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역곡에서 서울 홍제동으로 이사하고 임시로라도 나갈 사무실도 없고 하여 한 1주일 집에서 두문불출했더니 내쫓네요. 이 더위에 어딜 가라고... 하여튼 어제는 이 땡볕에 집 뒷산인 인왕산을 처음 올라갔는데 산 올라가는 동안 나처럼 미친놈 딱 1명 마주쳤음. 서로 시선 마주치자 서로 미친 놈 쳐다보는 눈빛이어서 좀 무안했음. 하여튼 인왕산에 올라가니 문재인 대통령 당선 되었을 때 화제가 된 집(빌라 이름이 뭐더라... 금송빌라였나? 하여튼 첫 번째 사진 맨 우측)도 보이고 그 옆으로 공사 중인 2년 뒤 또 이사할 집(아파트 분앙권)도 보이네요. 반대쪽은 청와대와 경복궁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내가 간첩이라면 청와대는 인왕산에서 박격포로 공격하면 좋을 듯... 오늘은 자전거 타고 한강 나왔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이 더위에도 사람 꽤 있네요. 분수에서 어른들이 물놀이를...
어제 인왕산에서 독립문역 쪽으로 내려오다 달동네 계단에서 사진처럼 '이야기는 다음 계단에서 계속 됩니다.' (실제로는 계단에 어떤 이야기도 없었지만 동네를 이야기로 비유한 듯)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달동네 그런 수백 개 계단에 소설을 연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게 계단 올라가며 계단에 쓰인 재미있는 소설 읽으면 좀 덜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시나 간단한 산문 쓴 계단이야 있겠지만 소설 연재한 계단은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오늘 홍제천에서 찍은 사진처럼 교각 같은 데 그림 줄줄이 걸어놓은 것은 흔한데...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원이었던 이성수라는 친구가 pc통신 초기에 하이텔 전신 게시판에 '스핑크스의 저주(맞나?)'라는 소설 연재해서 한국 디지털 연재 최초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었는데... 이 내용이 서울대 국문과 시험문제에 나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달동네 수백 개의 계단에 두세 줄씩 소설 연재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텐데 이미 한 사람이 있을까요? 연재 다음 이야기 읽으려고 또 방문해 1000 계단을...^^; 앞으로 유명 소설가 될 사람이 무명 시절에 소설 연재하면 달동네 벽화마을처럼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 동네 사는 작가면 그 자체가 하나의 전설 같은 이야기가 될 테고... 추사인지 한석봉인지가 붓글씨 연습지가 없어 개울가에서 붓에 물 묻혀 돌에 글을 쓰며 연습했다는 이야기. 담배 속지에 그 유명한 그림 그린 화가처럼, 무명의 가난한 작가가 발표 지면이 없어 동네 계단에 소설을 연재했다는 둥 스토리 전설을 만들어 낼 수도... 이런 아이디어 찾는 공무원이 있을지도...^^
@도라에몽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참고로, 부천 작업실 정보입니다. 전에 있던 작업실, 부천 중동에 부천콘텐츠센터가 있습니다. 1호선 중동역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안 걸립니다. 부천 거주자는 물론 구로역이나 신도림역에서 1호선 전철로 20분이 채 안 걸리니, 서울 서쪽 사람도 사용 가능한 거리입니다. 이 건물은 전에 한전 건물이었는데 부천시가 사들여 사회적격지원센터와 콘텐츠센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책상 두세 개 놓을 수 있는 작가실은 6개월 30만원(1달 5만 원)이고 오픈작가실(책상 1개와 침대 1개가 있는데 화장실처럼 위가 뚫려 있어 옆 사무실과 소음 차단이 안 되고 에어컨 등이 공동임)은 6개월 단위로 12만원(1달 2만원)입니다.
@황세연전기료는 몇 천 원 정도 따로 냅니다. 주차장도 넓은데, 주차에 제한을 두지 않아 옆의 부천여중 교사들이 주로 주차를 합니다. 방학 때는 텅텅비고 학기 중에는 거의 찹니다. 인쇄할 종이만 준비하면 커다란 공용 프린터를 얼마든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음식을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정수기와 냉장고 등이 있습니다. 저는 서미애 작가님이 소개해서 입주를 했었는데, 폐쇄된 작가실은 경쟁이 좀 있고 변기 칸처럼 위가 뚫린 작업실은 8개 중에 4개 정도는 늘 비어 있습니다. 서울의 콘텐츠센터는 경쟁도 치열하고 한번 계약하면 재계약에 제한을 두는데 여긴 현재 경쟁자가 거의 없어 무한 반복 재계약이 가능할 듯합니다.
