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2일(토) 흐린후 비
새벽 1시반 동막역
졸음과 들뜸이 섞인 사람들을 태운 버스 두대가
각각 묵호와 강릉을 향해 출발~~
내가 탄 1호차는 강릉행!
잠깐 어딘가 휴게소에 들러 비몽사몽 화장실도 갔다오고 다시 달려 강릉항 도착
하늘은 벌써 깨어나기 시작하고
서둘러 짐을 챙겨 5시반 출발하는 울릉도행 시스타11호에 몸을 싣는다.
파도가 그다지 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울렁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다행히 멀미에 강한 나는 모자란 잠을 채운다.
드디어 산넘고 물건너 7시간여만에
울릉도 저동항에 9시10분 넘어 도착! 했네요^^
지난해 가을 4박5일의 멋진 울릉도여행을 되새기며
이제 본격적인 울릉도 유람 시~작
도동숙소에 대충 짐을 풀고
묵호출발배가 11시쯤 도동항 도착인지라
그사이 멋진풍광을 자랑하는 도동해안길 산책
하늘은 비를 뿌릴 준비로 잔뜩 흐려져있다.
해안길끝 행남등대 전망대에선 저멀리 관음도부터 죽도, 저동항과 촛대바위, 자그맣게 떠있는 북저바위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도동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찌감치 해안길횟집에 자리잡은 분들께 호박막걸리한잔 얻어 마시니 여기가 울릉천국이로세^^
묵호팀들이 벌써 도착해 식사완료
간단한 뷔페식으로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한선생님,하늘땅님,노블님,산타님과 함께
택시를 타고 내수전 전망대로 향한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린다.
우비를 챙겨입고 전망대를 올랐으나 비바람속에서 기념사진 한장 얼른 찍고 내려온다.
이제 작년 가을에 반한 그길,
내수전~석포길을 빗속에 다시 걷는다.
너무 가파른 산길에 가득한 명이나물, 어디선가 풍기는 더덕향에도 모두 그저 그림의 떡...
매년 나물캐다 사고당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촉촉했던 산길이 끝나고
언제 비가 그쳤는지 가끔씩 햇살도 보이는 아스팔트길 3km를 걸어내려오니
관음도가 눈앞에 보인다.
관음도를 둘러볼 시간은 없다.
택시잡기도 힘들고 히치하이킹도 해보지만
사람도 많고 짐도 만만치 않기에...
천부와 관음도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를 기다린다. 운좋게 맘좋은 분이 우릴 천부까지 태워주셨다.
감사합니당♡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한선생님과 산타님은 계획대로 비박을 위해 나리분지로 나머지 3명은 도동으로 간다.
도동행 버스 제일 뒷자리에 자리잡고 앉으니
뒤이어 관음도에서 도착한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로 버스는 벌써 만석
다시 비가 내리고 1시간넘게 버스의 흔들림속에서 모두들 정신없이 꿀잠속으로 빠져든다.
도동 도착해서 숙소배정 받고 잠시 휴식후 2박팀 7명이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울릉도에 오면 먹어야할 홍합밥, 오징어내장탕, 오삼불고기에 소주한잔씩^^
2차는 해삼,오징어 또 뭔가? 회에 또 소주한잔씩^^
문득 한선생님께 안부전화드렸다가
강한 비바람에 비박이 어려워 성인봉을 넘어 내려오는중이라는 말을 듣고 걱정을 잔뜩 앉고 하늘땅님과 마중을 나간다.
그 무거운 짐을 메고 어두운 빗속산행으로 흠뻑 젖은 두분이 보인다.
무사함에 감사한다.
이렇게 스펙타클하게 울릉도의 첫날이 지나간다.
5월13일(일) 흐린후 맑음
간단 조식후 모든짐을 여행사 봉고차에 옮겨싣고
가벼운 몸으로 3대의 미니버스에 오른다.
이제 육로단체관광이다.
어제 버스로 지나오며 비와 피곤으로 아무기억이 없는 해안도로길을
오늘은 가이드의 재미난 울릉도얘기와 함께 거북바위, 버섯바위, 코끼리바위 등을 만나며
점점 맑아지는 날씨와 함께 모두들 사진속에 기억을 저장한다.
코끼리바위, 그뒤에 코끼리 똥, 그뒤에...^^
구불구불 길을 지나 도착한 나리분지에선 숲길을 걷느라 사진이 없다.
가이드의 추천으로 관음도 가기전에 있는 작은 선착장(어제 석포트래킹 끝, 버스정류장에 앞에 있던 그 선착장이었다 ㅋㅋ)에서 오른 오래된 페리는 사람과 차를 싣고 바닷길을 천천히 지나 저동으로 향한다.
관음도
삼선암
새우깡을 먹으려 몰려든 갈매기떼와 30분의 해상유람에 행복한 우리들
점심식사는 봉래폭포 매표소앞 식당에서 맛있는 산채비빔밥 한그릇씩 싹싹 해치우고
봉래폭포까지 가벼운 식후 산책이다.
비온뒤 푸르름이 듬뿍듬뿍
폭포수도 봐줄만큼 떨어지고
숲속 쉼터에 있는 넓은 나무테크에 누워 푸르러진 하늘도 바라보고
마당넓은 식당에서 막걸리 한잔의 여유까지
그다음은 어제 빗속에 왔던 내수전전망대
하늘도 푸르고
바다는 더 더 푸르고
들판은 연초록이 깔려있고
산능선은 짙어진 녹음으로 덮혀있다.
