이 맺히는거죠 저는 ㅠㅠㅋㅋㅋㅋ
눈물자극한점 죄송하게생각합니다 흑흑 다음정모때는 더예뻐진상태로 와야겠어요 ㅎㅎ
글읽고 가슴이 뭉클하네요.. 뵙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올리신글들 잘봤고요
볼진이때문에 힘을얻고 책임감이 커진 볼진이아빠!!
취업 빠이팅~~~~!!!!!!!!!!
볼진이와 더 좋은 모습으로 뵙고싶다던 그마음 응원할께요~~~!!!
그리고 전주인분 연락하실수있음 동중독 여부 확인하시고 확인결과 클인이라고 하더라도
제 동중독댓글에 답변 해주신것처럼
취업하시면 검사 꼭 최우선으로~~!!
앞으로도 볼진이와 볼진아빠 이야기 종종 들려주세요~^^
예 ㅎㅎ 최우선으로 동중독검사 생각하고있습니다 전주인과는 연락이 두절되버렸어요 ㅠㅠ
같이 가신분이 불진이 한시간정도 안고 있었는데 넘 이쁘고 사랑스러웠어요 5,6개월 정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애교도 많고 잠오는데도 목걸이 잘근 잘근 씹기도 하고 장난치고 싶어했답니다! 이 좋은 인연이 끝까지 잘 이어질것이라고 믿어요 불진이 더 예뻐질꺼랍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무겁긴 꽤무거운데 ㅠㅠ
다음정모때는 제가 무릎을 빌려드리겠습니다 ㅎㅎ
참좋은 심성을가진 젊은사람이네요 그마음이면 앞으로좋은 날들이 만을겁니다
아닙니다... 좋ㄱ게봐주십사 하고 글로만 예쁘게 쓴거에요 ㅎㅎ
이래서 베들이는 사랑이라고들 하는군요?^^
훈훈한 글 잘 읽었어요. 제가 회사 오너라면
볼진파를 뽑겠는데 세상은 왜 이렇게 인재를
몰라줄까요? ㅠㅠ
앞으로도 볼진이와 행복하고 건강한 반려견
생활 만들어나가세요. 아울러 카페 활동도
더 열심히 해주시고요~
예 ㅎㅎ 취직하면 좀뜸해지겠지만 그전까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취직이 안되는 이유가 있긴하겠죠 흑흑
이글을 읽는 제가 다 맘이 따듯해지네요..볼진이가 이번엔 정말 좋은주인을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정모때 좀 작다고 생각하던 아이가 있었는데 그아이가 사연이 있는 아이였군여..다음 정모때는 얼굴뵙고 인사해요~~이번정모때는 얼굴도 모르고 끝났네요..;볼진이랑 다음 정모때 꼭 뵈요~^^
ㅎㅎ 죄송합니다 제가 첫정모참석이라 낯을 좀 가린거같아요 다음부턴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도 도착하고 나서 첨 눈에 들어온아이가 볼진이였었는데. .행복한 시간보내셨다니 다행입니다~~^^ 많은 정모후기들도 있지만 이 글이 제일 최고의 후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사진하나없는 글이라 죄송할 따름입니다ㅠㅠ
가을 정모때는 저희 피피네랑 카풀해서 같이가요~~~ ^^
카풀해주시면 사양않고 감사히 얻어타고 가겠습니다 ㅎㅎ
개인적인 느낌인진 몰라도 애완동물 좋아 하는 분들은 다 조은 사람들 같아요^^
맞아요 ㅎㅎ 원래는 신경질도 많았는데 강아지키우면서 성격이 많이 유해진것같습니다
볼진이가 절보고 어찌나 안아달라고하던지...그모습이 참 예뻤어요~~
볼진아빠도 행사일에 발벗고 나서주셔서 감사했구요~~
다음에도 잘 부탁드려요~~^^
저빼고 모두에게 안기려고해서 조금 문제이긴하지만 ㅎㅎ
다음에는 낯가림없이 더 열심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잘부탁드려요
볼진이 참 귀엽더라고요^^ 다음에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
볼진 오빠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