@황세연다만, 건물 운영이 주로 영화와 방송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영화사와 시나리오작가협회 등이 입주해 있고 소설가도 입주를 할 수 있지만 주로 시나리오작가나 방송작가를 받을 계획으로 만든 공간인 듯합니다. 입주신청서에도 영화시나리오 뭐를 썼냐는 둥, 그리고 감독이나 피디의 도장을 찍는 란이 있었습니다. 뭐 입주에 경쟁이 없으니 형식적인 것이지만요. 입주자들도 방값이 싸서 그런지 방만 얻어놓고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건물이 썰렁할 정도입니다. 부천이나 인천, 서울 서쪽에 사는 분들은 부천콘텐츠센터 이용도 고려해 보시길...
수미르님이 갔다는 안전가옥에도 가보세요. 전 안전가옥이라고 하면 '안녕, 프란체스카'만 떠오르지만. 프란체스카 시즌1은 진짜 걸작이었는데. 그거 쓴 신정구 작가가 30대 말에 간경화로 죽었잖아요. 안 유명해져도 좋으니 오래 사는 게 장땡 같기도. 얼렁 대박작품 출산하시길 기원합니다.
안전가옥...에도 찾아가 봐야겠군요. 저는 안전가옥하면 남산에 있었고 성북구에도 있었던 국정원 대공분실이 생각나는데... 오래 전에 성북구에 살 때는 옆에 국정원 안전가옥이 있어, 인근 주민들 전화까지 감청하던데... 전화 혼선이 자꾸되어 왜 그러나 했더니 외대에서 대모질 좀 하다 그 동네에 눌러 살던 형님 말씀이 이 동네는 국정원 관리하에 감청하는 지역이라고...
'안녕, 프란체스카' 하면 떠오는 게, 그 시트콤 하기 전에 서 모 작가님과 함께 PD를 만나 방송 기획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기획은 코믹한 추리시트콤이었습니다. 흥신소인지 탐정사무실인지 아리송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리시트콤이었는데... 결국 프란체스카에 밀렸죠. 그런데 제가 냈던 아이디어가 프란체스카에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인물 중에 계속 얼굴에 붕대를 감고 출연하다 마지막에 붕대를 풀며 유명인이 깜짝 등장하는 설정이었는데... 작가 인터뷰 보니 그게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했던데... 우연이라 치기에는 이상해서 속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연출자가 우리 기획서를 봤으니 우연이라 하기엔...
@황세연프란체스카 관련 억울해 하는 글은 오래 전 여기에도 썼었네요. http://cafe.daum.net/007line/1KEm/1759 거기 글 중 일본 추리소설 단편작품 '온천장 살인사건'은 우리나라 번역 제목이 '온천잠입'입니다. 란포상 수상작품집 '청색의 수수께기'에 실린 작품인데. 저는 왜 그 작품 제목을 온천장 살인사건으로 알고 있었는지... 원제목이 온천장 살인사건인지, 아니면 그 마저도 잘 못 알고 있었는지... 박광규 추리평론가가 경향신문에 연재한 글 중에 작품 표절 관련 글 쓸 때 제 작품과 비교하며 인용했던 작품인데... 독자들이 제가 표절한 것으로 오해했던 작품인데 조사결과 제가 먼저 쓴 것으로 정리됨. 아직도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첫댓글 독립문역쪽 성곽 밑 달동네에 있는 홍양 자작곡실은 이름이 특이해서 찍었는데 더위 먹고 착각했던 듯...^^;
홍제동으로 이사를 오셨군요. 축하합니다.
불광역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2층에서 종일 작업할 수 있어요.언제 시간내서 한번 둘러보세요.
곳곳에 부담없이 눌러앉아 글을 쓸 공간이 눈에 띌 겁니다.
아침 6시부터 밤12시까지 무료 이용자리도 있어요.
@도라에몽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참고로, 부천 작업실 정보입니다. 전에 있던 작업실, 부천 중동에 부천콘텐츠센터가 있습니다. 1호선 중동역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안 걸립니다. 부천 거주자는 물론 구로역이나 신도림역에서 1호선 전철로 20분이 채 안 걸리니, 서울 서쪽 사람도 사용 가능한 거리입니다. 이 건물은 전에 한전 건물이었는데 부천시가 사들여 사회적격지원센터와 콘텐츠센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책상 두세 개 놓을 수 있는 작가실은 6개월 30만원(1달 5만 원)이고 오픈작가실(책상 1개와 침대 1개가 있는데 화장실처럼 위가 뚫려 있어 옆 사무실과 소음 차단이 안 되고 에어컨 등이 공동임)은 6개월 단위로 12만원(1달 2만원)입니다.
