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력, 근육 강도 쉽게 빠르게 알려줘
악력이 강하면 근력이 세다는 뜻이고, 근력이 센 사람은 치매, 고혈압 등의 위험이 적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평소 체중을 제거나 수면 장애 여부 등을 파악하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손아귀 힘인 '악력(握力)' 또한 건강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악력은 쉽고 빠르게 근육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근감소증은 물론 고혈압, 치매 등을 예측해볼 수 있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은 3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악력이 낮으면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해 암 위험, 사망률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악력 강하면 근육 튼튼, 치매 위험도 낮아 악력이 약하면 운동능력이 떨어져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서울아산병원에서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고 박혜순 교수팀은 20세 이상 성인 남녀 4620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악력이 전체 인구집단의 4분의 1로 매우 낮으면 남성의 경우 운동능력의 문제가 1.93배 높아지고, 통증 등 신체 불편감이 1.53배 늘었다. 여성은 운동능력의 문제가 2.12배 높아지고, 회사생활이나 공부, 집안일 등 늘 통상적으로 하는 행동인 일상활동에서의 문제가 2.0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 등의 신체 불편감은 1.48배 높아졌다. 연구팀은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근육의 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력이 낮아지면 넘어질 위험도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낙상으로 부상을 경험한 사람의 악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5% 약했다. 연구팀은 악력이 약하면 몸의 균형을 잡는 능력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악력이 셀수록 고혈압에 걸릴 위험도 낮아진다. 연세대 연구팀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대상자들을 악력별로 총 4그룹을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악력이 가장 낮은 그룹은 가장 높은 그룹에 비해 고혈압 유병률이 여성은 85%, 남성은 약 2배 정도 높았다. 연구팀은 "악력이 인체 전반의 근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라며 "운동이나 신체 활동 감소가 근력감소로 이어지고 악력의 약화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악력이 좋으면 뇌도 건강하다. 영국과 호주 공동 연구팀은 악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문제 해결 능력과 기억력, 그리고 추론 능력이 더 뛰어났다고 밝혔다. 상황에 대한 반응시간도 더 빨랐다. 연구팀은 악력이 크다는 것은 근육의 감소가 적어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세포의 섬유질 위축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치매 조기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기 건강 상태 체크에도 도움 줘 악력은 청소년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베일러대학교 연구팀은 청소년 약 37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기의 악력과 건강 유지 및 개선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악력을 측정하고 1년 후에 다시 측정했다. 연구 결과, 악력이 약한 학생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은 악력이 센 학생보다 3배 이상으로 높았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안 좋은 상태가 유지될 확률은 악력이 약한 남학생 60.2%, 여학생 51%고, 악력이 센 남학생 15.3%, 여학생 21.9%였다. 심폐 체력, 신체 활동, 지방을 뺀 체중을 고려했을 때도 악력이 센 청소년이 건강 유지나 개선 점수가 더 높았다. 이 연구는 소아과학지‘(pediatric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