그속에 삶을 정착한 울릉도인들과
울릉도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열심히 살고있다.
내수전전망대 전, 도솔암450m 표지판을 따라 좁은 오솔길을 걸어가다 만난 분홍색 귀신상?
깜짝이야^^
암자는 절간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진않았다.
1박팀 떠날 배시간까지 자유시간이다.
꽃그린님,가향님과 왕대님, 3여자분들과 선택한 곳은 독도전망대
가파른 동네길을 헥헥거리며 올라 케이블카 탑승
지난 가을에 왔을때도 좋았던 곳
아쉬웠던 점은
매점이 없어져 커피한잔 못하고
해안절벽과 좀더 가까운 전망대까지의 코스가 막혀있다는 것이다.
독도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도동항
묵호팀을 도동항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강릉팀과 2박팀은 저동항으로 이동,
강릉팀과도 안녕~~
2박팀 7명과 왕대님은 저동 열린모텔에 짐을 풀었다.
해돋이식당에서 따개비.홍합 혼합밥에 오징어내장탕으로 맛난 저녁
어제 피곤으로 회를 못드신 분들을 위해 2차는 횟집
배부름을 꺼트리려 촛대바위로 밤산책까지
울릉도의 둘쨋날도 잘 먹고 잘 놀았다.
5월14일(월) 맑디맑음
울릉도 해뜨는 시간은 5시9분
5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입고 가향님, 꽃그린님과 촛대바위로 향한다.
벌써 해는 바다위로 올라와 세상을 물들인다.
여행중에 보는 일출과 일몰은 여행의 덤이다.
해돋이식당에서 예약해두었던 정식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짐들은 여행사에 맡겼다.
6명은 오늘 독도접안가능 98%라는 희소식을 안고 독도행배에 오르고
난 버스타고 kbs기지국아래 내려 성인봉에 오른다.
성인봉뒤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나리분지의 멋진모습을 볼수있다.
하산은 대원사길로
바로 저동가는 버스를 탈수있어
독도 접도에 성공한 6인들과 제시간에 함께 따개비칼국수로 점심^^
다른분들이 선물을 사는동안
여행사화장실에서 간단히 땀을 씻어내고 옷도 갈아입고 강릉행 배표도 받았다.
오후 2시반 출발
이제 울릉도와도 이별이다.
배는 큰 넘실없이 6시넘어 강릉항 도착
육지다~~
셔틀버스는 술취한 단체팀과 기사님의 한바탕 불화음으로 6시50분이 다돼 출발
저녁은 강릉대관령휴게소 유명음식 초당두부황태해장국! 시원~맛나다.
노선에 영등포가 있어 서울교통체증을 통과하다보니 언제쯤 인천에 가려나? 모두들 지쳐간다.
계산삼거리에서 노블님,꽃그린님,가향님과 한분, 단체가 내리고나니 차안은 한산해졌다.
부평에선 나밖에 없어 그냥 송내에서 내리기로...
10시반 송내역. 휴~~우
기차타고 버스타고 집에 가야하지만 그래도 좋다.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울릉도의 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어 이번여행도 행복했다.
첫댓글 알차게 울릉도를 답사 하셨네요
잘 걷고..잘 먹고..잘 놀고 ㅎㅎ
울릉도에 사는 야생화도 많이 보시구요
나리분지에서 우왕좌왕 어디로 갈까 하다가
꽁무니 따라 다니길 잘했고 ㅎ
케이블카도 그랬구요
운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좋은 추억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
시크릿가든 나리분지에서는 시간이 좀 부족해서
저도 다음엔 좀 더 긴 여정으로 머물고 싶으네요
비 그친 울릉도의 밤은 어땠을까?
수고 많으셨습니다
올려주신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멋져요~~~
감사합니다
홀로 걷는 성신봉숲길 참으로 오랜만였습니다.
간혹 홀로 산행에 매력을 느낍니다.
비그치면 국망봉이나 훌쩍 다녀오려고 마음...일수도 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금욜까지 비내려요 ㅋㅋ
파완님 대박입니다~ㅎ
감사합니다.
와우!
다시 한번 울릉도 여기저기 걷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멋진 후기입니다.
제가 볼 수 없었던 일출사진은 퍼가겠습니다^^
얼마든지요.
캄캄한 밤에 기다렸다가 그무거운 배낭을 덥썩 내어께에서 떼어내 자기 등어리에 짊어진 모습에 울컥
감동이 까만밤이 환하게 태양을 마주 하는 그런 감격을 준날 잊지못할꺼야
고생하셨습니다.
좋네요 글도 좋고 사진도 좋고
잘 읽고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찍는거 못본거 같은데 언제 알짜배기만 골라서 잘 찍었넹 ㅎ
완두님과 2박3일 동안 함께해서 더 즐겁고 알차고 행복한 여행이었어요.
여행의 피곤함이 사라지니 힘들었던거는 잊혀지고, 어느 가을날의 울릉도를 그려보게 됩니다요
담엔 느긋하게ㅋ ~~~~
ㅋㅋ 성인봉도 오르고 독도도 밟으셨으니 울릉도여행은 성공하신겁니다.
언제나 부러운 완두님~~
훗훗...감사해요
완두님 2박3일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자신은 묵묵히 즐기는 여행길이겠지만 네가 느낄때는 거대하고 웅장하면서도 감명을 주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벽도 껠수있는 신비의 힘을 보유한 존재인듯....
저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