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고절(雅致高節)
[우아할 아/풍취 치/높을 고/절개 절]
[뜻]
아담(雅淡ㆍ雅澹)한 풍치나 높은 절개라는 뜻으로, 매화(梅花)를 이르는 말.
[내용]
매화사(梅花詞)(안민영)
이 작품은 안민영이 1870년 겨울, 스승 박효관의 운애 산방(雲崖山房)을
찾았을 때 책상 위에 놓인 매화를 보고 지은 연시조이다.
매화를 의인화하여 매화의 강인한 생명력과 절개를 예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총 8수의 연시조로 매화의 아름다움과 지조, 절개 등을 예찬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영매가(咏梅歌)’ 라고 불리기도 한다.
〈제1수〉는 이 작품의 창작 동기가 된 배경이 제시된 부분으로, 매화에
주목하게 함으로써 나머지 7수에서 매화 자체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일종의
서사 기능을 하는 부분이다.
〈제2수〉에서는 눈 속에서 피어나는 매화의 고결한 성품을 예찬하였고
〈제3수〉에서는 매화를 아름다운 여인에 비유함으로써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자태, 우아한 풍치와 높은 절개를 예찬하였다.
〈제6수〉에서는 겨울바람이 불어와도 꽃을 피워 봄소식을 전달하는
매화의 모습을 그려 내고 이를 통해 매화를 선구자적인 정신을 지닌
존재로 형상화함으로써 매화의 지조를 예찬하였다.
〈제8수〉에서는 추운 겨울에 피는 유일한 꽃인 매화에 절개와 지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부여하면서 매화를 예찬하였다.
[참고]
·국화(菊花) : 傲霜孤節(오상고절-서릿발이 심한 속에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외로이 지키는 절개라는 뜻)‘국화’를 이르는 말.
·매화(梅花) : 雅致高節(아치고절) 또는 雅趣高節(아취고절),
매화의 우아한 풍치와 고모한 절개를 일컫는 말.
·대나무(竹) : 歲寒孤節(세한고절), 겨울철에도 홀로 푸른 대나무로
비유하여 이르는 말.
·소나무(松) : 歲寒松栢(세한송백), 추운 겨울의 소나무와 잣나무라는
뜻으로, 어떤 역경 속에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첨부 : [고시조](엇시조) 영매가(咏梅歌) 8수 (안민영)
<매화사(梅花詞)라고도 함>-(현대어로 고친 것임)
<제1수>
매화의 그림자가 비치는 창에 어여쁜 여인의 금비녀가 비스듬히 비치누나
두세명의 노인은 거문고와 노래 소리를 즐기고
이윽고 술잔을 들어 권할 때에 마침 달이 또한 떠오르더라.
<제2수>
매화나무가 너무 어리고 가지고 총총히 벌지 아니하여 꽃을 피울 것이라고
전혀 믿지 않았더니
눈 기약 능히 지켜서 두세 송이 꽃을 피웠구나.
촛불을 켜 들고 가까이 사랑할 제 그윽한 향기를 풍기더라.
<제3수>
얼음 같고 옥같이 맑고 깨끗한 자질이여 눈 속에 핀 매화 너로구나
가만히 향기를 풍기어 달이 떠오르는 저녁을 기약하니
아마도 우아한 풍치와 높은 절개를 지닌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제4수>
눈 짐작으로 약속을 맺었더니 네가 과연 꽃을 피웠구나
저녁에 동산이 달이 떠오르니 매화의 그림자도 어슴프레하도다.
매화의 맑은 향기가 술잔에 머무니 취하도록 마시며 놀려 하노라.
<제5수>
해가 서산에 지고 돋아오르는 달아, 내가 너와 만나자고 약속을 해 두었더냐?
침실 안에 피어난 꽃이 그윽한 향기를 풍겨 향내를 맡게 하는구나.
내가 어찌하여 매화와 달이 벗과 같이 어울리는 것을 몰랐던가 부끄러워한다.
<제6수>
북풍이 눈을 몰라다가 산 속에 있는 오막살이의 창문에 부딪치게 하니
차가운 기운이 문틈으로 스며들어 잠든 매화를 못살게 구네.
아무리 꽃을 얼게 한들 새 봄이 옴을 알리는 뜻을 빼앗을 수가 있겠는가?
<제7수>
저 건너편 나부산 눈 속에 검고 우뚝 서서 울퉁불퉁하게 생긴 매화나무 등걸아
너는 무슨 힘으로 가지가 돋아나고 꽃가지 그렇게 아름답게 피었느냐?
아아 아무리 썩은 배가 반만 남았다고 해도 봄의 뜻을 전하지 않고 어찌하겠는가?
<제8수>
동쪽 누각 뒤로 숨은 듯이 피어난 꽃이 철쭉꽃이냐 진달래꽃이냐?
온 천기가 눈으로 뒤덮였는데 제가 어찌 감히 피어나겠는가?
알겠도다! 흰 눈이 남아 있는 초봄에 매화밖에는 피어날 꽃이 어느 것이 있겠는가?
첫댓글 매화에 대한 찬사의 최고라고 느낍니다.
그 아름다운 매화를 봐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극성입니다.
호흡기 건강 잘 지키십시오 고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