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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진영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기업들이 속속 사업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있어 관심이 많습니다.
일본의 ANN은 유니클로와 맥도널드같은 외국기업의 사업중단으로 러시아 시민들이 타격을 받는지 어떤지를 보도했습니다.
ANN은 모스크바에서 일식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 기시모토 히데키씨를 연결해 현지사정을 들었는데 의외였습니다. 러시아 시민들은 전혀 패닉에 빠지지 않고 평소처럼 생활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모스크바 시내는 지금까지 전혀 바뀐게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수퍼마켓의 매대에도 물건이 가득 있는 상태라 쇼핑하는데는 기본적으로 지장이 없다고 키시모토씨는 말했습니다.
일부 수퍼마킷에서 시리얼 코너가 품절되는 사태도 있었는데 서구의 좌파미디어들은 이 부분만 부각해 마치 러시아가 드디어 생필품 부족으로 패닉상태에 빠진 것처럼 과장 보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식량 순 수출국인데 먹을 거리가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문을 닫고 영업을 정지한 것은 대개 명품점들이라 러시아인들이 먹고 사는데는 거의 지장이 없습니다.
붉은 광장에 있는 GUM, 국영백과점의 문닫힌 명품점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 불편을 안겨드린 점에 양해를 구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키시모토씨는 물류가 원활하지 않아 레스토랑의 경우 원가부담으로 가격이 3-40%정도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일식 레스토랑에서는 장어의 원가가 올라 한차례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임산부가 있는 병원까지 폭격했다고 국제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런데 담요만을 몸에 걸치고 급히 건물에서 피신한 이 여성을 두고 서구와 러시아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측은 이 여성이 우크라이나의 메이컵 전문 블로거 마리아나 포드구르스카야라면서 임산부로 가장했다고 말했습니다. 5만의 인스타그램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마리아나가 선전선동의 도구로 사용됐다면서 사진은 우크라이나의 선동전문 사진가 예프게니 말로레트카가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측은 마리아나가 6주전부터 자신의 임신 사실을 팬들과 함께 공유한다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했다면서 모든 게 사전각본이 있는 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서구의 프로퍼갠다, 가짜뉴스라고 규정했습니다.
서방측은 폭격으로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장은 해당 병원은 오래전에 비워진 상태라면서 공습 직후 배우들을 동원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한편 키예프를 향하던 수십킬로 미터 길이의 러시아군 전차, 장갑차, 군용트럭등의 거대한 행렬이 대열을 새로 짜고 있습니다. 사방으로 전력을 분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대는 사격위치를 잡았습니다. 러시아군은 키예프를 사방에서 에워싸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공성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봐줬지만 이제 물과 전기, 식량, 의료, 약품을 두절시킨다는 전술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군은 이제 키예프를 포위한채 산발적인 포격으로 공포만 조장해도 이기는 싸움입니다. 굳이 화염병을 들고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시민들을 상대로 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이에 앞서 3월 8일 프랑스의 임마누엘 마크롱, 독일의 올라프 숄츠, 중공의 시진핑은 온라인으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은 긴장이 높아져 제어불능상태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사국들은 국제사회와 함께 전향적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러시아 제재는 세계각국에 마이너스가 된다면서 반대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러시아, 미국, 나토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국제무대에서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중공입니다. 러시아와 서구와의 극한 대립에서 중공은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를 현재 시장가의 절반 가까운 가격에 장기공급을 받게 돼 자국의 에너지난을 극복하게 됐고 서구기업들이 빠져나가 생기는 공산품, 생필품 공백을 중공이 메우게 됐습니다.
러시아와 중공의 블록, 그리고 서구세계에 반발해 여기에 붙고 있는 중동이나 남미의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합하면 서구의 경제제재는 별 힘이 없습니다. 비즈니스를 해서 이윤을 남겨야 할 기업들이 철수해 봐야 자기만 손해입니다.
시진핑과 회담을 한 프랑스, 독일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U와 NATO를 주도하고 있는 가장 큰 축입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아주 소극적입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구실로 독일의 보통국가화에 나서고 있지만 에너지에 목줄을 잡혀 러시아에 강력히 맞서기는 일찌감치 포기한 나라입니다.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마크롱도 마음이 급합니다. 러시아와 친해져야 한다는 야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에 뭔가 업적을 남기고 싶어합니다. 프랑스 마크롱은 오랫동안 친중스탠스를 유지해온 나라이기도 합니다. 독일이나 프랑스나 우크라이나는 그저 계륵입니다. NATO에 가입시켜줄 의사도 애당초 별로 없었습니다. 젤렌스키는 EU가입이라도 신속하게 승낙해줄 것을 간절하게 요구했지만 3월 11일 EU집행위원회는 사실상 이를 거부했습니다. 다만 무기지원을 위해 5억 유로를 추가로 지원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인당 GDP가 13,943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입니다. NATO회원국 가운데 최빈국인 루마니아보다 약간 나은 수준입니다. 자원부국인 우크라이나가 이 정도면 나라자체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EU에 가입해봐야 독일, 프랑스 입장에서는 퍼줄 일 밖에 없으니 나름 상식적인 결정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를 오래전부터 정확하게 예측한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이어 돈바스을 잃게 됐고 세계경제도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재앙임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 Conventional Wisdom, 장삼이사의 상식에 따르면 러시아가 침략자인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근본 원인을 따지면 2006년부터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NATO에 편입시키려 한 서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서구가 우크라이나에서 오렌지 혁명을 일으켜 친 서방국가로 만들 때부터 러시아는 경고를 해왔는데 이게 무시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정복하거나 점령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푸틴이 소련의 영광이나 위대한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들 서구가 주장하지만 그게 아니라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완충지대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Conventional Wisdom이란 단어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건 푸틴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이는 장삼이사의 상식Conventional Wisdom에 불과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Conventional Wisdom을 가지고 상황을 오판해 러시아의 침공을 불러들였습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전쟁인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건드렸습니다.
Conventional Wisdom은 쉽게 말하자면 누구나 주장할 수 있는 공자님 말씀입니다. 국제정세는 Conventional Wisdom으로 굴러가는게 아닙니다. 국제정치에는 선과 악이 없습니다. 또 좋은 나라, 나쁜나라의 이분법은 유아적 발상입니다.
존 미어샤이머 교수가 탁월한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전쟁은 나빠, 러시아가 먼저 침략했으니 나쁜 나라야, 그러니까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해, 누구나 외치는 이같은 장삼이사의 Conventional Wisdom을 그대로 반복하려면 국제정치 학자가 필요가 없습니다. 교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길가는 사람 아무나 데려다 국제정치학 교수를 시켜도 됩니다.
그리고 기말고사에서 우크라이나을 동정하고 지지하는 학생에게 A+학점을 주면됩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입장을 감안한 학생에게는 어 너 나쁜나라 편이구나, 지금까지 뭘 배웠어 꾸짖고 F를 주면됩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세계가 분열하는 것은 이익이 되는 나라, 이길만한 나라에 붙는다는 나름의 계산이 있어서입니다. 국제정치학을 배우는 이유는 국가의 운명이 갈리는 거대한 도박판에서 올바르게 베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쁜 나라와 좋은 나라를 구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