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모토각(龜毛兎角)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긴다는 뜻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龜 : 거북 귀(龜/0)
毛 : 털 모(毛/0)
兎 : 토끼 토(儿/5)
角 : 뿔 각(角/0)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몹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가리키는 속된 표현의 속담이 있다. '중의 상투'나 '처녀 불알'이 그것이다.
딱딱한 등껍질의 거북에 털이 나고(龜毛) 토끼에 뿔이 생긴다(兎角)는 비유는 이와 같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나타낸다.
개나 말도 뿔이 없기는 마찬가지라 구두생각(狗頭生角)이나 마생각(馬生角)이라 해도 같다. 여기에서 뜻이 넓어져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가리키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헛일이 되는 것도 포함한다.
3세기부터 이어진 중국 위진(魏晉)과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지괴(志怪)소설이 유행했다. 귀신과 요괴, 신선오행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은 것인데 위나라 문제(文帝)의 열이전(列異傳)부터 육조(六朝) 최고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수신후기(搜神後記)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한다.
지괴소설의 대표로는 동진(東晋)의 역사가 간보(干寶)의 '수신기(搜神記)'와 양(梁)나라 임방(任昉)의 '술이기(述異記)'를 꼽는데 여기에 거북과 토끼가 약간 다른 의미로 등장한다.
신령스런 거북과 토끼에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은 난세의 징후나 나라가 패망하는 징조로 봤다. 술이기에는 거북을 설명하며 ‘거북이 천년 되면 털이 나고 오천년 지나면 신구, 만년 되면 영구가 된다(龜千年生毛 龜壽五千年 謂之神龜 萬年曰靈龜)’고 했다.
수신기에는 고대 상(商)나라의 폭군 주왕(紂王) 때의 기이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하(夏)의 걸왕(桀王)과 함께 포악한 군주의 대명사 걸주(桀紂)로 불리는 주왕은 주(周)의 무왕(武王)이 일으킨 토벌군에 의해 목야(牧野)에서 패하여 자살했다.
이 일의 조짐으로 거북과 토끼가 나온다. ‘상나라 주왕 때 큰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풀이 났다. 이는 곧 전쟁이 일어날 조짐이었다(商紂之時 大龜生毛 兎生角 甲兵將興之象也).’
충돌 일보 전까지 긴장을 더하던 남과 북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정상회담을 하며 협력하게 된 것은 적대관계에서 좋은 조짐이었다.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경제 협력에는 천문학적인 큰 자본이 들어간다. 그렇게 되려면 국민들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국회에서의 여야 합의가 우선이다.
좋은 결실을 이루기 위한 이들의 협조는 거북의 털 같은, 토끼의 뿔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 龜(땅 이름 구, 거북 귀, 터질 균)는 상형문자로 亀(귀)의 본자(本字), 龟(귀)는 통자(通字), 龟(귀)는 간자(簡字)이다. 거북의 모양을 본떴다. 그래서 龜(구, 귀, 균)는 ①땅의 이름 ②나라의 이름, 그리고 ⓐ거북(거북목의 동물 총칭)(귀) ⓑ거북 껍데기(귀) ⓒ등골뼈(귀) ⓓ본뜨다(귀) ⓔ패물(貝物)(귀) 그리고 ㉠터지다(균) ㉡갈라지다(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거북의 등딱지를 귀각(龜殼), 거북의 등을 귀배(龜背), 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을 귀부(龜趺), 거북의 털로 뜻이 바뀌어 매우 진귀한 것을 이르는 말을 귀모(龜毛), 거북 모양을 새긴 도장의 꼭지를 귀유(龜鈕), 거북 등과 거울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본보기를 귀감(龜鑑), 거북의 등딱지처럼 얼어 터진 손을 균수(龜手), 거북의 등에 있는 무늬처럼 갈라져서 터지는 것을 균열(龜裂), 거북의 등에 있는 무늬처럼 갈라져서 터지는 것을 균탁(龜坼), 학과 거북으로 둘 다 목숨이 길어서 오래 삶을 비유하는 말을 학구(鶴龜), 없는 거북 등의 털을 벗겨 뜯는다는 뜻으로 없는 것을 애써 구하려고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귀배괄모(龜背刮毛), 거북의 털과 토끼의 뿔이라는 뜻으로 있을 수 없거나 아주 없음을 이르는 말을 귀모토각(龜毛兔角), 토끼의 뿔과 거북의 털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이른바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토각귀모(兔角龜毛),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뜻으로 어려운 지경에 뜻밖의 행운을 만나 어려움을 면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맹귀우목(盲龜遇木),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뜻으로 어려운 지경에 뜻밖의 행운을 만나 어려움을 면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맹귀부목(盲龜浮木) 등에 쓰인다.