@황세연 전기료는 몇 천 원 정도 따로 냅니다.
주차장도 넓은데, 주차에 제한을 두지 않아 옆의 부천여중 교사들이 주로 주차를 합니다. 방학 때는 텅텅비고 학기 중에는 거의 찹니다. 인쇄할 종이만 준비하면 커다란 공용 프린터를 얼마든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음식을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정수기와 냉장고 등이 있습니다. 저는 서미애 작가님이 소개해서 입주를 했었는데, 폐쇄된 작가실은 경쟁이 좀 있고 변기 칸처럼 위가 뚫린 작업실은 8개 중에 4개 정도는 늘 비어 있습니다. 서울의 콘텐츠센터는 경쟁도 치열하고 한번 계약하면 재계약에 제한을 두는데 여긴 현재 경쟁자가 거의 없어 무한 반복 재계약이 가능할 듯합니다.
@황세연 다만, 건물 운영이 주로 영화와 방송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영화사와 시나리오작가협회 등이 입주해 있고 소설가도 입주를 할 수 있지만 주로 시나리오작가나 방송작가를 받을 계획으로 만든 공간인 듯합니다. 입주신청서에도 영화시나리오 뭐를 썼냐는 둥, 그리고 감독이나 피디의 도장을 찍는 란이 있었습니다. 뭐 입주에 경쟁이 없으니 형식적인 것이지만요.
입주자들도 방값이 싸서 그런지 방만 얻어놓고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건물이 썰렁할 정도입니다.
부천이나 인천, 서울 서쪽에 사는 분들은 부천콘텐츠센터 이용도 고려해 보시길...
수미르님이 갔다는 안전가옥에도 가보세요. 전 안전가옥이라고 하면 '안녕, 프란체스카'만 떠오르지만. 프란체스카 시즌1은 진짜 걸작이었는데. 그거 쓴 신정구 작가가 30대 말에 간경화로 죽었잖아요. 안 유명해져도 좋으니 오래 사는 게 장땡 같기도.
얼렁 대박작품 출산하시길 기원합니다.
안전가옥...에도 찾아가 봐야겠군요. 저는 안전가옥하면 남산에 있었고 성북구에도 있었던 국정원 대공분실이 생각나는데... 오래 전에 성북구에 살 때는 옆에 국정원 안전가옥이 있어, 인근 주민들 전화까지 감청하던데... 전화 혼선이 자꾸되어 왜 그러나 했더니 외대에서 대모질 좀 하다 그 동네에 눌러 살던 형님 말씀이 이 동네는 국정원 관리하에 감청하는 지역이라고...
'안녕, 프란체스카' 하면 떠오는 게, 그 시트콤 하기 전에 서 모 작가님과 함께 PD를 만나 방송 기획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기획은 코믹한 추리시트콤이었습니다. 흥신소인지 탐정사무실인지 아리송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리시트콤이었는데... 결국 프란체스카에 밀렸죠. 그런데 제가 냈던 아이디어가 프란체스카에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인물 중에 계속 얼굴에 붕대를 감고 출연하다 마지막에 붕대를 풀며 유명인이 깜짝 등장하는 설정이었는데... 작가 인터뷰 보니 그게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했던데... 우연이라 치기에는 이상해서 속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연출자가 우리 기획서를 봤으니 우연이라 하기엔...
@황세연 프란체스카 관련 억울해 하는 글은 오래 전 여기에도 썼었네요.
http://cafe.daum.net/007line/1KEm/1759
거기 글 중 일본 추리소설 단편작품 '온천장 살인사건'은 우리나라 번역 제목이 '온천잠입'입니다. 란포상 수상작품집 '청색의 수수께기'에 실린 작품인데. 저는 왜 그 작품 제목을 온천장 살인사건으로 알고 있었는지... 원제목이 온천장 살인사건인지, 아니면 그 마저도 잘 못 알고 있었는지... 박광규 추리평론가가 경향신문에 연재한 글 중에 작품 표절 관련 글 쓸 때 제 작품과 비교하며 인용했던 작품인데... 독자들이 제가 표절한 것으로 오해했던 작품인데 조사결과 제가 먼저 쓴 것으로 정리됨. 아직도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