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 5만원, 안빌릴거면 나가" 단속도 비웃는 흥정계곡 상술
흥정계곡은 평창군이 여름 피서지로 홍보하는 계곡이다. 정작 계곡을 찾아가면 불법 평상 대여 업체가 장악하고 있어 쉽사리 쉴 곳을 찾기 어렵다. 일부 평상은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거리두기 3단계 방역 조치가 무색한 상황이다.
“잠깐 발만 담그려고 계곡에 내려갔는데 5만원 내고 평상을 빌리지 않으면 물에서 놀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 보는 데서 싸우기 싫어 그냥 나왔습니다.” “공영 주차장 주변은 아무리 찾아도 계곡 진입로가 안 보여요. ‘개인 사유지’라고 팻말을 붙여 출입을 막았더라고요. 멀리서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어서 평상을 빌렸습니다.”
7월 29일 강원도 평창군 흥정계곡에는 얼굴을 붉히거나 발길을 돌리는 피서객이 적지 않았다. 평창군이 대표 관광지로 홍보하는 유명 계곡에서 불법 평상 영업이 판을 치고 있어서다. 평창군청 관계자와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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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최고 피서지의 현실
흥정계곡은 예부터 유명한 피서지였다. 봉평전통시장에서 약 3km 거리로, 흥정산(1280m) 중턱까지 5㎞ 이상 이어지는 계곡이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이 계곡에 펜션·야영장과 평상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업소 100여 곳이 줄지어 있다. 평창군에서 불법 안내 현수막을 걸고 하천감시요원도 임명해 불법 행위를 단속해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평창군에 따르면 흥정계곡의 대형 평상 수는 약 300개를 헤아린다.
흥정계곡 곳곳에 사진과 같은 팻말이 붙어 있다. 하천은 개인 소유가 아닌데도 상인들이 출입을 막고 있다.
‘최고의 피서지’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흥정계곡에서는 마음 편히 피서를 즐기기 어렵다. 주차부터 쉽지 않다. 마을운영위원회에서 불법 운영하는 도로변 주차장에 5000원을 내고 주차하거나 펜션, 야영장 등에 유료 주차를 해야 한다.
평창군이 마련한 무료 공영 주차장이 있긴 하다. 그러나 주차장 주변 계곡을 펜션과 평상 대여 업소가 장악하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마을에서는 불법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놀 수 있는 계곡도 있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처음 계곡을 방문한 관광객이 불법 업체가 없는 계곡을 찾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주차장 주변 계곡 진입로에는 ‘사유지 출입금지’ ‘펜션 손님 외 출입금지’ 같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사유지도 있지만, 마구잡이로 출입금지 팻말을 걸어둔 곳도 있다는 게 주민의 설명이다.
피서객이 가장 밀집한 계곡은 천막을 덮은 대형 평상과 파라솔로 빼곡했다. 모두 하천법이 금지한 ‘불법 점용’이다. 평상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고, 계곡은 물놀이 즐기는 피서객으로 북적였다. 일부 업소가 설치한 평상은 너무 붙어 있어 ‘거리두기 3단계’ 방역 지침이 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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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대집행 예고한 지자체
불법 영업이 활개를 치자 평창군도 조치에 나섰다. 8월 6일까지 불법 시설을 전부 철거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평창군청 민선기 하천팀장은 “불법 시설을 정리하지 않으면 고발 조치하고 그래도 개선이 안 된다면 행정대집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흥정계곡 초입에 마을에서 운영 중인 캠핑장이 있다. 국유지에 무단으로 조성한 캠핑장이어서 조만간 철거할 예정이다.
군청 지시가 이번에는 통할까. 마을운영위원회는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송문석 흥정1리 이장은 “마을에서 국유지에 운영 중인 캠핑장부터 철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 이장은 이어 “관광객이 자유롭게 계곡을 이용하면 쓰레기 무단 투기, 주차 문제 같은 혼란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평창군이 경기도처럼 계곡 정비에 나선다면 인프라 지원 방안도 함께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평상을 빌려주면서 계곡을 관리하고 있어 환경이 보호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계곡 평상에서 기름이 튀는 음식을 해먹는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상인들은 군청 방침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하천을 불법 점용하면 최고 징역 2년 또는 벌금 2000만원에 처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단속 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었다는 경험을 믿는다. 한 상인은 “흥정계곡 상인들은 경기도 평상 업체와 달리 여름 이후 철수하는 이동형 평상을 쓰며 음식도 안 판다”고 주장했다.
이번이야말로 불법 상행위를 근절할 기회라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마을 주민은 “국민 누구나 편하게 쉴 자연에서 불법 영업을 하고 경관까지 훼손한 장사꾼은 전부 내쫓아야 한다”며 “본인들이 계곡 환경을 지킨다고 하지만 자기 영리를 위해 하는 말일 뿐”이라고 말했다.
평창군은 7월 29일 흥정계곡 주민과 상인 10여 명과 간담회를 했다. 상인들은 철거 기한을 9일로 늦춰달라고 요청하고 철거 이후 대책도 요구했다. 평창군 민선기 팀장은 “군청은 계곡 관리 권한만 있을 뿐 하천 정비 등은 강원도의 역할”이라며 “주민 의견을 모아 강원도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첫댓글 자연은 모두의것입니다 먼곳에서 휴가차 온가족들 마음을 덥게 해서는 않됩니다
문제는 꼭 주민에게만 있는것은 아닙니다
우리집 주변 어천계곡에는 자유롭게 이용이 됩니다
화장실도 지어져있고 쓰레기 수거장도 있습니다
놀다가 간자리 깨끗하게 치우지 않는것은 누가 치워야하죠~~
돌사에에 쓰레기 찾는건 누가하나요
몇발걷지 않을려고 군도로에 양쪽 주차로 주행차량을 방해하는것은 요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것도 아마 뒷처리 대안으로 시작 되였을수 있습니다
권리는 의무도 충실히 지켜야 권리를 논할수 있습니다
한사람이 지키지 않은것도 모두가 피해자가될수도 있습니다