▶️ 毛(터럭 모)는 ❶상형문자로 芼(모)는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눈썹이나 머리털이나 짐승의 털 모양으로, 본디는 깃털의 모양이라고도 하지만, 老(로)의 옛 자형(字形)의 머리털을 나타내는 부분과 닮았다고 한다. ❷상형문자로 毛자는 '털'을 뜻하는 글자이다. 毛자는 본래 새의 깃털을 그린 것으로 금문에 나온 毛자를 보면 양 갈래로 뻗어있는 깃털이 표현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毛자는 새나 사람, 짐승의 털을 포괄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심지어 털처럼 보이는 것까지 毛자가 쓰이고 있어 사용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상용한자에서는 毛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는 단 1자밖에 없지만, 부수 이외에 글자에서는 모두 '털'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毛(모)는 (1)동물의 몸에서 깎아낸 섬유(纖維). 털 (2)십진(十進) 급수(級數)의 단위(單位)의 하나. 이(厘)의 아래, 곧 이(厘)의 10분의 1이며 분(分)의 100분의 1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털 ②모피(毛皮) ③희생(犧牲) ④짐승 ⑤풀(=芼), 식물 ⑥나이의 차례(次例) ⑦털을 태우다 ⑧잘다, 자질구레하다 ⑨가볍다 ⑩없다 ⑪가늘다 ⑫가려 뽑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호(毫), 터럭 발(髮)이다. 용례로는 털이 붙어 있는 짐승의 가죽을 모피(毛皮), 사람의 몸에 난 온갖 털을 모발(毛髮), 털구멍을 모공(毛孔), 털실로 짠 피륙을 모직(毛織), 털뿌리를 모근(毛根), 털뿌리가 살갗 밖으로 나온 부분을 모간(毛幹), 담요를 모포(毛布), 모피의 털이 붙어 있는 겉면을 모면(毛面), 털로 만든 물건을 모물(毛物), 털 가진 짐승을 모족(毛族), 털로 만든 방한구를 모구(毛具), 털끝 만한 작은 일이나 죄를 하나하나 들추어 냄을 모거(毛擧), 온 몸에 털이 많이 난 사람을 모인(毛人), 짐승의 몸에 난 털의 길이를 모장(毛長), 몸에 털이 있는 벌레를 모충(毛蟲), 땅이 메말라서 곡물이나 푸성귀 같은 농작물이 잘 되지 아니함을 불모(不毛), 다리에 난 털을 각모(脚毛), 털이 빠짐 또는 그 털을 탈모(脫毛), 몸에 털이 많음을 다모(多毛), 빽빽하게 난 털을 밀모(密毛), 콧구멍의 털을 비모(鼻毛), 털을 옮겨 심음을 식모(植毛), 가는 털을 호모(毫毛), 뿌리의 끝에 실같이 가늘고 부드럽게 나온 털을 근모(根毛), 얼굴에 난 잔털을 면모(面毛), 털을 깎음을 삭모(削毛), 머리털을 물들임을 염모(染毛), 묵은 털이 빠지고 새 털이 나는 일을 환모(換毛), 모수가 스스로 천거했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추천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모수자천(毛遂自薦), 아주 끔직한 일을 당하거나 볼 때 두려워 몸이나 털이 곤두선다는 말을 모골송연(毛骨悚然), 새의 깃이 덜 자라서 아직 날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성숙되지 못하고 아직 어림을 이르는 말을 모우미성(毛羽未成), 배와 등에 난 털이라는 뜻으로 있으나 없으나 문제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복배지모(腹背之毛), 일의 가닥이 자차분하고도 어수선함을 비유하는 말을 잠사우모(蠶絲牛毛),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등에 쓰인다.
▶️ 兎(토끼 토)는 상형문자로 兔(토)는 본자(本字), 兔(토)의 속자(俗字)이다. 본래 긴 귀와 짧은 꼬리를 가진 토끼의 모양을 본떠 그것이 지금의 자형(字形)으로 변했다. 그래서 兎(토)는 ①토끼 ②달(달 속에 토끼가 있다는 뜻에서 달의 별칭이 됨)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토끼 털을 토모(兎毛), 달의 딴 이름을 토월(兎月), 토끼 가죽을 토피(兎皮), 토끼 똥을 토분(兎糞), 토끼의 입술처럼 생긴 언청이의 입술을 토순(兎脣), 동물이 눈을 뜨고 자는 현상을 토안(兎眼), 토끼 고기를 토육(兎肉), 토끼의 잔털을 토호(兎毫), 토끼의 뿔과 거북의 털이라는 말을 토각귀모(兎角龜毛), 토끼 그물에 꿩이 걸린다는 말을 토라치리(兎羅雉罹), 토끼의 죽음을 여우가 슬퍼한다는 말을 토사호비(兎死狐悲), 토끼는 숨을 수 있는 굴을 세 개는 마련해 놓는다는 말을 토영삼굴(兎營三窟),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는 말을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가 달리고 까마귀가 난다는 말을 토주오비(兎走烏飛) 등에 쓰인다.
