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여객선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독도 근해에서 여객선이 엔진 고장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동해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40분쯤 울릉도 사동항을 출발해 독도로 가던 310t급 돌핀호가 운항 2시간 만인 오후 4시 20분쯤 독도 북서쪽 16㎞ 지점에서 2개 엔진 중 오른쪽 엔진에 고장을 일으켰다. 돌핀호는 선사인 돌핀해운과 울릉운항관리실에 고장 사실을 알렸고,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오후 4시 35분 회항을 결정했다.
당시 배에는 승객 390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해경은 인근 해역에 있던 1천t급과 5천t급 경비함 2척을 급파해 돌핀호를 호위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돌핀호는 한쪽 엔진만을 이용해 출항 5시간 10분 만인 이날 오후 7시 50분쯤 사동항으로 되돌아왔다. 도착 후 승객 50여 명이 사동항 대합실에 나온 돌핀해운 직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승객은 뱃멀미 등으로 어지러움을 호소해 울릉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박국환 돌핀해운 대표는 깊은 사과와 함께 모든 승객에게 환불을 약속했다.
돌핀호는 길이 45m에 폭 10.1m 규모로 1996년 8월 싱가포르에서 건조됐다. 돌핀해운은 홍콩 선사가 운영하던 이 배를 사들여 2012년 6월부터 울릉~독도 노선에 투입했다.
이날 사고로 정부가 세월호 사고 이후 추진했던 여객선 긴급 안전점검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돌핀호는 지난달 22~30일 동해해경과 동해지방해양항만청,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7개 기관이 실시한 특별 합동점검을 받았다. 돌핀호는 일부 선원이 소화장비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하고, 기관실에 비상 조타장치가 없다는 점 등 2건을 지적받아 현장에서 시정했다. 그러나 엔진에 대해선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돌핀호가 불과 수일 만에 사고를 일으킴에 따라 부실 점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해해경은 여객선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울릉 김도훈 기자 hoon@msnet.co.kr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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