▶️ 角(뿔 각, 사람 이름 록/녹, 꿩 우는 소리 곡)은 ❶상형문자로 짐승의 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뿔, 모서리를 뜻한다. 술을 담거나 되로 삼아 물건을 되거나 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角자는 '뿔'이나 '모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角자는 짐승의 뿔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角자를 보면 뾰족한 짐승의 뿔과 주름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고대부터 짐승의 뿔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角자에 '술잔'이라는 뜻이 있는 것도 고대에는 소의 뿔을 술잔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뿔은 짐승의 머리에서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어서 角자에는 '모나다'나 '각지다'라는 뜻이 생겼고 또 동물들이 뿔로 힘겨루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겨루다'나 '경쟁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角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뿔의 용도'나 '뿔의 동작'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角(각, 록, 꿩 곡)은 (1)모 (2)한 점에서 나간 두 개의 반직선(半直線)이 이루는 도형(圖形), 둔각(鈍角), 예각(銳角) 따위 (3)각도(角度) (4)각성(角星) (5)동양(東洋) 음악(音樂)의 오음(五音) 중(中)의 셋째 음. 장조(長調)의 '미'에 해당함 (6)뿔처럼 만든 나팔. 은(銀)이나 나무로 만드는데 군대(軍隊)를 호령(號令)할 때나 또는 궁중(宮中)의 아악(雅樂)을 연주(演奏)할 때에 쓰던 악기(樂器). 그 크기와 모양에 따라 대각(大角), 중각(中角), 소각(小角)으로 나눔 (7)일부 명사(名詞) 앞에 붙어 뿔로 만든, 뿔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뿔, 짐승의 뿔 ②곤충(昆蟲)의 촉각 ③모, 모진 데 ④구석, 모퉁이 ⑤각도(角度) ⑥총각(總角) ⑦상투(장가든 남자가 머리털을 끌어 올려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맨 것) ⑧술잔 ⑨짐승, 금수(禽獸) ⑩콩깎지 ⑪뿔피리(뿔로 만든 피리) ⑫별의 이름 ⑬뿔을 잡다 ⑭겨루다, 경쟁하다 ⑮다투다 ⑯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⑰시험하다 ⑱닿다, 접촉하다 ⑲뛰다 그리고 ⓐ사람의 이름(록) 그리고 ㉠꿩 우는 소리(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날 릉(稜)이다. 용례로는 각의 크기로 일이 전개되는 방면이나 면모나 관점을 각도(角度), 눈의 겉을 싼 투명한 막을 각막(角膜), 힘을 겨룸을 각력(角力), 네모지게 다듬은 나무를 각목(角木), 네모지게 켜 낸 재목을 각재(角材), 서로 버티어 늘어섬을 각렬(角列), 각이 진 모양을 각형(角形), 짐승의 뿔 같은 형체를 각상(角狀), 짐승의 뿔로 만든 잔을 각배(角杯), 승부를 겨룸을 각승(角勝), 깍지로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맞추어 잡은 상태를 각지(角指), 뛰어남 또는 맞버티어 굴복하지 않음을 각립(角立), 도안이나 무늬로 쓰이는 네모반듯한 글자를 각자(角字), 분침으로 시계의 분을 가리키는 바늘을 각침(角針), 엽전이나 동전 등의 잔돈을 각전(角錢), 무엇을 보는 각도나 보거나 생각하는 방향을 시각(視角), 한 귀퉁이를 일각(一角),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함을 궐각(厥角), 뼈와 뿔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골각(骨角), 활을 만드는데 쓰이는 황소의 뿔을 궁각(弓角),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로 뛰어난 학식이나 재능을 두각(頭角),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란 뜻으로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이르는 말을 총각(總角), 거리의 한 모서리를 가각(街角), 수평선과 수직선이 이루는 각을 직각(直角), 직각보다 작은 각을 예각(銳角), 1직각 보다 크고 2직각 보다 작은 각을 둔각(鈍角), 서로 대립하여 겨루고 대항함을 일컫는 말을 각립대좌(角立對坐),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한다는 말을 각자무치(角者無齒),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을 일컫는 말을 교각살우(矯角殺牛), 달팽이의 촉각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작은 나라끼리의 싸움이나 하찮은 일로 승강이하는 짓을 이르는 말을 와각지쟁(蝸角之爭),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